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신재생에너지 모듈 에너지저장장치(ESS) 점유율은 38%로 1위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중국판 나스닥) 상장 후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SDI의 기업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CATL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세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로 도약했다. 삼성SDI 중대형전지 사업과 비교하면 올해 예상 매출액은 1.4배, 영업이익률 16%로 높은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 

CATL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0.6GWh를 공급해 17.8%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삼성SDI는 3.3GWh를 공급해 5.5%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CATL의 선전은 지난해 중국 전기 승용차 시장이 72%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의 47%를 차지한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시장 기회 측면에서 CATL이 유리하지만, 기술력에 기반한 미래 경쟁력은 삼성SDI가 앞설 것"이라며 "특히 중국 정부 보조금이 소멸되는 2021년부터는 중국에서도 대등한 싸움을 해야 한다. 향후 자동차전지 시장은 Panasonic, LG화학, 삼성SDI, CATL 등 4강 구도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BMW, Volkswagen 그룹, Fiat Chrysler 그룹의 '퍼스트 벤더(1st Vendor)'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유럽계 및 미국계 OEM 대상으로는 LG화학과 삼성SDI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들 OEM들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양사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력에서 삼성SDI가 CALT에 앞선다. 대표적인 것이 삼원계 양극재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초기에 집중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비해 삼원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무게/부피, 원가 절감 여지에서 우위를 가지며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을 60%로 높인 'NMC 622'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NMC 811보다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NCA 배터리로 직행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배 터리 용량을 120Ah로 늘린 3세대 제품을 공급한다. 

이에 비해 CATL은 NMC 111에서 NMC 532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중국 내에서 삼원계 기술이 가장 앞서 있고, BYD를 추월한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모듈인 에너지저장장치(ESS) 경쟁력은 삼성SDI가 압도적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38%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ESS 매출액은 266% 급증한 1조5000억원으로 전망된다. ESS 환경에서는 긴 수명과 내구성을 앞세운 각형 폼 팩터(Form Factor)의 경쟁 우위가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매출 비중은 20% 초반대였지만, 올해는 ESS 덕분에 10% 가량 성장한 30% 초중반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CATL의 지난해 ESS 매출액은 1650만위안(매출액 비중 0.1%)에 그쳤다. ESS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전기차에 비해 ESS의 기술적 장벽이 더욱 높게 평가되는데, 높은 내구성, 고밀도, 수명을 충족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및 지열 발전시설을 설치한다는 소식도 삼성SDI에겐 호재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1GW급의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상시전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효율면에서 리튬베이스 ESS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태양광 발전량의 3~4배를 ESS 저장용량으로 확보하는 만큼 삼성전자는 2020년에 약 10GWh급 ESS를 보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ESS 판매가격을 kWh당 300달러로 가정하면 배터리업계 입장에서는 3조원 규모의 프로젝트이고, 삼성SDI의 올해 ESS 매출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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