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김부경 기자] 

돈을 벌기 위한 기본 장치를 구축하고,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기 까지 버틸 여력을 주는 것 역시 ‘돈’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태생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야 신경 쓸 일도 없다. 사실 그런 사람은 돈을 벌려고 사업을 할 이유조차 없을 수도 있겠지만….아니다, 돈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원할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창업자는 돈이 부족하다. 알토란같은 시드머니가 바닥나는 일은 순식간이다.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갔을까? 대부분의 창업자가 푸념하면서 털어놓은 공통적인 얘기들이다. 

그래서 자금조달이라는 단어가 생겼나 보다. 조달(調達)은 ‘자금이나 물자 따위를 대어 줌’이라는 의미다. 더도 덜도 없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업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유치’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이 말이 좀 묘하다.

‘유치(誘致)’는 ‘꾀어서 데려오거나 행사나 사업 따위를 이끌어 들인다’고 사전이 뜻을 풀어놨다. ‘꾀어서’가 있으니 어감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 말이 ‘투자유치’처럼 투자라는 말과 매번 어울려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투자(投資)라는 말이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는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을 대는 사람도 자기의 ‘이익(利益)’을 ‘꾀하기’ 위해 투자하므로 창업자가 이에 대해 애써 미안해하거나 선제적 부채를 느낄 필요는 없다. 

‘투자유치’의 이러한 함의(含意)를 짚어보는 것은 이 말이 가지는 경제적 확장성 때문이다.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1억 원이 하찮을지도 모르나, 그 돈이 뛰어난 사업가의 수중으로 들어가면 수십억, 혹은 수천억을 벌어들일 수 있는 종잣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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