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 간호대 입학정원이 간호사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의료취약지역의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간호사 수급 불균형만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5년간 전국 58개 의료취약지역인 시군을 중심으로 의사들이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지역으로 떠나면서 지역 간 간호사 수가 최대 438배나 차이나는 등 지역 간 간호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간호사 인력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대한간호협회가 ‘간호통계연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전국 시군구 가운데 98개 의료취약지역 중 53.1%에 달하는 52개 지역에서 의사 수가 감소했다.

시도별로는 경북지역이 10곳(상주시, 문경시, 군위군, 의성군, 영양군, 청도군, 고령군, 성주군, 예천군, 울릉군)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삼척시, 양구군, 영월군, 인제군, 정선군, 철원군, 평창군, 화천군, 횡성군)과 경남(통영시, 밀양시, 거제시, 의령군, 창녕군,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각각 9곳, 전남 8곳(구례군, 고흥군, 강진군, 함평군, 영광군, 완도군, 진도군, 신안군), 전북 6곳(남원시,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순창군), 충북(충주시, 증평군, 보은군, 옥천군)과 충남(금산군, 서천군, 청양군, 태안군) 각각 4곳, 인천(강화군)과 경기(동두천시) 각각 1곳이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의료취약지역들에 속해 있다.

의료취약지역에서 지난 5년 새 짐을 싼 의사만도 270명에 달했다. 이들 지역 병·의원이 감소하면서 취업을 위해 간호사들도 떠나고 있다.

의료 취약지역 중 간호사 수가 감소한 지역은 모두 28곳으로 전북(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순창군, 부안군), 전남(곡성군, 구례군, 고흥군, 함평군, 장성군), 경북(문경시, 의성군, 청도군, 성주군, 예천군)이 각각 5곳으로 전국 시군구 중에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인제군, 평창군, 화천군), 충남(금산군, 서천군, 태안군), 경남(의령군, 창녕군, 하동군) 각각 3곳, 경기(동두천시, 가평군)와 충북(옥천군, 음성군)이 각각 2곳이었다.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4.76명인 가운데 각 시도별로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부산 강서구가 0.09명에 불과했다. 이어 경기 과천시(0.25명), 강원 인제군(0.58명), 충북 증평군(0.63명), 경북 군위군(0.76명), 충남 계룡시(0.96명), 경남 남해군(1.04명), 전북 장수군(1.15명), 서울 마포구(1.16명), 대구 달성군(1.20명), 인천 옹진군(1.20명), 전남 진도군(1.44명), 울산 울주군(1.69명), 대전 동구(2.23명), 제주 서귀포시(2.38명), 세종(2.58명) 순이었다. 광주에서 간호사 수가 가장 적었던 북구는 4.94명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전국 시군구 중 간호사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인구 1000명당 39.45명인 부산 서구였다. 이어 서울 종로구(34.47명), 대구 중구(29.72명), 광주 동구(27.12명) 등이었다. 이들 지역은 전국 평균을 5배에서 8배 이상 웃돌았다. 전국에서 간호사 수가 가장 적었던 부산 강서구(0.09명)와 서구와는 438배나 차이가 났다.

이들 지역에 간호사 수가 몰려 있는 것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 서구에는 상급종합병원 2곳, 종합병원 2곳이, 서울 종로구에도 상급종합병원 2곳, 종합병원 2곳이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간호대 입학정원은 간호사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의료취약지역의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증원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2:8 수준으로 간호사 수요가 많은 수도권지역의 경우 2018년 19.06%에서 2023년 18.27%로 0.79%포인트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서울지역 간호대 입학정원은 10명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의료취약지역이 많고 의사들이 서울이나 대도시로 가장 많이 떠난 경북지역은 618명이나 증원됐다.

이처럼 간호사 수요가 많은 서울과 대도시지역보다 의료취약지역이 많은 경북을 비롯해, 강원, 충북, 전북지역 등을 중심으로 간호대학 입학정원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인력난은 해소되지 못한 채 간호사 수급 불균형만 더욱 키워가고 있다.

여기에다 간호학과 10곳 중 8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것과 달리 실습할 병원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학기 중은 물론 방학마저 반납한 채 원정실습을 하는 등 이중·삼중고 겪고 있다.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해  2006년 이후 18년 이상 비수도권에 편중돼 왔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간호대학 입학정원과 관련된 정책은 18대 82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기형적인 간호대학생 수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비수도권지역 간호대학생들의 지역이탈을 심화시켜 지역 간 간호사 인력 수급 불균형 오히려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가 간호대학 정원을 매년 크게 늘렸지만 비수도권 간호대학을 졸업한 많은 신규간호사들이 수도권과 대도시지역 의료기관 입사를 위해 1년 가까이 대기하기 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