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만원 추가지원금 지급한 셈...방통위 이통사 임원 소집해 시정요청

(창업일보)이이영 기자 = 출고가 93만원대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가 10만원대에 팔리는 등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휴대폰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오전 이동통신3사 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갖고 시장 안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부터 휴대폰 공동구매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불법 보조금 지급을 암시하는 갤럭시S8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휴대폰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통신사 번호이동과 6만원대 이상 요금제 가입 등을 조건으로 갤럭시S8 64GB 모델이 최저 10만원 후반대까지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8 64GB 모델 출고가는 93만5000원이다. 6만원대 요금제 기준 이통3사의 공시지원금은 13만5000원~15만8000원임을 감안할 때 유통점이 50만~6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 셈이다.

출고가 93만5000원짜리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8이 휴대폰 집단상가를 중심으로10만원대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방통위가 이통사 관계자를 소집 시정조치에 나섰다. (C)창업일보.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추가 지원금은 공시지원금의 15%까지 줄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상에 퍼지면서 불법 보조금을 주는 유통점의 '좌표(위치)'를 알려달라는 글과 실제 구매에 성공했다는 글이 잇따랐다. 

불법 보조금 지급 등 과다경쟁은 없을 것이라던 이통3사의 공언이 무색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유통망에 불법 보조금 등을 지급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실제 지켜지는 지는 일일이 확인할 길이 없다"며 "모니터링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0일까지 이통3사와 공동 순회 점검반을 운영하며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특히 이동통신 3사에 현금 결제 시 일일 단위로 개통 처리 리스트와 현금영수증 발급 내역 등을 제출토록 했다. 카드 결제의 경우에는 가입신청서상 고객명의·카드번호·결제금액 등의 내역을 함께 제출토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 단속이 끝나자 불법 보조금 지급이 또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방통위는 이날 오전부터 이통3사 마케팅, 대관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관련 대책 회의를 가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연휴 동안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였기 때문에 이통3사 임원들에게 안정화 요청을 전달했다"며 "지금까진 당부에 불과하지만, 과열 조짐이 지속되거나 (보조금)차별지급이 심해질 경우 시장 조사도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휴대폰 대란과 맞물리면서 지난 3일 하루 이통3사의 번호이동건수는 2만8267건을 기록했다. 이는 갤럭시S8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달 18일 4만6380건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방통위가 '시장 과열'의 기준으로 삼는 하루 2만4000건을 웃돌았다.

5월 연휴는 설과 추석 명절과 함께 이동통신시장의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연휴 기간(5~8일)에는 전체 번호이동건수가 5만건을 넘었다. 

이번 연휴에는 앞으로 어린이날, 대통령선거일까지 징검다리 휴일이 남아있는 만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동통신시장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통3사는 저마다 '공짜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은 SK텔레콤이 공시지원금을 3만원대 요금제부터 70만4000원으로 올린 '갤럭시노트5 32GB'다. 공시지원금에 유통점 추가지원금을 최대(15%)로 받으면 공짜가 된다. 

KT에서는 갤럭시폴더, LG X파워, LG X400, 라인프렌즈 스마트폰을, LG유플러스에서는 LG X400를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5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단말기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도 아직 뒤떨어지지 않는데다 가격까지 저렴하게 나와 모든 연령층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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