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기주총이 16일 오전 양재동 본사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주총.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현대자동차는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재선임 등을 안건으로 다룬다.

사내이사로는 하연태 울산공장장을 신규 선임하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는 이동규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이병국 이촌 세무법인 회장을 재선임한다.

투명경영위원회 활동 내역도 보고된다. 2015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만들어진 투명경영위원회는 경영투명성 관리를 위해 각 사의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이사회 내 독립적 의사결정기구다.

무엇보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이나 승계 관련된 문제가 언급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3월 주총'을 재벌의 자발적 개혁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데 따라 현대차가 주총을 전후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공정위가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3월 안에 자발적인 개선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공정위가 제재와 규제에 직접 나설 수 있다. 올해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적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등 다른 고리가 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현대차를 겨냥해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뿐"이라고 지적해왔다. 

정혜정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며 "단지 정부 압박 때문만은 아니고 2019년 이후에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아차가 가진 모비스 지분 16.88%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4조원 가량의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걸림돌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후 투자회사끼리 합병해 지주회사를 출범시키는 방법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2단계 지배구조 변화 시나리오도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현대글로비스가 CKD 사업부를 매각하고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며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춰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정의선→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지배구조가 형성돼 정 부회장의 승계에도 유리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도 정 부회장이 지분 상속 후 세금을 납부하는 정공법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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