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압사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역 인근 골목길

서울시 재난상황실이 핫라인을 통해서 압사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도 약 30분 동안 서울시장, 부시장단 등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는 등 관련 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고 "서울시에 대한 조사와 관련자의 책임 규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그동안 서울시는 서울종합방제센터로부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10월 29일 저녁 10시 26분 유선으로 참사 발생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서울시 재난상황실이 이를 시장단에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며 책임 회피로 일관해 왔다"고 말했다. 서울종합방제센터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산하에 있는 기관이다. 서울시 재난상황실은 서울시에서 재난 상황을 총괄하는 부서이다.

고 의원은 "그런데 저희가 이번에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발생 11분 만인 당일 저녁 10시 26분 서울종합방제센터가 핫라인을 통해서 재난상황실에 이태원 핼로윈 축제 압사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고 상황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핫라인 통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통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왔다.

고 의원은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10시 15분 119로 사고 발생 신고가 접수되자 용산소방서와 종로소방서에 최초 출동 지령을 내렸고 종합방제센터는 사고 접수 11분 뒤인 10시 26분 재난상황실에 유선 즉, 핫라인으로 이태원 핼로윈 축제 압사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통보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들을 모두 사실로 가정해서 정리를 해보면 재난상황실은 핫라인을 통해서 압사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도 약 30분 동안 서울시장, 부시장단 등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서울 종합방제센터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저녁 10시 43분 소방 대응 1단계가 발령된 뒤 종합방제센터는 10시 45분 소방대응 1단계 발령 사실을 재난상황실에 통보했다. 2분 뒤인 10시 47분에는 대응 1단계 확인, 할로윈 축제 cpr 환자 10명 정도 추정, 이 내용을 유선으로 통보했고 11시 7분 핼러윈 행사에 인사 사고난 상황 재확인 통보를 했다. 이어서 5분 뒤인 11시 13분 구조 대응 2단계 상향 통보, 그리고 11시 15분에는 이태원 축제 중단을 유선으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럽 출장 전에 이미 행정부시장 등에게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해놓고 떠났다고 말했습니다만, 이태원 참사에 대한 서울시의 대응들 그리고 오늘 여러분께 밝혀드린 보고 내용들을 보면 허점 투성인 것들이 많다. 김의승 행정1부시장과 한재현 행정2부시장 등이 사고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저녁 10시 56분이라고 밝혔다. 종합방제센터가 보낸 구조 대응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였는데요. 부시장단은 압사 신고 핫라인 통보를 30분간 아예 받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핫라인 통보 후에 약 1시간 이후에나 보고를 받은 셈이다. 압사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핫라인 통보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재난상황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고 초동 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은 것이 확인된 만큼 서울시에 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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