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분야도 진출해야...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한국유니콘 全無”

[창업일보 = 성창일 기자] 한국의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별 규제를 개선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이들 기업에 대한 회수전략(Exit Strategy)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합병이나 상장을 통한 기업공개를 통해 회수를 실행한 데 비해 우리는 그 사례가 턱없이 부족해 이에 대한 개선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CB Insight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산업진출과 M&A, 기업공개 현황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설립 10년 이하의 기업 가치가 1조원(10억 달러)이상의 비상장 기업인 유니콘 기업은 우리나라에는 쿠팡, 위메프, 비바 리커블리카, 옐로모바일, 우아한 형제들 등 8개 기업이 있다. 현재 글로벌 유니콘 수는 347개이며 미국이 173개로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나라가 유니콘 기업수가 적다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 산업 분야의 유니콘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더 심각하다. 

현재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상위 10개 산업 중 한국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전자상거래,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 수요산업 등 4개 산업이다. 하지만 헬스케어, 전자보안, SNS 등은 단 한 곳도 없다.  수요산업은 고객의 수요가 있을 때 언제든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와 재화를 공급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Didi Chuxing, Grab Taxi 등의 승차공유, 우아한형제들, Zume Pizza 등이 음식배달 사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그 원인을 업계의 만성적이고 현실적인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면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DTC(비의료기관과 환자간 직접 검사) 검진 항목은 ‘이것만 되고 다른 것들은 안 된다’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산업도 마찬가지로 비식별 데이터를 개인정보로 간주하고 상업적 활용을 금지하는 규제로 인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규제 등으로 인해 한국이 진출하지 못한 전기차 등 6개 산업 분야에 진출한 세계 유수의 유니콘 기업들의 가치 총액은 1,426억 달러로서 한국 유니콘 기업가치 총액 259억 달러의 5.5배에 이른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되기위해서는 벤처기업데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했다.

2019년 5월 현재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쿠팡 등 8개 기업이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 M&A나 IPO 등의 방법을 통해 회수전략을 실행한 기업은 지난 10년간 2014년 다음을 합병한 카카오 단 1곳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134개의 유니콘 기업이 상장하거나 인수합병했고 중국에서는 30개 기업이 회수전략을 실행했다. 

한편 2009년부터 2019년 5월까지 지난 10년간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총 204개사가 투자회수 전략을 실행하였으며 그 방법으로는 기업공개(60%), 인수합병(3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사 17개사 중 12개가 외국계 자본이다.  한국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사 중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단 네 곳에 불과하다. 

한국의 벤처기업은 외국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어적·지리적 제한으로 인해 투자 결정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외국 투자자들 중에는 Sequioa Capital, Hillhouse Capital 등 글로벌 투자 전문회사도 있으나 Tencent Holdings(이하 텐센트)와 같은 IT 기업들도 유니콘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100% 지분을 보유한 투자 회사인 텐센트 모빌리티를 통해 25개 글로벌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고 있고 이는 세계 1위 벤처캐피털인 Sequioa Capital(24개)보다 많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단기간 내 사업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의 유니콘 기업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즉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한 유니콘 기업의 육성 환경 조성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이와관련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한국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시키기 위해서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야는 규제만 완화하면 산업 발전이 충분히 가능한 분야이다”라며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벤처기업의 민간 투자자를 다양화하고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주회사의 CVC 허용, 벤처기업의 대기업 집단 편입기간 연장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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