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 경쟁교육 실태에 관한 전국 전문상담교사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렸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는 "우리는 이미 변화의 길 위에 서 있다"고 말하고, "전문상담교사 98.1%가 학업 경쟁으로 인한 심리·정서 위기 학생 경험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입시경쟁 고통을 하루 빨리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강득구 의원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는 경쟁교육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및 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에 소속된 전문상담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3년 10월 25일부터 10월 27일까지 3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 800여명 가운데 208명이 응답했다. 그 결과, 전문상담교사의 98.1%가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현재의 심각한 경쟁교육 풍토가 학생들의 심리·정서 문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인해 심리·정서적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응답이 무려 76%에 달하며, 문제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학생들의 학업 경쟁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대학서열화 해소와 대입 절대평가 전환이 42.2%와 16.1%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으며, 현재의 입시경쟁해소 없이는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문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이들은 "이들은 "대한민국의 교육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다.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이 다수의 학생들에게 학교를 '사활을 건 전쟁터'로 인식하게 만들고, 우울·자해·자살을 떠올리게 할 만큼 위태롭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은 줄어들기는커녕 나날이 더해져가고 있다. 강득구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 그리고 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는 경쟁으로 인한 학업고통이 학생들의 심리와 정서에 미치는 영향과 그 심각성을 살펴보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3년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실시했고, 초·중·고·특수학교 및 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에서 근무하는 208명의 전문상담교사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문상담교사들은 심리·정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그 누구보다 자주 가까이서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상담교사들의 목소리는 교육 현장을 정확히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설문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아래는 분석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분석결과 

[분석1] 전문상담교사의 98.1%는 학업경쟁과 부담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만나본 적이 있으며,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심각하게 인식했다.

이를 5점 척도로 표현할 경우 40.1%가 가장 심각 수준인 5점을 부여하였고, 4점을 부여한 경우도 49.3%에 달했다.

거의 모든 전문상담교사들(98.1%)이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심리·정서 위기를 겪는 아이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교사들이 관찰한 학생들의 학업 경쟁 고통 수준이었다. 5점 척도로 나타낼 경우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 판단하는 5점'을 부여한 교사들이 무려 40%가 넘었다. 4점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89%가 넘는 수치다. 이러한 응답은 실제 학생들이 겪고 있을 학업경쟁 고통이 우리 사회와 대중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분석2]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인한 학생들의 무기력 호소(68.1%), 자해·자살 충동(61.4%)을 빈번하게 관찰할 수 있었으며, 구토·두통·생리불순과 같은 신체이상(59%), 부모·친구·교사와의 관계 어려움(57.5%)을 겪는 경우도 수시로 관찰됐다.

전문상담교사들이 학업경쟁으로 인한 학생들의 심리·정서문제로 가장 빈번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무기력감과 자해·자살충동이었다. 무려 68.1%, 61.4%가 이러한 증상을 접했다. 구토·두통·생리불순·불면과 같은 신체적 이상 증상을 겪는 학생들도 수시로 관찰되었으며(59%), 관계의 어려움(57.5%), 게임 등의 중독(37.2%), 학업과 진학포기(35.3%), 분노·우울·공격성 등 심리적 이상(32.4%), 등교 거부(1.5%)와 같은 문제들을 전문 상담교사들은 마주하고 있었다.

눈여겨볼것은 학업과 진학포기(35.3%), 응답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생활에서의 무기력감 호소(68.1%)와 게임 등의 중독(37.2%), 등교거부(1.5%)까지 고려하면 입시경쟁중심의 학교교육이 많은 학생들에게 학업을 포기하게끔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교육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실증적 증거이다. 

[분석3]학생들이 학업경쟁과 부담으로 인한 심리·정서문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6%, 그대로라고 응답한 비율은 23.5%, 나아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0.5%였다.

전문상담교사들은 학생들이 겪는 심각한 어려움 앞에 현재의 상황을 염려함과 동시에 문제 상황이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음에 큰 우려를 표했다. 나아가 현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염려하는 교사들이 무려 76%에 달했다. 지금의 참혹한 현실을 생각해볼 때 '그대로이다'라는 응답까지 합치면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고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생각은 무려 99.5%이다.

모든 전문상담교사들이 학업고통으로 병리적 현상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보았다고 응답한 상황에서 더 최악으로 내달릴 수 있다는 전망은 더 이상 이러한 고통을 학생들이 감내하라고 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학생들을 강하게 짓누르고 있는 경쟁의 압이 이미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주목할 것은 이같이 정서 심리와 관련한 병리적 현상은 학생 개개인의 나약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경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 너무나도 간절하다.

[분석4] 학생들의 학업 경쟁과 부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으로 42.7%가 대학 서열화 해소를 강조하였고, 18.1%가 대입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임금 격차의 완화가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14.7%, 고교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11.3%였다. 대입제도개선, 입시교육극복, 사교육 경감, 스트레스 관리 지원 등의 기타의견이 13.2%로 나타났다.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학 서열화 해소가 4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대입 절대 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8.1%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현재 학생들이 겪는 학업 경쟁의 상당부분이 치열한 대입 경쟁에서 비롯되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으로,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한 적극적 개선 없이는 결코 학생들의 교육 고통이 경감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2028 대입개편 시안을 내어놓은 교육부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 필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14.7%의 응답률을 보인 노동시장 문제, 11.3%가 응답한 고교서열화 해소 문제도 주목해야 한다. 교육부가 '일반고 전환 정책' 폐기하고 고교서열화를 강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교육 정책인지 학생들의 경쟁 고통을 헤아리는 정책인지 반드시 점검해야한다.

학생들을 경쟁교육 고통의 수렁으로 몰아붙이는 현 상황에서 교육부는 상대평가 입시 시스템을 유지하고 더 많은 학업을 요구하는 2008학년 대입 시안을 발표했다. 이제 앞으로 전문상담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살인적 경쟁교육에 상처 입은 학생들, 학업 또는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학생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됐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우리 학생들을 키워내자"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살인적인 경쟁교육을 종식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배움을 통한 성장이라는 교육의 가치가 미래세대에게 구현될 수 있는 초·중·고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경쟁과 비교의 고통을 온맘과 온몸으로 호소하고 있는 학생들의 상황을 알고 있다면 경쟁을 강화하는 2028 대입 개편 시안, 일반고 전환 정책 폐지안 등을 재검토하고, 학생이기에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 전문상담교사는 설문조사 서술형 문항에서 "현 대입 경쟁은 경쟁사회의 피해자들이 또 다시 피해자를 양성해내는 구조이다. 대학서열화, 임금격차 해소 등 산적한 문제가 많지만 교육부 차원에서 빠르게 실현가능한게 대입절대평가로 생각된다. 더 이상 대입 상대평가로 자신의 가치를 가늠하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변화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강득구 의원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는 마지막으로 "이러한 현장의 간절한 목소리를 교육부는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교육부가 학생들을 살리는 결단을 하기를 호소한다. 반대가 있을 것이다. 기성의 관습과 가치를 공정이라고 이름 붙여 변화를 가로막는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학생들이 학업경쟁 고통을 온 맘과 몸으로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을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국가가 아이들을 병리적 고통에서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시간이 없다. 정부와 국회가 학생들을 살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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