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발간하는 웹 잡지 표지모델에 부대內 괴롭힘 가해자가 선정돼 물의를 빚고 있다. 피해자의 표지모델 교체 민원에도 국가보훈처는 ‘교체가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열린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국가보훈처장 재직 당시, 국가보훈처 발간 웹 잡지 표지모델에 부대 내 괴롭힘 가해자가 선정되어 이를 교체해달라는 민원이 있었음에도 보훈처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의원은 박 후보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 후보자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했다.

국가보훈처는 매달 ‘리스펙 제대군인’이라는 웹 잡지를 발간한다. 해당 잡지는 제대군인이 원활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지원제도, 취·창업 정보 및 성공사례 등 제대군인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가보훈처에 특정 월호의 표지모델을 교체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었다. 표지모델로 등장한 예비역 공군 중사가 괴롭힘 가해자라는 이유에서다. 국가보훈처는 이를 두고 “지나간 잡지의 표지를 교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용우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피해자인 참고인 김 씨를 대상으로 신문을 진행했다. 김 씨는 “국가보훈처가 ‘당신은 나의 노란 수호천사다’, ‘당신과 평생 함께가고 싶다’ 등 비상식적인 말들로 괴롭혔던 가해자를 웹 잡지의 표지모델로 선정했다”라며, “해당 잡지를 보고 그간 당했던 행동들이 떠올라 소름이 끼쳤고, 국가보훈처에 표지모델을 교체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훈처에게 이미 발간된 자료임으로 표지모델을 교체할 수 없으니 양해 바란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의원은 박민식 후보자에게 “지난 정무위에서 지적된 이후 해당 월호를 비공개처리 했지만, 아직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재발방지 대책 등 사후조치가 없었다”라며, “참고인에게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등을 명확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처장 임기 중에 발생한 일로, 후보자의 조직 장악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민식 후보자는 “참고인께 사죄를 드린다”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조치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김 씨가 고소한 해당 잡지의 표지모델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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