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이진영 기자]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가 감독으로 활약 중인 SBS TV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조작 논란에 입을 열었다.

김병지는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의 편집 조작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SBS 모든 것을 대변할 순 없다"면서 "답변 드릴 수 있는 정도만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골때녀'를 예능이 담겨 있는 스포츠로 봤다. 거기 200명의 스태프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있었던 과정들, 내용들을 알지 않나. (편집에 대해) 이야기를 안 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 범주는 편집에 의해서 재미있게 해도 된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지는 "우리는 편집이라 생각했지 어떤 스코어를 만든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조작은 아니라고 봤다. 이어 "시즌1부터 참여 선수만 해도 70여명이고 스태프도 100명이 넘는다. 총 200명이 된다. 그 200명의 입과 눈을 속일 순 없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감독들도 열심히 했다"며 "최선을 다한 결과를 가지고 PD님, 스태프들이 재미있게 구성한 편집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승부차기를 할 때 넣을 때까지 차거나 일부러 먹혀주거나 하는 것은 없었으며 자신도 본방송을 보면서 스코어 순서가 편집이 됐다는 걸 인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주작(조작)은 인정 못 한다. 없는 걸 있는 걸로 만든 건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며 "편집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추후 방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물었고 김병지는 "여러분의 의견들을 받아서 정리될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인 답변은 SBS나 담당PD가 정리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는 FC구척장신(이현이, 송해나, 아이린, 차수민, 김진경, 차서린)과 FC원더우먼(송소희, 치타, 박슬기, 김희정, 황소윤, 요니P)이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상 경기의 흐름은 FC구척장신과 FC원더우먼의 접전에 가까웠다. 두 팀은 3대2에서 4대3의 경기를 이어가다 최종 6대3의 결과로 FC구척장신이 우승하는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방송후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기 과정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화면에서 김병지 감독이 앉은 위치를 비롯해 물통의 갯수 등을 일일이 분석해 이들이 사실 접전을 펼친 것이 아니라 FC구척장신이 전반전 5대0의 스코어로 경기를 압도했으며, FC원더우먼은 후반전에서야 세 골을 기록했다는 주장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진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편집 조작을 인정했다. 제작진은 24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어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지금까지의 경기 결과 및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하였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저희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였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의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라고 설명하며 "땀흘리고 고군분투하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 및 감독님들, 진행자들, 스태프들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편집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작진의 사과문 발표 이후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방송 상에서 해설을 맡았던 배성재와 이수근이 실제 경기와는 다른 스코어로 경기를 해설했다는 점을 들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제작진은 이에 같은날 2차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제작진은 "이번 일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출연진과 진행자 두 분 배성재, 이수근님과는 전혀 관계없이 전적으로 연출진의 편집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라며 "촬영 현장에서 선수들의 열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신 두 진행자 배성재, 이수근 님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하며, 두 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제작진에게 있으니 애써주신 출연진에 대한 과도한 비난과 억측은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다시 한번 시청자 여러분과 출연진께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 김병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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