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김성규 기자 = 금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현재 금값 현물은 뉴욕 시장에서 온스당 1144.56달러(약 138만1940원)로 전장에 비해 0.5% 상승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인 25~26일 이틀간 휴장을 뺀 24일, 27일에 이어 사흘 연속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락해온 상승세를 타자 이에 대해 관련자들 사이에 금값의 오름세가 계속 이어질지 갑론을박이 뜨겁다.

금값이 '트럼프 쇼크'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하락한 데는 선거 승리 후 트럼프가 행한 첫 수락 연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통합, 사회간접자본 시설 투자, 감세에 방점을 맞춘 연설문 내용이 트럼프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거둬냈다는 뜻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맥을 못 추던 금값이 다시 상승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뚜렷해지자 투자자들이 금의 인플레 헤지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1.7% 상승하며 물가상승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월간 단위(전년비)로는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급락했던 미국 금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출시된 골드바. 사진 뉴시스. (c)창업일보.

하지만 이러한 금값 상승세가 유지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투자자들은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을 여전히 줄이고 있다. 지난 27일 현재 금 관련 ETF의 금 보유량은 1.1t 감소한 1778t으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ETF의 금보유량은 32일 연속 줄었다.

해외중국은행(Oversea-Chinese Banking Corp)도 금값의 추가 하락을 내다봤다. 이 은행은 금값이 내년 3분기 온스당 1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 호전되는 세계경제 전망이 금값을 짓누를 것이라는 뜻이다. 이 은행은 지난 3분기 금값을 가장 정확히 예측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금값은 그동안 세계 경제가 출렁일 때 급등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해인 지난 2009년 23.4% 올랐고, 이어 2010년에도 27.1% 상승했다. 또 2011년 10.1%, 2012년 7% 각각 올랐다. 일본 아베 신조 내각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3년 이후 3년 연속 하락한 금값은 올 상반기 다시 25% 급등했다.

금값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장에 비해 1.6% 오른 온스당 1308달러(약 149만원)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시 후보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잇단 힐러리 흠집내기에 힘입어 일부 지지율 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추월하는 등 막판 선거 판세가 요동을 치자 불안을 먹고 자라는 '금값'이 쑥쑥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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