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창업자 중에서는 자기 돈 들여서 창업하는 사람을 보고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필자와 창업상담을 할 때 가장 집요하고 자세하게 물어보는 것이 대출이 얼마까지 되는지 체크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있다. 대출을 받아 창업하는 것도 창업자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은 창업이라는 준비에서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홍사장(48)은 빚 무서운 줄 모른다. 돈을 빌릴 수만 있다면 창업을 하여 나중에 갚으면 되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홍사장은 창업비용으로 7,000만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창업준비를 하다 보니 7,000만원을 가지고는 제대로 된 창업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눈높이만 올라갔다. 창업박람회등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상담을 받아보았다. 예상 창업비용을 뽑아보니 점포비용까지 포함하여 7,000만원이라는 자신의 창업비용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가맹본사 상담직원은 창업비용이 부족하면 대출을 알선해준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래, 이왕창업을 할 거라면 적게 투자해서 힘들고 적게 버는 것보다 제대로 투자해서 목돈을 벌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맹본사 직원은 점포를 포함하여 2억 원 정도 창업비용으로 시작을 하면 번듯한 가맹점을 좋은 자리에서 운영하여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하였다.

 일단 부족한 창업비용은 가맹본사에서 알선하는 대출을 받고 부족한 비용은 정부의 창업자금 대출 등을 받으면 될 것 같다는 계산이 나왔다. 가맹본사 직원은 정부지원대출 자금을 충분히 받을 수 있으며 정부돈은 대출이율도 좋고 안 갚아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였다.

창업.jpg▲ 과중한 창업대출은 '독'이 될수도 있다. ⓒ창업일보.
 
 이제 홍사장은 가맹점 운영을 해야 하니 본인의 차량은 사업을 위해 타고 다녀야 하고 와이프도 주말에 아이들과 움직일 수 있도록 소형차도 한 대 사주었다. 물론 자동차 대출 할부이다. 비록 대출로 마련한 돈이었지만 창업을 해서 벌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대출금을 썼다.

 외식업 창업은 아이템별로 일 년 내내 잘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의 굴곡이 있는 계절지수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생맥주전문점은 여름 매출은 좋지만 겨울에는 다소 어려워지는 것이다.

 외식업 창업 뿐 아니라 모든 사업이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여유자금을 적절히 가지고 운영을 해야 한다.

 홍사장은 창업 초기 매출은 그런데로 잘나와 월 800 ~ 1,000만 원 정도를 손에 쥐니 대출금을 갚으며 생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떨어져 대출금을 막다보니 본사에 주문하는 식자재 물류비를 밀릴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점포의 임대료도 한 달의 매출수익을 가지고는 내기 어려운 시기였다.

 가맹본사에서는 비수기라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너무 걱정 하지 말라고 하였다. 몇 달 후 비수기가 지나가면 손해를 보았던 매출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단기간의 매출을 보지 말고 1년간의 장기간에서 수익을 생각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홍사장은 성수기가 다시 올때 까지 계속 대출금을 막으며 이런 매출로 가맹점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었다.

 홍사장은 가장 먼저 직원을 줄여 인건비용을 줄였으며 홍보도 물론 못 하였다. 심지어 식자재의 원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본사에서 유통하는 정식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몇 개월을 근근이 버터서 성수기가 왔지만 매출은 예전 성수기의 매출이 아니었다. 이미 고객의 발길은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매장을 운영하며 대출금을 갚기에는 항상 운영자금이 부족하였다. 또한 일하는 만큼의 노력에 비해 손에 쥐는 결과물이 없으니 가맹점 운영의 열정도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부족한 운영자금에 쪼들리다 보니 다른 비용을 줄여서 운영을 근근이 하게 되었던 것이다.

 고객들은 기존의 서비스와 맛을 느낄 수 없었고 특히나 어두운 점주의 얼굴에 고객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홍사장이 무리한 대출을 받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창업을 작게라도 시작하였다면 점점 키워가는 재미와 창업의 노하우를 익혀갔을 것이다.

 처음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 바랍직하다.   가맹점을 직접 운영하며 정말 자신감이 생겼다면 그때야 비로소 공격적인 투자와 창업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 글쓴이 박성원은 프랜차이즈창업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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