국세청 김동일 조사관은 22일 사주지배 현집법인을 이용한 부자탈세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김동일 조사관은 22일 사주지배 현집법인을 이용한 부자탈세 및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등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창업일보 = 김진우 기자]

국세청이 사주지배 현지법인을 이용한 부자탈세 및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등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2일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세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지법인 출자를 가장한 법인자금 편취 등 사주일가의 세금 빼먹기(tunneling) 등에 대한 중점 검증 및 세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체계적인 세무검증을 통해 국제거래를 이용한 역외탈세 혐의자 44명을 확인하고 탈루된 세금의 추징을 위해 즉각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면서 3가지 조사착수 유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첫 번째는 ‘꼭두각시 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자산가의 부자탈세’ 유형으로 조사대상자는 21명이며 모두 수십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50억원 이상 재산 보유자는 총 9명이며, 이 중 100억원 이상 3명, 300억원 이상 2명, 500억원 이상이 1명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전에도 일부 자산가를 중심으로 해외 현지법인을 이용한 세금탈세가 있어 왔으나, 이제는 다수의 자산가가 이용하면서 새로운 역외탈세 통로로 고착화되고 있으며 인위적 거래를 만들어 정상적인 법인으로 위장하는 등 수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은밀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성실납세를 통해 성과와 이익을 나누기보다 부의 증식에만 관심을 가지고 국제거래를 이용하여 재산을 불리면서 세금은 내지 않는 자산가와 국내에서 사업장을 은폐하고 탈세한 다국적기업 등에 대해 성실신고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면서 "검증 결과 역외탈세 혐의자 44명을 확인하고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가장 많은 것이 꼭두각시 현지법인을 이용한 자산가의 부자탈세 유형"이라면서 "이는 전형적인 부자탈세 유형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역외 비밀지갑으로 활용(tunneling)하는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국제거래를 이용하여 세금을 탈세한다"고 말했다. 'tunneling'은 굴을 파서 물건을 빼돌리듯 사주 등이 기업의 이익이나 세금을 빼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김 국장은 "고정사업장 은폐를 통한 다국적기업 탈세인데 반도체․물류․장비 등 호황산업 영위 다국적기업이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는 연락사무소로 위장하거나 국내 고정사업장을 지능적으로 은폐하고 탈세하는 행위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불공정자본거래 등을 통한 법인자금을 유출하는 유형으로서 대여금 등 투자금액 회수 전 현지법인 청산, 관계사간 주식 고저가 거래 등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국내 과세소득을 축소하여 소득을 탈루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김국장이 이날 밝힌 세금 탈루 유형을 정리한 것이다. 


◆ 현지법인을 이용한 탈세수법의 진화 


국제거래를 이용한 탈세는 상당한 경제력이 필요하여 일반인들은 시도하기 어려운 탈세 방법으로, 탈세 전 과정을 처음부터 철저하게 기획하여 실행하는 전형적인 부자탈세이다.

해외에 꼭두각시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이익을 유보시킨 뒤 역외 비밀지갑처럼 자금을 빼내어 해외자산을 취득하거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등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부를 더욱 증식하고 있다.

▷꼭두각시 현지법인을 세워 비자금을 조성한 후 해외주식 취득하는 행위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대재산가이며 기업사주인 A는 조세회피처에 직원 명의로 꼭두각시 법인을 설립해 놓고 국내법인에 지시하여 컨설팅 비용이나 대여금 명목으로 거액을 송금하게 한 뒤 현지에서 이를 빼내 거래추적이 어려운 해외주식 취득에 사용하는 등 사주 개인의 부의 증식에 사용한다. 즉 기업 사주가 꼭두각시 현지법인을 세워 비자금을 조성한 후 해외주식을 취득한다. 

▷자녀에게 재산증여

현지법인을 탈세 통로로 활용하여 자녀에게 해외 고가주택 취득자금 증여하는 행위이다.  국내 유수의 식품기업 창업주 2세인 B는 자녀가 체류하고 있는 해외에 아무 기능 없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유보한 후 동 자금을 빼내 해외부동산 여러 채를 취득․양도하여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이를 현지에서 자녀에게 증여하여 고가아파트 취득 및 체류비로 사용한다. 

▷자녀사업 현지지원

자녀의 해외사업을 위해 현지법인을 역외 비밀지갑으로 활용하는 수법이다. 국내 유명 식음료기업 사주인 C는 해외에서 동종 사업을 영위하는 子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이름뿐인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지법인 설립․운영 명목 등으로 자금을 보내 자녀가 현지에서 사업자금으로 인출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등 현지법인을 역외 비밀지갑처럼 활용하여 자녀 사업자금을 부당 지원했다. 


◆ ‘다국적기업의 고정사업장 은폐를 통한 세금 탈루’ 유형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으로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진출하여 활발한 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매년 약 1만여개의 외국계 기업이 법인세를 신고하고 있으나 외국법인의 연락사무소 등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거나 수익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경우에는 신고의무가 없다.

고정사업장은 외국법인이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국내의 고정된 사업장소를 말하며, 고정된 사업장이 없는 경우에는 법인세 신고 없이 원천징수로 납세의무 종결한다. 

다국적기업은 글로벌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전가격 조작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조세회피를 시도하고 있으며, 고정사업장 은닉이 주요한 방법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OECD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BEPS 프로젝트 추진, 디지털세(Digital tax, 일명 ‘구글세’) 도입 논의 등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국세청에서는 이러한 최근의 국제조세 환경 변화를 적극 반영하여 반도체․물류․장비 등 호황산업을 영위하는 다국적기업에 대해 고정사업장 해당 여부를 집중 점검하였으며 이를 통해 고정사업장 은폐 및 국내 귀속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탈세한 13개 기업을 확인하여 세무조사에 착수하였으며, 주요 조사착수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국적기업의 고정사업장 은폐 조사착수 사례 


▷단순업무지원위장

단순 업무지원 용역으로 위장하여 국내 고정사업장을 은폐한다. 국내 자회사에 임원을 파견하여 실질적으로 국내 사업을 지배·통제(고정사업장 해당)하고 있으면서 자회사와의 형식적 계약을 통해 자회사가 단순 업무지원 용역만 제공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고정사업장 은폐하는 경우이다.

▷계약 쪼개기

계약 쪼개기, 즉 단계별 분할수주 계약을 통해 국내 고정사업장 은폐하는 수법이다.  국내에서 계속해서 6개월 이상 건설공사(제조공정시스템설치등)를 수행(고정사업장 해당)하고 있음에도 설계·제작, 설치, 감독, A/S 등 계약을 쪼개어 체결함으로써 누구도 중요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것처럼 위장하여 고정사업장 은폐한다. 


◆불공정 자본거래를 통한 역외탈세 조사착수 사례


▷불공정자본거래

현지법인 청산을 위장하여 투자액 손실처리 및 채권 포기로 부당이익 분여하는 수법이다. 반도체 집적회로 등을 설계․제작하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해외에 다수의 현지공장을 보유한다. 실제로는 지분 매각을 진행하면서 현지법인을 청산한 것처럼 위장하여 투자액을 전액 손실처리하고, 채권채무 재조정을 통해 채권을 임의로 포기하는 등 관계사에 이익을 부당 분여한다. 

▷다국적기업 원천징수누락

다국적기업의 국내원천 사용료소득에 대해 원천징수를 누락하는 수법이다. 사용료소득에 해당하는 노하우․기술 이전대가를 일반 제품대가에 포함하여 사업소득(국내과세권없음)으로 위장해 지급함으로써 사용료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누락한다. 

▷해외사주 이익분여

해외사주(국외 지배주주)에게 해외 우량 현지법인 지분을 헐값으로 양도한다.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을 최소화하고 해외사주(국외 지배주주)에게 이익을 분여하기 위해, 해외 우량 현지법인 지분을 시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헐값으로 양도한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한 세정지원을 다각도로 실시하는 한편, 과세인프라 확충, 조사역량 강화 등을 통해 불공정 역외탈세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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