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9번째다. 수년 전부터 집배원 과로사 문제가 제기됐고, ‘집배원 노동 조건개선 기획추진단’에서는 적정 노동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19년, 20년 사이 2000여명 추가충원과 안전보건관리 전문 인력 확보 등 7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우정사업본부의 재정상황은 추가인력 확보는커녕 현상유지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정사업본부 주수입원인 우편사업은 통신기술 발전과 우편물량 감소에 따라 계속해서 줄어왔고, 지난 2월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모바일 전자고지를 확대하기로 해 감소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정사업본부는 각종 고지서가 카톡·문자 전송되면 2년간 900억 원의 수입이 추가 감소할 것이라며, 경영악화와 인건비 증가 등으로 올해만 1960억, 20년에는 2958억원의 적자를 예상한다. 노사대타협, 자산매각, 각종 매출 증대 노력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다.

우정사업은 정부가 책임지고 있는 공공사업이다. 이윤만을 생각한다면 산간 도서 지역의 우편 서비스, 물류 서비스를 할 이유가 없다. 기술발전에 따른 쇠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경영악화가 집배원 노동자 건강을 위협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려선 안 될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우정사업본부 재정악화는 집배원 노동자들의 과로사뿐 아니라 노사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이를 방치해선 안 된다. 집배원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공공 우편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일반예산을 지원하거나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주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 사망하신 집배원 노동자께 조의를 표하며,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김종훈 민중당 원내대표
김종훈 민중당 원내대표

 

* 외부원고의 경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