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1 액면분할...1주당 5만원대 '국민주'로 거듭나

삼성전자 주식이 내일부터 내달 3일까지 거래중지된다. 삼성전자는 5월 4일부터는 5만원대 국민주로 거듭난다. 50대 1 액면분할작업때문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창업일보)노대웅 기자 = 삼성전자 주식이 50대 1 액면분할 작업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다음달 4일부터는 1주당 5만원대에서 거래돼 국민주로 거듭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증권가에서는 액면분할로 기업의 펀더멘털이 바뀌지는 않으나 그동안 250만원을 훌쩍 넘는 '황제주'였다는 점에서 향후 거래량 등 유동성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액면분할 효과가 단기에 그치고 실적에 따라 주가 향배가 좌우된다는 올해 실적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액면 분할 및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을 결의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며 보통주는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우선주는 1억주에서 50억주로 늘어난다. 

코스피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7.4%, 코스피200 내 비중은 19.7%에 달한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와 운용사, 선물회사 등과 협의해 삼성전자 주식 분할 관련 매매거래 정지기간을 평균 15매매일에서 3거래일로 대폭 줄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거래정지 기간 개별 종목과 선물, 옵션을 제외하고는 구성 종목으로 포함돼 있는 코스피200과 ETF, 선물 등은 정상 거래가 된다"며 "삼성전자 가격은 변동 없는 걸로 반영이 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전날(260만7000원)보다 4만3000원(1.54%) 오른 26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1주에 5만원대에서 거래가 가능해져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액면분할 기업 39개사의 거래정지 이전과 이후 60일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24개(61.5%) 기업에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규 연구원은 "시가총액 5000억 이상 기업의 경우는 7건 중 4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한 기업수의 비율이 높았다"며 "시가총액이 큰 종목의 경우 유동성 증가에 따른 거래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주식이 고가주라는 측면에서 액면분할로 인한 유동성 확대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개인 주주에게도 투자 접근성을 개선시키며 향후 강화될 주주환원의 수혜 범위를 확대시킬 전망"이라며 "액면분할이 펀더멘털과 무관함에도 거래량 확대와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액면분할에 따른 펀더멘털 변화가 없는 만큼 영향은 단기에 그치고, 결국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앞서 개인은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발표한 지난 1월3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3조536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금액인 7조961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기업의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기준 6.4배 수준으로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며 "최대 실적 달성과 화끈한 주주환원 정책,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량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더 이상 삼성전자를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대미문의 50대 1 분할이라는 점과 하반기 이익 개선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비중이 낮은 채로 5월을 맞이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인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좋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주주가치 제고 지속 등을 토대로 올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연결 기준으로 매출 60조5600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온 4회 연속 최대 실적 경신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좋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반영해 올해 및 내년 실적 추정치를 상향했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 제약과 서버 수요 확대로 빅 사이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2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6.3% 상향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 지속과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주주가치 제고 지속 등의 이유로 매수 추천한다"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 실적이 메모리 가격 상승 지속에 힘입어 하반기까지 증가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IM(IT·모바일) 부문 실적이 안정화에 진입했고,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3분기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영업이익은 67조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할 전망"이라며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PER 6.6배로 글로벌 테크 기업 중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다. 투자의견 '바이', 목표주가 350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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