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대학 교수로 가다
중국 칭화대학 교수로 가다
  • 차홍규
  • 승인 2019.05.17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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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차홍규 교수의 '중국이야기'
중국 칭화대 교수시절.
ⓒ차홍규

필자가 중국 북경의 칭화대학에 교수로 가게 된 동기는 우연한 곳에서 계기가 되었다. 

15여 년 전에 중국 라오닝성(辽宁省) 션양(沈陽)에 위치한 노신미술학원(중국에서 학원은 4년제 단과대학)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할 때였다. 

관람객 중 한 30세 좀 넘을까하는 아리따운 중국 여인이 필자에게 개인전 작가시냐며 본인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기에 중국물정에 어두운 필자로서는 작품을 구매 하려는 콜렉터분 이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며 작품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상세한 설명을 하여 주었다. 

잔잔한 미소를 띠며 설명을 한참 듣고는 스스로를 “중국의 베이징에 있는 인민예술가(人民藝術家) 잡지사 책임자라”라고 신분을 밝히며 전시된 작품 유형들은 중국은 물론 해외 어느 곳에서도 이러한 작품들은 처음으로 보았다고 감동이라며 감탄하면서 필자에게 베이징에 한 번 올 것을 권유하였다. 

그 후로 오라는 독촉전화까지 몇 번 받고 보니 필자로서야 무엇이 두려울 것 없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가겠다고 응답을 하고 전시가 마무리 된 후에 북경을 찾아 가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책임자는 필자의 전시는 알지도 못했는데, 노신미술학원의 미술관은 중국 동북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관으로 마침 필자가 전시하는 기간에 중국계 핀란드 국적의 유명한 작가가 필자와 동시에 전시가 있어 그의 전시 취재를 왔다가 우연히 필자의 작품을 보게 된 게 계기가 되었던 것이었다.

ⓒ차홍규 교수.

필자가 북경에 간다는 소식에 그 책임자는 회사를 3일간이나 빠지면서까지 중국 미술관을 비롯하여 개인미술관 중 가장 규모가 큰 찡르(今日)미술관–반관, 반민 형태의 미술관으로 중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국내는 물론 해외의 우수한 작가들에게 작업장은 물론 숙소, 차량 등 일체의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중국내 대표 상업미술관으로 미술관장을 소개하여 주었다. 

의례적인 미술관장과 대담 후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전시담당 책임자와 면담을 가졌는데, 대뜸 필자의 작품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며 “저희가 작업장도 숙소도 다 마련하여 주겠다”며 우리 금일 미술관 작가로 작업에 전념하시라며 은근한 추파(?)를 던지기에 황당함과 함께 당혹도 하였지만, 어떠한 구속을 싫어하는 성격이기에 호의에 감사를 표하는 선에서 거절하였다.

그러한 소개에도 필자가 탐탁지 않게 생각하니 다시 칭화대학 미술학원의 원장(우리의 학장)을 소개하여 주였다. 중국의 접대문화는 으레 그렇듯이 떡 벌어지게 한상을 차려 거나하게 먹이고는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는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중국내 어느 대학(이는 국내 대학도 동일)에서도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정밀 왁스조각과 정밀주조방법(Investment Casting)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여기서도 필자는 교수라는 직업에 얽매이는 것 보다는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가 좋다고 예의를 갖추어 거절하자, 느닷없이 작업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여 주면 학생도 가르치면서 작업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강한 의사표시를 하여, 호기심에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 물으니 도리어 무엇을 원하는가 하여 넓은 작업 공간(600평)과 완벽한 주물시설을 해줄 수 있느냐고 요구하며, 그 공간에서 제 작업도 하며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다하니 그 자리에서 좋다고 응하여 칭화대학에서 교직을 수행하며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인들이 자신들에 필요한 것이라면 얼마나 적극적이고 집요한지를 알게된 계기이기도 하였다.

이 점은 국내를 생각하면 무척이나 아쉬운 점으로 국내 어느 미술대학도 주조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했고, 당연히 학생들은 스스로 제작한 작품을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손으로 주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배움이 없다보니 전문 업체에 맡겨야 하는 현실은 참으로 아쉽다. 

ⓒ차홍규 교수

미술의 술(術)자는 ‘꾀’ 술자로 글자 그대로 재주가 있어야 하는데, 조각만 하고 주조는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 중국인인 칭화대학 졸업생들은 조각을 하고, 자신들이 만든 조각품을 직접 주조까지 하여 완벽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데, 우리의 대학생들은 그렇지 못하니 필자로서는 마음이 아프다.

요즈음  후퇴하는 일련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중국이 일본 못지않게 더 가까운 이웃나라가 되어가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는 참 격세지감으로서 6.25 당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던 공산국가이며, 죽의 장막에 싸여 못사는 나라로 학교에서 배워왔던 필자의 세대로서는, 뉴스시간에 중국의 아오란 그룹 직원 6000명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아와 그 수익만도 120억원이 넘는다 하며 그 많은 인원의 식사 제공을 위하여 거대한 주차장을 식당으로 변신시켰다 한다. 이토록 급변하는 세상에 흑백논리의 이분법적인 사고보다는 보다 폭넓은 사고와 변화하는 세상에 걸맞게 도전과 개척정신이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참고로 칭화대학은 북경대학과 더뷸어 중국의 최고 명문대학으로 이 대학 출신의 유명인사로 중국의 현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과 전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를 비롯하여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1957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정다오[李政道]와 양첸닝[陽振寧], 우방궈[吳邦國]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이 있다. 

지금의 불편한 한-중 관계는 참으로 아쉽지만, 문화예술에 국경인 없듯이 예술인들은 끊임없이 교류하여 평화로운 관계 설정에 한 걸음이라도 다가가는 교두보가 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 차홍규 교수. 한중미술협회회장
글 차홍규 교수. 한중미술협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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