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의 밑거름
모방은 창조의 밑거름
  • 왕연중 한국발명교육연구소장
  • 승인 2019.08.01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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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은 제2의 창조’라고 한다. 붕어빵틀에서 똑같은 모양의 빵을 거푸 찍어내듯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떳떳한 재창조 작업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모방은 인간 역사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며 스며들어 있었다. 태초에 불의 사용법을 처음 습득한 인간에게서 다른 인간이 이 방법을 배웠고, 이것은 점차 ‘따라 하기’라는 연습작용을 거쳐 인류 전체에게 퍼진 것이다. 모든 것은 이런 식이었다. 동양의 과학기술은 바로 서양의 그것으로 이어지고, 서양의 정치기술은 곧장 동양의 사회로 스며들었다. 보다 나은 것을 닮고자 하는 욕망들이 오늘의 세계를 이룬 것이다.

이것은 발명세계에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이디어의 보고인 것이다. 튼튼한 육체라도 고된 노동과 장기간의 활동을 지속하면 반드시 활력을 잃고 지치게 마련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는 항상 생태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정신활동에도 유사하게 일어난다.

처음 사회에 들어선 사람들에겐 신선한 아이디어가 충만하다. 마치 갓 생긴 샘터에서 물이 솟아오르듯 쉬지 않고 참신함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고 계속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머리가 굳어버렸는지 더 이상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아이디어 창조 작업도 힘겹기 짝이 없다. 이럴 땐 주저하지 말고 주위를 돌아보자. 다른 사람에 의해 이미 사용된 아이디어라도 놓치지 말고 유심히 관찰하자. 의외의 실마리를 얻어낼 수도 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의 재활용이라고나 할까?

모방을 제2의 창조의 밑거름으로 삼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에게 엔진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디젤은 한 고등학교의 여교사가 만든 라이터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엔진을 발명했다.

“학교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 구조가 놀라웠어요. 라이터보다는 엔진에 이용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죠.”

라이터에서 발명품의 기둥이 되는 중요 아이디어를 얻어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도 루돌프 디젤은 어색하거나 민망스럽다는 표정은 짓지 않았다. 그 설명을 들은 사람들도 그를 전혀 비방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한 모방이라면 전혀 부끄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은 라이터의 원리에서 엔진의 비밀을 풀어낸 그의 창의력에 박수를 보내야할 것이었다.

발명왕 에디슨의 경우에도 ‘남이 사용한 신기하고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찾는 습관을 기르자’라고 스스로에게 되 뇌일 정도로 모방 작업을 즐겨했다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모방이 단순한 베끼기 작업이 아니며, 비겁하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방도 하나의 기술이다. 자기의 것만을 최고라고 믿고 다른 데에 눈을 돌리지 않는 이들은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모방의 기술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방의 기술이 발명가의 창조력과 만날 때 비로소 새로운 발명품으로 태어난다는 점이다. 세계는 넓고 쓸 만한 아이디어는 많다. 발 빠르게 움직이며 많은 정보를 수집하자.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할 줄 아는 것도 현대인이 가져야할 소양인 것이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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