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최종결정에 이목 집중


【창업일보】이태식 기자 = 한진해운의 생사(生死)가 이번 주 내에 결정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문제에 대한 한진그룹차원의 입장표명이 금주 내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 회생의 데드라인을 다음달 4일로 잡고 있다. 하지만 각종 실무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번 주까지는 한진그룹 차원의 지원 대책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회생에 있어 한진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은 필수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용선료 인하, 선박금융 상환유예,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룹 지원 없이는 모든 게 무의미하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모든 과제를 완수하더라도 향후 1년6개월간 7000억여원의 운영자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 부분을 한진그룹이 직접 메워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계열사 유상증자 등을 통해 4000억원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쪽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jpg▲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진해운에서 71-2회 주식회사 한진해운 사채권자집회 사전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 뉴시스. ⓒ창업일보.
 

상황이 이런 만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종 결단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떻게든 조 회장이 지원방안을 마련해 회사를 살려내지 않겠냐는 낙관론이 있는 한편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조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을 마련해올 것으로 보는 쪽은 한진그룹이 그간 육·해·공 통합물류기업을 지향해왔다는 사실과 그의 아버지인 조중훈 창업주가 상당한 애착을 가졌던 회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런 점 때문에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글로벌 해운경기의 직격탄을 맞고 쓰러져가던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그의 제수인 최은영 전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하는 등 적극 회생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운경기 침체가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함께 4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무리하게 끌어올 경우 심각한 재무위기가 대한항공 등 타계열사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손을 놓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육상운송 계열사인 한진이 한진해운의 핵심자산인 미국 서부 롱비치터미널의 지분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한진해운을 포기하는 과정 중 하나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터미널은 화물운임과 달리 시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이익을 내는 데다 대형 글로벌 선사들과의 영업형상에서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롱비치터미널은 연간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미 서부항만의 대표 터미널이다.

최악의 경우 한진해운이 그룹에서 분리돼 법정관리로 갈 수 있지만 이같은 알짜재산 확보를 통해 일정부분의 수익은 그룹으로 계속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진은 지난 6월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을 한진해운으로부터 621억원에 인수하고 지난달에는 베트남 딴깡까이맵 터미널 지분을 229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최종 결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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