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위기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가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이는 26개월 만에 최대의 감소폭이다. 생산부분에서 반도체가 1.2% 증가했으나 자동차(-3.7%)·기계장비(-4.3%) 등이 줄어 전월보다 2.5% 감소했다. 반도체를 제외하곤 전 산업에서 감소세를 보인 셈이다.

공장 가동률도 떨어졌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69.9%) 이후 최저치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로 나타났다. 지난해 73.4%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3%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는 기업들이 향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 문제는 늘어나는 재고이다. 3월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1.2%늘었다. 지난해 3월대비 10.4%나 증가했다. 반도체 재고는 1년만에 무려 53.1% 증폭했다. 자동차도 2월에 비해 15.1% 증가했다. 한마디로 해외나 국내 시장에 풀려야 할 제품들이 창고속으로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기업의 설비투자도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달 설비투자는 기계류(-11.6%) 투자 하락폭이 워낙 커 한달만에 7.8%나 줄었다.

재고가 쌓이면 공장을 놀릴 수밖에 없다. 당연한 이치이다.  설비투자가 줄고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기업들이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의 정책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여러 가지 구조적 변화가 기업들로 하여금 몸을 사리게 만드는 요소일 수 있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 다양한 업종의 부상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우리 산업의 근간이고 가장 우량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위기의 제조업을 살릴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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