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사업자 67개사 중 27개 사업자의 낙전수입이 최근 3년간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선불사업자 중 교통카드 회사가 전체 낙전의 65%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45%는‘티머니’몫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티머니는 최근 3년간 537억원을 앉은 자리에서 꿀꺽한 것으로 파악돼 서민들의 피땀 어린 낙전수입이 국민들의 공익을 위해 쓰이도록 관련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낙전수입을 거둔 기업은 티머니로 537억원 수준이다. 사진 티머니 홈페이지 캡처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낙전수입이 발생한 27개사 중 낙전수입이 가장 많은 10개사 중 5개사는 교통카드 회사로 밝혀졌으며, 이중 ‘티머니’는 3년 동안 무려 530억원이 넘는 낙전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낙전수입이 발생하는 원인은 전자금융거래법 상으로는 별도 소멸시효 규정을 두고있지 않고 있지만 상법상으로는 상사시효 5년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깜빡하거나, 해당 카드를 분실하는 등 5년 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은 자동적으로 선불사업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2020년~2022년 최근 3년간 27개사 낙전수입 1,200억원에 달해

금융감독원의 선불충전금 실효금액 자료를 보면 2020년 320억원에서 2021년 44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2년에는 422억원으로 매년 수백억원에 달했다. 한번 커진 실효금액은 그 규모를 유지하며 3년간 1,200억원에 달한 것이다.

양정숙 의원은 “한푼 두푼 국민들의 피땀같은 돈이 모여 수백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선불사업자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가 중첩된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단돈 몇백원이라도 아껴보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선불사업자들은 아무 노력없이 가만히 앉아 떼돈을 벌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낙전수입 상위 10개사 중 5개는 교통카드 회사, ‘티머니’독보적 1위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낙전수입을 거둔 기업은 티머니로 537억원 수준이다. 다음으로는 마이비 126억원, 로카모빌리티(캐시비)가 113억원으로 상위 3개사 모두 교통카드 회사다. 이들의 낙전수입만 776억원에 달한다.

교통카드 선불사업자에 뒤이어 에스엠하이플러스(하이패스) 98억원, DGB유페이(교통카드) 53억원, 한국문화진흥(컬쳐랜드) 35억원, 한국선불카드 29억원, 지마켓 20억원, 롯데쇼핑, 부산하나로카드(교통카드)이 각각 19억원의 낙전수입을 올렸다.

양 의원은 “선불카드사 낙전수입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고, 티머니는 분실 카드 환불, 잔액 환불 수수료, 낙전수입 등에 대한 지속적인 지적을 받으면서도 속시원히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티머니가 매년 자사재단을 통해 사회공헌 및 기부 활동을 하고 있지만 3년간 기부금은 74억원 수준으로 낙전수입의 약 5분의 1에도 못미친다”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이어 “특히, 교통카드 낙전수입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과 직장인, 서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런 쌈짓돈을 티머니, 마이비, 캐시비 등 교통카드 회사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수익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낙전수입, 국민과 공익위해 사용되도록 법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선불충전금  규모가 해를 거듭하며 꾸준히 성장하면서 선불사업자들의 낙전수입 또한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양정숙 의원은 “작년 4월 신세계그룹은 유통계열사 전반의 약관을 개선해 스타벅스코리아와 SSG닷컴 등 선불충전금에 적용했던 유효기간을 폐지한 바 있다. 이런 사례를 선불사업자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아울러 “선불충전금 시장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만큼 잠자는 돈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멸되는 선불충전금을 서민금융진흥원 자금으로 출자해 활용하거나, 대중교통 발전기금 등 해당 기업과 연관된 기금으로 활용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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