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공증된 인큐베이터에 입주했다는 것은 인정받았다는 증거가 될수도 있다. 우선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한 임대료와 각종 투자유치기회 및 다양한 교육과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큐베이터들은 꽤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스타트업에 도움될만한 관련 전문가의 글을 싣는다 [편집자 주]

‘스타트업에게 인큐베이터’란 한마디로 제대로 된 회사의 모습이 되도록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 모양을 갖출 때까지 공간을 제공해주고 보육해주는 기관이다. 아직 ‘기업’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아이디어만 있는 팀은 일단 코워킹 스페이스에 모여서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한다. 어느 정도 구체화되어 누구에게나 아이템을 피칭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문을 두드려볼 수 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매년 1회나 2회 정도 공모를 통해 입주할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검증 프로세스 또한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여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 입성했다는 것은 아이템의 사업성이나 준비에 있어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 합류하는 것은 홍보 측면에서도 이롭다. 인큐베이터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미디어의 우선순위 취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자들도 인큐베이팅을 통해 한 번 검증된 스타트업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한국의 주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마루180, 디캠프, 구글캠퍼스_서울, 헤이그라운드, 창업허브 등은 모두 건물 전체 혹은 한 층 전체를 다 점유하고 있다. 이곳들에 방문해보면, 거기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미디어 등 유관기관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에 함께 입주해 있는 경우가 많다. 창업자, 투자자, 기자와 창업지원기관 사람들이 만나는 허브인 것이다.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플레이어,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플레이어, 스타트업을 액셀러레이팅하는 플레이어,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플레이어 등으로 구성된 것을 흔히 스타트업 생태계라고 하는데, 인큐베이터를 보고 있으면 이것이 곧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한다는 느낌이 든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 입성했다는 것은 아이템의 사업성이나 준비에 있어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는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인큐베이터를 중심으로 한 번 더 정리해본다. 우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공간을 제공하고 공간운영에 특화되어 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일반적으로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공공의 성격을 띤 한국의 대표적인 인큐베이터인 디캠프와 마루180의 경우에는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구글캠퍼스의 경우에도 매우 넓은 층 하나를 다 사용한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보통 공간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보육 또는 공간만 제공하는 역할만 한다. 반면에 액셀러레이터는 씨드투자와 창업교육, 전문가컨설팅,투자유치 등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이 경계가 지금은 무너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둘 사이에 장단점은 인큐베이터는 공간운영에 특화되어 있으나 엑설러레이팅에 좀 약한 면이 있고 엑설러레이터는 공간운영을 해보지않았기 때문에 공간의 재해석  및 창발적인 공간문화 측면에서 약해 센터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필요한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연결’해준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공간을 보유하고 있기에, 그 안에서 각종 행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디캠프, 마루180, 구글캠퍼스 서울 등의 대표적인 인큐베이터는 각자 개성 넘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한다. 하지만 인큐베이터 측에서 직접 스타트업들에게 일대일로 멘토링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그런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나 창업자 출신 인물을 초청해 강연회나 네트워킹 행사를 연다. 즉, 스타트업들과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반면, 액셀러레이터는 운영하는 파트너들 자체가 사업 경험이 있는 창업 선배들이거나 한 분야의 오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스타트업들에게 해당 비즈니스와 좀 더 직결되는 멘토링을 일대 일, 일대 다의 방식으로 제공해준다. 약간의 예외적인 사례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디캠프의 경우‘오피스 아워Office Hour’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멘토링은 아니고, 30여 명의 멘토를 창업자들과 연결해줌으로써 애로사항을 풀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스타트업에게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이 독립적으로 사무공간을 마련할 때까지 부모 역할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웬만큼 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아이가 커서 경제활동을 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에도 지원해주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액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터에는 또 한 가지 두드러진 차이점이 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뒤에는 대다수 재단, 대기업, 혹은 정부가 있다는 점이다. 디캠프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마루180은 아산나눔재단, 구글캠퍼스 서울은 구글, 본투글로벌은 정부에서 설립한 것이다.민간의 대표적인 인큐베이터는 위워크.패스트파이브,르호봇 등이 있는데 여긴 주식회사이므로 공간입주가 거의 대부분이 유료이나 많은 소기업과 대기업TF팀들이 요즘 공유오피스를 입주하고 있어 스타트업만을 바라보고 창업생태계를 키워간다는 말은 대입시키기 어려울 듯 하다. 하지만 민간 인큐베이터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작지않은 임대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입주하는 이유는 아마도 상주매니저의 역량,고급스런 인테리어와 대형화, 질 높은 서비스,입주기업간의 협업,개성있는 공유오피스 이벤트 등이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하는 공공의 인큐베이터 서비스보다 한 차원 높은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한발 앞서는 비결이기도 하다. 엑셀러러이터의 경우, 기업이나 정부가 운영하는 것도 있지만 뜻이 맞는 벤처1세대들과 엔젤투자자들이 ‘개인’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곳이 많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점진적으로 자금도 대고 운영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인큐베이터에서 인큐베이팅 기간이 끝난 뒤에, 그 중에서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다. 이렇게 되면 인큐베이터인 동시에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큐베이터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고 있는 디캠프가 등장한 2014년 전,후로 인큐베이터의 점진적 진화를 보였고 4년이 지난 인큐베이터는 엑설러레이터 기능까지 갖춰야만 공공이든 민간이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 단적인 예로 위워크는 위워크랩스를 만들어 엑설러레이팅 기능을 보강했고 디캠프와 비슷한 성수동에 있는 ‘헤이그라운드’ 역시 소셜벤처 특화로 인큐베이터로 엑설러레이팅까지 함께 지원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기업 중 한화드림플러스. 롯데 엑설러레이터, 네이버D2팩토리, SK서울캠퍼스, IBK 등 최근 4~5년 동안 무수히 많은 창업지원센터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H/W+S/W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창업지원센터로 포장한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다.

김영록. 스타트업카르텔 저자
김영록. 스타트업카르텔 저자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