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의장이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진표 의장이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공정언론 창업일보]제9차 G20 국회의장회의(P20) 참석 차 인도를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뉴델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해 '공공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국민의 삶 변화'에 대해 연설하고 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이하 UAE)·영국 의회 수장들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가졌다. '세계는 한 가족: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를 위한 의회'를 주제로 열리는 제9차 G20 국회의장회의(P20)는 G20 회원국 및 그 외 초청된 10여 개 국가에서 국회의장 등 의회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누만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 사끄르 고바쉬 사이드 알 마리 UAE 연방평의회 의장, 린지 하비 호일 영국 하원의장과 잇달아 회담을 가지면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강하게 요청하는 한편 각국과의 실질협력 확대를 위해 어제(13일)에 이어 숨가쁜 의회외교 활동을 지속했다.

▲ 튀르키예, UAE, 영국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요청

김 의장은 먼저 튀르키예, UAE, 영국 의회 수장들에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각각 요청했다.

김 의장은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튀르키예는 한국전에 2만명이 넘는 병력을 파병한 혈맹"이라며 "양국간 혈맹관계를 고려해 튀르키예의 소중한 지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쿠르툴무쉬 의장은 "튀르키예에는 참전용사 재단·협회 등이 활발히 활동할 정도로 튀르키예 국민들의 마음에는 한국이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엑스포를 유치하려는 부산에도 튀르키예 전몰용사가 안장돼 있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호일 영국 하원의장과의 회담에서도 "한국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회·정부·민간이 범국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영국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30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영국의 지지와 관심을 요청했으며, 이에 호일 하원의장은 "개인적으로 2030년 엑스포로 부산보다 더 나은 곳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계 기관과 접촉해 한국 측 요청을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아울러 사끄르 고바쉬 UAE 연방평의회 의장에게도 "UAE의 지지국 결정 여부와 상관 없이 한국의 국제사회 기여 노력에 대해 UAE의 성원과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각 국가와 실질 협력 확대를 위한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 의장은 튀르키예 측과 원전 협력 및 인프라·방산 등 분야로의 협력 확대를, UAE 측과 에너지, 원전, 국방·방산 협력 및 투자 확대를, 영국 측과 반도체·사이버안보·디지털 등 첨단기술 협력을 각각 강조했다.

▲ 튀르키예 의장 회담에서 원전 협력 및 인프라·방산 등 분야로의 협력 확대 강조

김 의장은 쿠르툴무쉬 튀르키예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최근 뉴델리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튀르키예 정상회담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고, 양국이 G20, MIKTA 등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히 협력 중이어서 기쁘다"며 "혈맹 관계인 양국간 교역·투자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가 인프라, 방산, 원전 등 제반 분야에서 더욱 진전되고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르툴무쉬 의장은 이에 "튀르키예와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좋은 관계로, 의장으로서 양국 관계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고 싶다"며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한국이 구조수색대를 파견하는 등 어려운 시기에 한국의 형제 자매가 함께 해주어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쿠르툴무쉬 의장은 이어 "양국 교역 15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상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양국 교역규모는 작년(2022년) 기준 91.1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김 의장은 "한국전력이 시놉 원전에 대한 예비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UAE 바라카 원전 건설로 세계적으로 우수성이 입증된 우리 기업이 튀르키예 원전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튀르키예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쿠르툴무쉬 의장은 이에 "한국전력의 원전 예비제안서 제출을 알고 있다"며 "현재 관련 기관에서 곧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의장님의 말씀을 전하겠다"고 답했다.

▲ UAE 연방평의회 의장 회담에서 원전·에너지·보건 협력 확대 당부

김 의장은 고바쉬 UAE 연방평의회 의장과의 회담에서 "한-UAE 양국간 활발한 고위급 교류는 양국 간 긴밀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잘 보여준다"며 "지난 4월 수단 내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UAE측이 적극 협력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김 의장은 이어 "금년 2월,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상징하는 바라카 원전 3호기의 상업 운전이 순조롭게 시작되었고 마지막 4호기도 가동 준비가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며 "바라카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한 사끄르 고바쉬 의장의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이 UAE의 원유·가스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유전 공동개발, 원유 공동비축, 수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확대되어 기쁘다"며 "UAE 국부펀드의 300억불 투자 이행을 위해 양국이 지난 6월 투자 협력 채널을 구축하는 등 긴밀히 협력 중인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서울대 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을 언급하면서 "현재 서울대 병원이 병원 위탁운영 계약 연장 및 우리 의료인들에 대한 UAE 컨설턴트 자격 취득 요건 완화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사끄르 고바쉬 의장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끄르 고바쉬 의장은 이에 "한국과 UAE 간 관계는 국가 관계에 있어 최고의 모범 사례라 생각하고, 양국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라카 원전 사업"이라며 "바라카 원전 사업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므로 한국을 파트너로 한 것은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밝혔다. 사끄르 고바쉬 의장은 이어 "투자 규모는 양국간 신뢰와 관계 수준을 보여주는 만큼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보건의료 협력도 좋은 협력사례라고 생각되며, 관계자들을 만나 의장님의 말씀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UAE가 금년 12월 제28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개최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사끄르 고바쉬 의장은 이에 "28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의장님을 초청하고 싶다"며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 영국 하원의장 회담에서 반도체·사이버안보·디지털 등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조

김 의장은 호일 영국 하원의장과의 회담에서 "양국 수교 140주년을 맞는 올해 P20에서 만나 반갑고, 이를 계기로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가 한층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김 의장은 이어 "영국은 유럽국 중 제3위 對韓투자국이자 한국의 유럽 내 제2위 투자대상국"이라며 "반도체, 사이버안보, 디지털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관심을 바라며, AI 및 디지털 분야 국제 규범을 형성하는 데에도 함께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일 하원의장은 이에 "오늘 양자회담은 공동의 가치를 가진 양국이 강력한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라며 "공학·의학·교육 및 경제관계 증진에도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에 양국 청년 간 상호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호일 하원의장은 이어 "영국은 세계적 수준의 전투기 생산국이고, 한국은 북한이라는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어 한국이 필요하다면 방산 분야에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제안하고, 이에 김 의장은 "한국은 국방비 지출이 세계 7위 수준이고, 항공기도 독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영국의 발전된 항공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의회 차원에서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호일 하원의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자 김 의장은 "북한은 우리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전례 없는 수준의 도발을 지속하고 있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도발에 대응하고 핵 개발 자금줄 차단 노력을 지속 중"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에 응한다면 담대하게 경제적 지원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영국 측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답했다.

▲ 디지털 취약계층 보호하고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 위한 각국 의회 노력 촉구

한편, 김 의장은 G20 국회의장회의 세션 3(주제: 성평등 주류화 – 여성의 개발부터 여성 주도의 개발까지)에 참석해 각국의 발언을 경청하고, 뒤이어 세션 4(주제: 공공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국민의 삶 변화)에서 연설을 통해 디지털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디지털 포용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각국 의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대전환이 야기한 디지털 격차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회의 노력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디지털 자원에의 접근 및 활용 능력이 부족한 고령자·장애인·빈곤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디지털 취약계층이 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사회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 국민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으며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게 하는 '디지털 포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예산 편성 및 법 제도 마련에 독자적인 권한을 갖는 의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우리 국회는 국민의 디지털 접근성 보장과 디지털 문해력 및 활용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입법적 노력을 해 왔다"며 국가기관 등이 디지털 서비스 제공시 자막·수화 제공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지능정보화 기본법」 개정(2020년) 및 디지털 포용기술 서비스의 표준화를 위해 논의 중인 「디지털포용법안」 등을 소개하고, "의회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디지털 포용기술에 관한 국제 협력을 활성화하고 표준화된 공공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며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포용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디지털 포용은 취약계층의 디지털 참여를 확대하지만, 이들을 디지털 폭력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가 침해될 우려도 있다"며 "한국은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디지털 환경을 누리면서 이러한 역기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전 국민 대상 맞춤형 디지털 윤리 교육, △「개인정보 보호법」에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신설, △인공지능에 의해 개인정보가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처리되는 경우 그 설명과 처리 거부 권리 명시 등 정보 주체의 권리를 확대하는 다양한 정책을 소개했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6년부터 쌓아온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위기 속에서 전 세계는 디지털 시대라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디지털 포용성을 담보한 성공적인 디지털 시대 전환을 통해 국민들에게 질 좋은 의료·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가 보다 성장적이고 지속가능하도록 산업구조를 혁신함으로써 빈곤과 불평등을 완화해 나가면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역설하는 한편, "대한민국은 포용적 디지털 시대의 선도자로서 각국 의회지도자 여러분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발언을 마쳤다.

김 의장이 참석한 제4세션 종료 후 G20 국회의장회의 폐회식이 진행됐으며, 각국 의회 대표들은 △국제 개발협력 및 개방·투명·공정·비차별적 교역 시스템 촉진, △포용적 디지털 경제 구축과 책임 있는 인공지능(AI) 사용, △이주노동·여성·아동 보호 및 지원, △포용적이고 활발한 다자주의 및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전환,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 및 재난위험 경감, △테러리즘 규탄과 모든 종교의 평화에 대한 의지 인정 등 29개 항목을 담은 공동선언문(국문 전문 붙임 참조)을 채택했다.

이날 양자면담에는 튀르키예 측에서 에프칸 알라·무하메드 레벤트 뷜뷜·아수만 에르도안 국회의원, 피라트 수너 주인도튀르키예 대사, 알리 무랏 나스 의전 및 대외관계 국장 등이 참석했고, UAE 측에서 마르완 오바이드 알 무하이리 의원, 미라 술탄 알 수와이디 유럽의회친선협회장, 나달 무함마드 알 테나이지 아시아의회총회그룹회장, 오마르 압둘라흐만 알 누아이미 연방평의회 사무총장, 타렉 아흐메드 알 마즈루끼 의장실 보좌관, 아프라 라시드 알 바스티 의회 대외연락관 등이 참석했으며, 영국 측에서 헬렌 우드 의장비서실장, 데이비드 클라크 의장실 부실장, 앨리슨 자일스 의회 보안국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이용국 정무수석비서관, 정운진 외교특임대사, 황승기 국제국장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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