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만들어낸 기형적 창업열풍

(창업일보)문이윤 기자 = 올해 1분기 신설법인 숫자가 작년 동기에 비해 1350개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구멍가게 수준인 5인 미만 영세사업장 수도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구직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고용시장이 사실상 창업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불황의 그늘이 빚어낸 기형적 창업열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중소기업청 및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설법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1350개) 증가한 2만5444개로 집계됐다.

중기청은 1분기와 3월 신설법인 수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에 대해 "수출·제조업 생산 증가 추세로 제조업 창업 증가가 크게 기여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종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의 경우 도·소매업 신설이 5167개로 가장 많은 전체의 20.3%에 달해 고용시장 전반에서 갈곳을 잃은 창업 수요가 대거 몰려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신설법인 숫자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창업하는 불황이 만들어낸 기형정 창업열풍이라는 분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창업박람회를 둘로 보고 있다. (c)창업일보.

대표자 연령을 살펴보더라도 40대(9293개, 36.6%) 법인 설립이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50대(6668개, 26.2%), 30대(5440개, 21.4%)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해 모든 연령에서 법인 설립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5인 미만 영세사업체 수와 근로자도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사업장의 기업 생존률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5인 미만 사업체 근로조건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5인 미만 규모의 사업체는 2006년 270만개에서 2014년 310만개로 약 40만개 순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5~299인 사업체가 18만개, 300인 이상 사업체가 999개 각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5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는 모든 산업에서 늘어났다. 특히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다. 두 산업은 여성 종사자의 비중이 높고 짧은 평균 근속기간, 낮은 기업 생존율이 특징이다.

2015년 기준 전산업 평균 여성 비중은 41%인데 반해 도소매업은 44.9%, 숙박음식점업은 67%로 더 높았다. 반면 근속기간은 도소매업 4.49년, 숙박음식점업 1.68년으로 전산업 평균 5.16년에 못 미쳤다.

최근 전체적으로 기업의 생존율이 하락한 가운데 2015년 전기업 평균 5년 생존율은 27.3%인데 도소매업은 24.3%, 숙박음식점업은 17.3%로 더 낮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낮은 기업 생존율은 평균 근속기간이 짧은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한고원은 해석했다.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5인 미만 사업체의 낮은 생존율은 임금근로자들이 장기근속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낮은 기업 생존율로 인한 고용불안 외에도 5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는 5인 이상 사업체들과 근본적인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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