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건희 1029이태원참사 등 풍자작품 전시회
국회사무처, '특정 개인 단체 비방하는 행사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 조항 근거로 철거
서울민예총-굿바이전조직위원회 "이런 상황 납득할 수 없다"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10.29참사 등을 풍자한 <굿,바이전'>국회 전시가 강제 철거돼 논란이다. 

박재동 시사만화가는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옛날에 많이 봤던 사건이다. 이명박 때, 박근혜 정권 때 경험했던 일이 다시 똑같이 떠오른다. 그때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때 잠을 잔다고 해서 그것을 풍자한 '더러운 잠' 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때 그걸 다 때려 부수고 그랬다"면서 작품 철거를 비판했다
박재동 시사만화가는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옛날에 많이 봤던 사건이다. 이명박 때, 박근혜 정권 때 경험했던 일이 다시 똑같이 떠오른다. 그때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때 잠을 잔다고 해서 그것을 풍자한 '더러운 잠' 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때 그걸 다 때려 부수고 그랬다"면서 작품 철거를 비판했다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굿바이전>에는 작가 30여명의 정치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강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용민, 양이원영, 유정주, 윤미향, 이수진(동작), 장경태, 최강욱, 황운하, 민형배 등의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9일부터 13일까지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전시할 예정이었다.

전시작가들은  8일  작품 게시 등 전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작품들은 9일 새벽 철거됐다. 국회 사무처는 공문을 통해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 즉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회의실 또는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철거사유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 민형배, 강민정, 윤미향 의원을 비롯해 서울민예총과 굿바이전조직위원회 는 국회 소통관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도무지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국회사무처를 규탄하고 즉각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민형배 의원은 "국회 사무처가 오늘 새벽 기습적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 설치된 전시 작품 80여 점을 무단 철거했다. 작품들은 오늘 열릴 굿바이전인 서울 전시회를 위해 전날 어제 오후 설치됐다. 이번 전시는 9일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5일간 열릴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전시의 취지는 시민을 무시하고 주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 권력,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력한 언론 권력,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사법 권력을 신랄하게 신명나게 풍자하는 곳이었다. 또 1029 참사로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판하고 희생자를 기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탈법, 위법, 불법, 주술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풍자하는 작품을 한데 모았다. 정권 앞에 줄 서느라 제 기능과 역할을 망각한 일부 언론에 대한 풍자도 포함됐다. 이번 전시는 곧 부당한 권력에 더는 시민들이 압사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국회 사무처는 이 같은 다짐을 무단 철거라는 야만적 행위로 짓밟았다. '풍자로 권력을 비판하겠다'라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니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시민들의 미처 공개조차 되지 못한 채 국회 구석 어딘가에 갇혔다.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많이 부끄럽다. 극명하게 드러난 국회와 정치의 예술 문맹, 그 민낯이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고경일 풍자만화가는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드리기 무색한 안녕 못한 아침이다.  벌써 1년여에 걸쳐서 이 땅의 정치 권력과 언론 권력, 그리고 사법 권력에 대해서 풍자를 하는 그림전을 준비를 해왔다. 광주에서 처음 시작을 해서 제주도를 거쳐서 중간에 울산에도 들렸고 그리고 서울에서 마지막 전시회를 준비를 했다. 처음부터 정치권력과 사법 권력, 언론 권력에 대한 풍자의 내용을 작업했고 그 내용대로 전시를 준비했을 뿐입니다. 21세기에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작품을 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박재동 시사만화가는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옛날에 많이 봤던 사건이다. 이명박 때, 박근혜 정권 때 경험했던 일이 다시 똑같이 떠오른다. 그때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때 잠을 잔다고 해서 그것을 풍자한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걸 다 때려 부수고 그랬다. 여기 이구영 작가가 지금 여기 있다.  지금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했던 작품들을 강제로 철거했다"고 말했다.

박 만화가는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보면 '특정 또는 개인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 인위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라고 돼있는데..) 그런데 지금 타인이라는 것은 같은 주권자 국민들을 뜻한다. 타인이라는 것은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갖고 있는 최고 권력자, 그리고 권력 집단은 타인이나 개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만평과 풍자도 무서워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슬프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다.  기습 강제 철거에 대하여 국회사무처는 어떤 이유의 지시로 어떻게 어디에 우리 제품을 납치해 갔는지 밝혀라.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의를 짓밟고 창작자를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행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이날 주요 발언 요지이다. 

▷민형배 : 원래 오늘 이 시간에는 '굿바이전 인 서울'이라고 하는 전시회 개막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개막을 하지 못하게 됐다. 전시회를 오늘 새벽 2시에 국회 사무처가 폭력적으로 작품을 철거해 버렸다. 그래서 규탄 기자회견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매우 특별하고 처참한 사건 앞에 섰다. 국회의원 12명이 공동 주관하고 서울민예총과 굿바이전 서울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오늘 전시회가 무참히 짓밟혔다. 도무지 이 상황을 납득할 수가 없다. 그래서 '즉각 원상 복구 시켜라'라는 요구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의 생각을 밝히도록 하겠다. 우선 공동 주관한 12명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말씀드리겠다.

▷국회의원 12명 입장문 : 국회마저 짓밟은 표현의 자유, 전시 작품 무단 철거한 야만적 국회 사무처를 규탄한다. 국회 사무처가 오늘 새벽 기습적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 설치된 전시 작품 80여 점을 무단 철거했다. 작품들은 오늘 열릴 굿바이전인 서울 전시회를 위해 전날 어제 오후 설치됐다. 이번 전시는 9일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5일간 열릴 예정이었다. 

전시의 취지는 시민을 무시하고 주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 권력,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력한 언론 권력, 권력의 신녀를 자처하는 사법 권력을 신랄하게 신명나게 풍자하는 곳이었다. 또 1029 참사로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판하고 희생자를 기리고자 했다. 

이에 탈법, 위법, 불법, 주술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풍자하는 작품을 한데 모았다. 정권 앞에 줄 서느라 제 기능과 역할을 망각한 일부 언론에 대한 풍자도 포함됐다. 이번 전시는 곧 부당한 권력에 더는 시민들이 압사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국회사무처는 이 같은 다짐을 무단 철거라는 야만적 행위로 짓밟았다. '풍자로 권력을 비판하겠다'라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시민들의 미처 공개조차 되지 못한 채 국회 구석 어딘가에 갇혔다.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많이 부끄럽다. 극명하게 드러난 국회와 정치의 예술 문맹, 그 민낯이 참담하다. 

이번 철거는 주최 측인 사단법인 서울민족예술인총연합과 국가 이전 조직위원회와 협의되지 않았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국회의원 12명도 철거에 동의한 바 없다. 오직 국회 사무처의 알량한 권한으로 무단 진행한 것이다. 

국회사무처는 공동주관의원실에 어제 저녁 7시 이후부터 공문을 보냈다. 세 차례 자진 철거라는 이름으로 겁박했다. '늦은 시간이라 공동 주관한 의원들 간 소통이 어려우니 다음 날에 답을 드리겠다'했지만 철거는 새벽에 이뤄졌다.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를 그 근거로 들며 공문에 '국민통합과 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하는 작품을 자진 철거하라'라고 기재했다.정확히 어떤 작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도 없다. 구체적인 문제점 확인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듣지 못했다.

표현의 자유는 대한민국 기본권이다. 우리 헌법에 따라 누구나 언론 출판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지닌다. 일제강점기 저항 예술인들이 목숨과 맞바꿔 가며 어렵사리 수호한 표현의 자유다. 민주화 운동 무렵 민중 예술가들이 모진 탄압을 감내하며 쟁취한 표현의 자유이다.

국회 사무처의 이번 행태는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를 몰수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이라 낙인 찍었던 1989년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로의 퇴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국회는 민의를 대변한다. 국회라는 공간은 그 어느 곳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한껏 보장해야 마땅하다. 이 같은 국회의 본질적 역할을 망각한 채 예술인을 억압한 국회 사무처의 야만을 강력히 규탄한다.

웃자고 얘기하는데 죽자고 덤비는 국회사무처다. 이러한 지레짐작 자기 검열은 국회 사무처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사무처뿐 아니라 이를 감독하는 국회의장이 책임져야 한다. 의장은 이제라도 작품이 정상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철거한 작품의 조속한 원상복구를 지시해야 한다. 

작가들과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시회는 조속히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저희 의원들이 힘을 모으겠다.  2023년 1월 9일 국회의원 강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영민 민영배 양이원영 유정주 윤미양 이수진 장경태 최강욱 황운하 

▷고경일 풍자만화가 :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드리기 무색한 안녕 못한 아침이다. 저는 굿바이전인 서울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풍자만화가 고경일다. 벌써 1년여에 걸쳐서 이 땅의 정치 권력과 언론 권력 그리고 사법 권력에 대해서 풍자를 하는 그림전을 준비를 해왔다. 광주에서 처음 시작을 해서 제주도를 거쳐서 중간에 울산에도 들렸고 그리고 서울에서 마지막 전시회를 준비를 했다. 저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뀐 건 없다. 처음부터 정치권력과 사법 권력, 언론 권력에 대한 풍자의 내용을 작업했고 그 내용대로 전시를 준비했을 뿐이다. 21세기에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작품을 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하다. 참여하신 작가분들이 있다. 이구영 작가, 박재동 작가님 오셨다. 김서경 작가님 오셨고 김운성 작가님 오셨다. 정삼선 작가님 오셨다. 제가 작가들의 모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성명서를 읽도록 하겠다. 

▷참여작가 성명서 : 국회 사무처의 만행을 규탄한다. 한밤중에 강도떼처럼 전시장을 기습해 우리 작품을 납치해 갔다. 

국회의원 회관 2층 로비에서 1월 9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인 서울은 전날 주최측과 국회 사무처 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철거됐다. 사단법인 서울민예총과 굿바이전 전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용민, 양이원영, 유정주, 이수진(동작), 장경태, 최강욱, 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 주관한 굿바이전에는 작가 30여 명의 정치 풍자 작품 8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전시회는 당초 국회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나 설치가 끝난 1월 8일 일요일 오후부터 국회 사무처측은 입장을 바꿔 전시를 공동 주관한 의원실들의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국회 사무처는 공문에서 철거 요청 사유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5항을 위반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이유로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해당 조항은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 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회의실 또는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번 전시회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정치 권력, 사법 권력, 언론 권력을 풍자하는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 있으며 현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 풍자 작품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에는 일부 작품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취지의 사유가 적혀 있었지만 어떤 부분이 문제이고 어떤 작품이 개인이나 단체를 비방하는지에 대해서는 국회 측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만평과 풍자도 무서워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슬프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다. 기습 강제 철거에 대하여 국회사무처는 어떤 이유의 지시로 어떻게 어디에 우리 제품을 납치해 갔는지 밝혀라.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의를 짓밟고 창작자를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행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배상하라. 2023년 1월 9일 굿바이전 작가 일동 

▷박재동 시사만화가 :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옛날에 많이 봤던 사건이다. 이명박 때, 박근혜 정권 때 경험했던 일이 다시 똑같이 떠오른다. 그때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때 잠을 잔다고 해서 그것을 풍자한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걸 다 때려 부수고 그랬습니다. 여기 이구영 작가가 지금 여기 있다. 

지금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했던 작품들을 강제로 철거했다.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보면 '특정 또는 개인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 인위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타인이라는 것은 같은 주권자 국민들을 뜻한다. 타인이라는 것은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갖고 있는 최고 권력자 그리고 권력 집단은 타인이나 개인이 아니다.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하고 막중한 자리다. 그것이 잘못 작동됐을 때 우리가 얼마나 큰 고통 속에 허우적거려야 되는지 실감하고 있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 있는 모든 작가들은 그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그것이 다소 쓴맛이 있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것을 양약으로 알고 소화하고 반성하기도 하고 다시 자성해야 되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을 해서 한 것인데, 이것을 비방하는 것처럼 해서 강제 철거한다는 것은 도저히 민주사회에서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실수하는 것 같다. 모닥불을 흐트려 끌려고 산불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까 강제 철거 사죄하고 당장 우리 전시를 복귀하라. 경고하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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