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3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비유하면서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소설과는 다른 결말이 나올 수 있도록 당원들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빗대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소설상의 나약한 한병태로 끝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빗대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소설상의 나약한 한병태로 끝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설 속의 주인공인 엄석대를 윤석열 대통령, 그에 가까워지려는 무리들을 윤핵관 및 친윤 인사, 그리고 주인공인 한병태는 자신과 천아용인(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후보)으로 빗댔다. 또한 소설속에서 기존 질서를 재편하는 새로 온 담임선생님으로는 국민을 비유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늘 기자회견을 자청하게 된 것은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기 위함이었다"고 말하고 "사실 이번 전당대회의 과정을 보면서 상당히 의아했다. 헌정사에 한 번도 없었던 일들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쓰러져 간 수많은 민주화의 열망들이 얻고 싶었던 것은 정말 간단했다. 만인이 자기 손으로 직접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선거권과 스스로가 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나설 수 있는 피선거권이다. 4,19, 5.18 그리고 87년의 민주화를 거치면서 그것이 바로 민주화의 시작과 끝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정당은 국민의 세금만 지원받고 정작 국민의 의사를 지도자 선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민 다수의 선거권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유롭게 출마하려고 할 때마다 커다란 손이 나타나서 큰 채찍으로 때리고 그 뒤를 따라서 그걸 보고 달려든 하이에나들이 연판장으로 물어뜯으며 피선거권의 권리를 박탈했다"면서 자신이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된 과정을 연상케 했다. 

이 전 대표는 "회의실마다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고 민주화를 숭상한다고 하는 정당에서 처음 해보는 경험이다. 그런데 처음 해보는 경험이지만은 저는 어디선가 한 번쯤은 겪어본 것 같은 미약한 기시감 속에서 불현듯 떠오른 이야기가 있다. 아마 저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 아닐 것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7년에 쓰여진 이 책을 제가 최 10살이 되기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안타깝게도이 책이 가진 정치사회적 함의를 읽어낼 정도로 세상을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 선명하게 이름 세 글자는 남아 있다. 엄석대. 그 이름 놀랍게도 1987년에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서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 속에 '다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는 형식적으로는 나름의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다. 그런데 이 학급이 운영되는 방식은 서울에 있다가 시골 학급에 전학 온 주인공 한병태의 눈에는 모든 것이 이상해 보였다. 엄석대가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가지고 징벌했다. 한병태는 그런 음속들에게 저항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분명히 잘못한 것은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 총질러로 몰아서 괴롭혔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군것질부터 만화가의 출입까지 정말 사소한 한병태의 잘못들을 계속 찾아내서 오히려 담임 선생님에게 제보하면서 공격하게 된다. 결국 선생님은 한병태를 불러서 엄석대가 그럴 리 없다면서 '한병태 니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야'라면서 내부 총질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소설 속 주인공인 한병태는 엄석대가 만들어놓은 질서에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 엄석대의 세력에 편입되어서 그의 자잘한 비행에 오히려 힘을 보태는 위치에 가게 된다.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은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도 모르겠다"라면서 현 국민의힘을 빗대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가 구축해놓은 왕국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고 사흘 만에 치러진 반장 선거에서 61명 중 59명의 표를 받으며 엄석대가 다시 선출되는 순간 무너졌다. 엄석대에게 저항할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은 그 학급의 질서라는 것이 새로운 담임 선생님에게는 얼마나 이질적이고 또 한심해 보였겠는가. 그 뒤로 새로 온 선생님은 엄석대가 그동안 권력을 지키기 위해 해왔던 것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한다.원래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않았던 엄석대는 각 과목별로 대리 시험을 보게 하고 있었고 대리시험이 사라지니까 엄속대는 우등생이라는 별칭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소설이 재밌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중에 그래서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선생님에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는가? 현실에 어떤 사람들이 생각나는가. 엄석대의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에 해서 누릴 것은 다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 데 앞장섰던 그들이 담임 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  담임 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고 꾸짖지만은 그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다섯 대씩 때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지금의 국민의 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일까? 그리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일까?"라고 물었다. 

그는 "누군가가 전당대회를 반장 선거에 비유했던가요 반장 선거를 통해 엄석대가 권력을 획득하면 그 권력이 무한하던가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담임 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는 것이다. 원래 담임 선생님은 엄석대의 비행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엄석대가 만든 시스템을 유지해야 본인이 편하다는 이유로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권리와 고통받는 소수의 희생을 오히려 탄압했다. 하지만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시고 나서는 상식의 시각으로 학급을 바라봤고 엄석대의 작은 왕국은 무너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곧 투표가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 천아용인, 즉 천아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4 후보는 지금 소설 속에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들은 사람에 충성하라는 충성 맹세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엄석대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인 비겁자들에게 공격받았다. 책에서 엄석대는 한병태를 제압했다고 포섭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담임 선생님이 바뀌고 났을 때 엄석대는 몰락한다. 그리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도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담임 선생님은 바뀔 것다. 아니 담임 선생님은 항상 바뀌어 간다. 이미 우리의 선생님인 국민은 우리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6년 전 우리는 이미 담임 선생님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다.  그때 왜 혼났는지도 다 기억할 것이다. 그때에도 우리 당에는 또 다른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즉 핵심 관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 그것을 지적하고 나섰던 한병태는 배신의 정치로 지목받았고 그 뒤로 수년간 공격받았지만 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하지만 그 한병태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새로운 한병태인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서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리고 "이들이 이번에 힘을 얻어서 그것을 지적해내지 못한다면은 나중에 결국에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민이 담임 선생님의 역할을 하면서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으로 손에 묻힌 비민주와 비이성의 오명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정당이 국민들에게 민주를 외치기 부끄러운 상황이 되었을 때 정부 수립을 이끌었던 초대 대통령도 그 영광에서 민주라는 절차적 정당성이 사라졌을 때 동상이 끌어내려지고 망명을 가야 하는 불명예를 피하기 어려웠다. 국가를 산업화로 이끌었던 지도자도 외부의 적을 막아야 한다는 반협박성 명분으로 유신 헌법을 만들었을 때 자신의 업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당원 여러분 이번 반장 선거에서 여러분이 가진 소중한 당원의 권리로 우리는 사람에 충성하는 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달라. 엄석대가 만들어낸 알량한 질서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타당한 정당 민주주의와 자유가 우리의 그분이라는 것을 꼭 보여달라. 1987년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지은 이문열 작가의 속마음을 제가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읽어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에게 지지했던 이문열 작가가 그려낸 엄석대가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것은 아이러니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하지만 이제 이 소설과 다른 결말을 당원 여러분께서 써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주인공이었던 한병태가 작은 저항 큰 저항을 시도했다가 담임 선생님까지 엄석대의 편을 들면서 결국 저항을 포기하고 그들의 카르텔에 편입했던 그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에서 엄석대가 만들어내는 질서가 과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바라는 질서일지 냉정하게 판단해 달라. 누군가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막무가내로 박탈해서 얻고자 하는 질서라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을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가 가진 권리와 양심 그리고 개성을 포기하고 얻는다는 질서라는 것이 혹시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서 우리가 봤던 한국식 민주주의와 같은 이상한 질서는 아닐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시작했던 이 전당대회가 어떤 결말로 끝날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 이문열 작가가 써내려갔던 엄석대의 마지막은 엄석대 개인에게 매우 큰 비극이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저는 다르게 결말을 쓰고 싶다. 적어도 저는 그 결말이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벌거숭이 임금님의 엔딩을 기억해 본다면은 어떤 꼬마가 임금님이 벌거 벗었다고 외치자 임금님은 부끄러웠지만은 갑자기 태세 전환할 수 없어가지고 체통을 생각해서 끝까지 행진을 감행한다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차라리 결말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가 되었으면 좋겠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의 결말은 왕이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백성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 귀를 덮고 있던 모자를 벗어던지고 성군이 되는 결말"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소설상의 나약한 한병태로 끝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오늘 저는 책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사람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엄석대를 누구와 매칭해서 생각할지는 여러분의 자유이고 고민이다.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듣고 엄석대가 똑같은 한 사람을 연상시킨다면은 다들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같은 이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은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바로 당원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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