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일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노사법치가 확고히 뿌리내린 노동시장,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이 원활한 활력있는 노동시장, 그리고, 공정·상식·안전의 노동시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서 "정부는 세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미래세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먼저, 노사법치를 더 확고하게 다져 현장 노사관계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상생의 산업·노동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취약 근로자 생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임금체불만큼은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상습 체불에 대한 경제적 제재 및 감독을 강화하여, 체불을 하면서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자체를 뿌리뽑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아래는 2024년 신년사 전문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2024년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청룡(靑龍)은 무사안녕을 빌며,  최고(最高)·이상(理想)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 목표하신 일을 이루고, 청룡처럼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노동개혁 원년’인 지난해, 정부는 일하는 국민이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개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먼저, 노동개혁의 시작인 노사법치 확립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고용세습 등 위법한 단협 시정으로 공정채용 기틀 마련, 노동조합 회계 공시를 통한 조합원의 알권리 보장, 건설현장의 임금체불 근절 및 불법 하도급 적발 등 누적된 불법적 관행에 노사를 불문하고 엄정대응하여 질서를 회복하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렸습니다.

그 결과 현정부 출범 이후 근로손실일수는 역대 정부 평균의 36.8%(약 56만일)로 최소화되었으며, 노사분규 지속일수도과거 30일 수준에서 9일로 대폭 줄어드는 등 현장에 법을 지키는 노사관행이 자리잡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앙단위에서는 한국노총이 사회적대화에 복귀하는 등 대화와 타협의 합리적 노사관계의 기틀도 마련되었습니다.

한편, 일자리 상황도 연초 전망을 상회하였습니다.취업자수 증가와 역대 최고수준의 고용률이 이어졌고, 청년, 여성의 고용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일부 업종과 지역에서 겪고 있는 인력난에 대응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총 세차례의 맞춤형 빈일자리 해소 대책을 마련·시행하였으며, 외국인력(E-9) 도입 규모를 역대 최대로 확대하고, 음식점업·호텔업에도 외국인력 고용을 허용하는 등 보완적 대책도 추진하였습니다.

아울러, 일자리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하였습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강화해 청년에게는 취업역량 향상 등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고,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모성보호 제도의 실질적 사용 여건이 조성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실업급여 제도의 재취업 기능을 강화하여 수급자의 재취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안전망 정상화의 첫발을 떼었습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위험요인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핵심인 위험성평가가 현장에 작동하도록 감독행정을 개편하고, 노후화된 규정은 현행화하여 실효성을 제고했습니다.

유난히 심했던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재해를 예방하고자 모두 현장에 나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소기의 성과도 만들어 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는 제조업 경기 반등과 수출 회복으로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 고물가·고금리, 그리고 이로 인한 고용상황 등은 여전히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장은 세가지 큰 파고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첫째, 산업현장이 지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저탄소 경제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생존의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저출산으로 인구구조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으며, 노동력 부족 현상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셋째,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청년들은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직장문화, 유연하면서도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은 지속가능한 노동시장의 핵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노사법치가 확고히 뿌리내린 노동시장,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이 원활한 활력있는 노동시장, 그리고, 공정·상식·안전의 노동시장을 구축하겠습니다.

정부는 세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미래세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만들겠습니다.

먼저, 노사법치를 더 확고하게 다져 현장 노사관계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상생의 산업·노동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계시는 일터 곳곳에서 법치 기반의 현장 중심 고용노동행정을 펼쳐 사회초년생, 경력단절여성, 퇴직한 중장년 등 노동시장 약자의 권리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겠습니다.

특히 취약 근로자 생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임금체불만큼은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상습 체불에 대한 경제적 제재 및 감독을 강화하여, 체불을 하면서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자체를 뿌리뽑겠습니다.

이와 함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직장내 괴롭힘, 청년의 박탈감을 유발하는 채용비리는 단호히 엄단하여 미래세대 주역인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유연근무 등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여 생산성 높은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사가 협력하는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정부 지원으로 널리 확산하겠습니다.

원하청 간의 복지·안전·훈련 격차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조선업에서 원하청 상생모델을 만들어 냈듯이 원하청의 자율적 상생·협력을 재정지원으로 뒷받침하고, 이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는 발굴·개선하여 이중구조 해소의 계기를 마련하겠습니다.

노동시장이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규범의 현대화에 더욱 속도를 내겠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노동시장 법·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현장 노사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경사노위, 상생임금위원회, 노동의 미래포럼 등을 통해 전문가와 국민의 시각에서 꾸준히 논의해 왔습니다.

사회적대화가 복원된 만큼, 근로시간, 임금체계,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 등 노동시장의 산적한 문제를 국민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대화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그간의 전문가 논의 결과를 기초로 지역·업종·직종, 미조직 근로자 등으로사회적대화의 층위를 넓히고 다양화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노동 규범이 미래지향적 노동시장에 부합하고, 이를 선도할 수 있도록 현대화 방안을 착실히 마련해나가겠습니다.

대한민국이 마주한 저출생·고령화는 국민적 우려를 넘어 국가의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역량을 총 집결하겠습니다.

첫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셨듯,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위기의 해법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있습니다. 노동개혁은 결국 미래세대 청년 일자리를 위한 것인 만큼, 청년의 시각에서 고용노동정책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올해는 재학 단계에서부터 진로설계, 일경험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여 청년들의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니트 등 취약청년을 대상으로 역량향상과 직장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일자리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가 같이 육아를 하는 맞돌봄을 확산하겠습니다. 부모 모두 육아휴직 사용시 급여수준 인상, 육아휴직 대체인력 지원 강화 등 육아휴직 제도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력을 유지하면서도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기간 및 수준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셋째, 역량있는 중장년이 주된 일자리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상생형 임금체계 확산 등 계속고용을 위한 로드맵을 사회적대화를 통해 마련하겠습니다.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이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도록 완전히 탈바꿈해나가겠습니다. 실업자, 산재 근로자의 조속한 직장 복귀를 돕는 안전망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위해 재취업 지원 강화에 필요한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국민의 혈세가 잘못 쓰이는 일이 없도록 부정수급을 철저히 단속하고 예방대책을 수립하겠습니다.

특히, 산재보험은 감사를 조속히 마무리하여 부조리의 발본색원, 국민 상식에 맞는 개선안 마련 등 산재보상 全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겠습니다.

중대재해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더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가시적 성과를 위해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현장 안착에 힘쓰겠습니다.

노사가 쉽고 간편하게 위험성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30개 권역별 현장지원팀을 운영하고, 특화점검은 지난해 1만개소에서 2천개소 더 늘리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50인 미만 취약사업장 안전보건체계 구축에 역량을 총 집중하겠습니다. 83만개 사업장 대상 산업안전 대진단을 실시하고, 진단결과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산단 등 취약분야 컨설팅 규모 확대, 공동 안전관리자 지원 등을 통해 안전역량을 확충하고, 노후·위험공정 개선,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등 재정지원 또한 강화하겠습니다. 아울러, 기후변화, 새벽배송 등 새로운 위험요인에 대한 건강권 보호도 체계화하겠습니다.

전국의 고용노동가족 여러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4 세계대전망」에서 ‘기이한 경제’를 새로운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고물가·고금리가 고용 호조와 병존하는 전례 없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전통적 분석이 더 이상 의미없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AI로 수많은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AI가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직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또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질문 능력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답변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을 일깨우면서, 오히려 인간의 고유한 창의성과 융합 능력을 발휘하는 ‘호모 프롬프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노동 환경은 과거와 달리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냉철한 진단과 발 빠른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현재 우리의 대응이 미래의 모습을 결정할 것입니다.

일선 현장을 담당하는 우리 직원들에게 당부드립니다. 노동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래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있습니다.

현장의 불법과 부조리가 청년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사 불문 엄정 대응하되,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토대로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우리의 임무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고용노사 관행과 직장문화를 만든다는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현장과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윤동주 시인은 「새로운 길」이라는 시에서,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노동시장으로 가는 길은 마치 내를 건너고 고개를 넘는 길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 길을 지나면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이 길을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늘 감사드리며, 갑진년(甲辰年) 새해 언제나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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