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석 한성대 교수. 지식창업연구소장.
권영석 한성대 교수. 지식창업연구소장.

어느 화창한 가을날 오후 몸이 좋지 않은 스티브잡스는 자택 뒤뜰에 앉아 죽음에 대해 숙고했다. 산들바람에 흔들거리는 분홍, 하얀, 빨간 코스모스 꽃들 사이로 빨간 장미가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곤 했다. 거의 40년 전에 인도에서 경험한 것들과 불교공부, 환생과 영적 초월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 무엇인지 기억을 더듬어 갔다. 다음은 윌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의 마지막 부분이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엇이 우리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껴왔습니다. 죽은 후에도 나는 무엇인가 살아남는다고 믿고 싶어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고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순간적으로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래서 뭔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겁니다.”

그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전원스위치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딸깍’ 하고 누르면 그냥 한순간 모든 게 꺼져 버리는 거지요.”

그는 또 한 번 멈췄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그래서 내가 애플기기에 스위치 넣는 것을 그렇게 싫어했나 봅니다.”

나는 잠들기 전 오후 11경 항상 스마트 폰의 스위치를 꺼놓는다. 그때마다 스티브 잡스의 이 마지막 말이 기억난다. 그리고 내 영혼을 영원히 꺼버리는 순간처럼 스위치에 닿는 검지 부분이 약간 떨린다. 스티브 잡스가 이 세상을 떠난 지도 6년이 흘렀다. 우리는 그의 스마트 폰을 소비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소비자가 될 뿐만 아니라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가치를 부여했다. 카톡으로 대화하고 블로그와 카페로 글을 읽거나 쓰고 인스타그램으로 영상과 사진을 보고 페이스북으로 사람을 만나고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린다. 그는 이 세상에 없지만 우리는 스마트 폰에 깃든 그의 가치를 소비한다. 그는 전 세계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 진정한 생산자이다. 생산은 남지만 소비는 사라진다.

나는 스마트폰을 소비형태로만 활용하고 있었다. 생산자로서의 스마트폰 활용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에 내 생산시설인 블로그를 띄어놓고 수시로 글을 올리고 첨삭한다. 나를 위해 영업이나 마케팅맨처럼 활동해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올려놓았다. 우리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지식과 경험과 노하우를 스마트폰에 지식자본으로 축적시켜 놓을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언제든 올릴 수 있다.

아침 일찍 호수공원을 산책한다. 나무들도 잠이 깨어 싱싱하게 잎을 반짝거린다. 부지런한 참새가족은 부모들을 따라 무리지어 벌레들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먼 옛날 우리의 가족이나 친족공동체처럼 움직인다. 아버지와 삼촌, 할아버지와 할머니, 숙부, 조카들이 함께 모여 생활한다. 그들에게 월급이란 없다. 그들은 먹이를 찾는데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나누며 적극 활용한다.

가로수 나무들 아래 신호등을 따라 한무리의 직장인들이 빠른 물결처럼 분주하게 흘러간다. 그들의 뇌는 샌드위치 끼니로 영양을 공급받아 배터리를 온(on) 시킨다. 오늘도 직장인들은 자신의 영혼과 자유를 팔고 급여를 받기위해 직장으로 출근한다. 그들은 한달 급여를 위해 영혼의 배터리를 소비한다. 남은 것은 쥐꼬리만 한 월급이다. 아침부터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자로 적자난 카드명세서가 뇌를 방전시켜 밀가루로 충전된 배터리를 소모시킨다.

나는 가끔 직장인들이 오가는 거리에 앉아서 그들의 출퇴근길을 본다. 어떤 이는 그의 정신과 자유를 싼값에 팔러가고 어떤 이는 지식자본을 쌓기 위해 출근한다. 퇴근하기 위해 여의교를 넘어오는 행렬을 보면 대다수 직장인은 영혼과 자유를 팔고 오는 길이라 지치고 희망이 없다. 반면 지식자본을 쌓고 돌아오는 직장인은 발걸음이 힘차고 희망에 차있다. 하루하루를 스스로 생산자로 보낸다. 그들은 생산자만이 경제적 부와 자유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산자가 될 것인가? 지식자본의 생산자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든다. 콘텐츠의 어원은 원래 목차나 내용으로서 책을 의미한다. 블로그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생산기지이다. 블로그를 활용하면 지식자본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내 주변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활용하다가 포기한 경우가 많다. 그것은 처음부터 블로그를 생산자로서 활용하고자 하는 목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대해 외부로부터 무언가를 기대하고 그 기대가 무산됐을 때 대부분 블로그 활용을 포기하고 만다. 대다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대체 블로그를 운영해서 무슨 소득이 있는가? 수익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아 일찌감치 포기했어요.”

하지만 지식창업시대에 블로그는 지식자본을 생산할 수 있는 훌륭한 기지이자 공장이 된다.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 그는 지식자본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블로그에 칼럼난을 개설하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칼럼을 게재하라.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2단계 비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장에서 일어난 업무의 문제들과 성공들, 업무와 관련된 갈등들, 문제를 해결하는 노하우나 기술들을 모아 글을 써라. 사건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긴장과 불안, 두려움, 걱정, 해결책들을 담으면 스토리가 된다. 아울러 독자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넣는다. 이러한 칼럼들이 모여 한권의 책 분량이 되면 독자들에게 꿈이나 문제해결 혹은 인생변화에 대한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 이것은 당신이 지식창업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본이 된다.

직장인들이라면 대다수가 막연히 창업을 꿈꾼다. 그들은 방법도 모르고 절차로 모른다. 그에 대한 도움을 받기를 원하지만 그 도움조차 어떻게 받아야 할지 모른다. 자신의 경험담이나 지식과 노하우를 책이나 콘텐츠로 만들면 훌륭한 지식창업의 자본이 된다. 특히 지식창업은 일반 창업들과는 달리 무자본 창업이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 취미를 활용할 수 있다.

둘째, 블로그에 책을 써라. 블로그를 책을 쓰는 기지로서 활용하라. 나는 블로그의 닉네임과 타이틀을 ‘권영석의 지식창업이야기’라는 콘셉트로 잡았다. 블로그의 좌측 메뉴를 보면 크게 카테고리와 태그, 최근 댓글과 다녀간 블로거, 이웃 블로거, 그리고 활동정보로 나눈다. 이 메뉴 중에 전체보기 첫 메뉴를 칼럼난으로 만들어 책의 목차처럼 나눈다.

즉 책 쓰기를 고려하여 메뉴로 나눈다. 궁극적으로 책 출간이라는 목표달성을 기대하고 꾸준히 글을 써나간다. 각 카테고리별 책에 맞는 주제를 달고 일주일에 칼럼 한편씩 써나간다. 책 한권의 분량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써 나간다. 나는 블로그 전체의 콘셉트를 한권의 책 제목으로 정했다. 각 장별 8개 정도의 칼럼들을 게재한다.

나는 예비 창업자들을 지원하면서 쉽게 지식과 경험을 자본화할 수 있는 지식창업모델을 만들었다. 지식창업모델은 책 쓰기가 기본이며 핵심적인 활동이다.

직장을 단지 당신의 시간과 노동을 팔아 월급이나 받으며 인생을 소비하는 곳보다는 당신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생산기지로 활용하라. 그래야만이 당신은 직장이라는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부유하고 행복한 인생을 누릴 수 있다.

월급쟁이로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당신은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라. 생산기지는 당신이 항상 들고 다니는 손안에 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면서까지 우리에게 아름다운 선물을 주고 갔다. 그것을 인생에 활용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애플기기에 전원스위치 넣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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