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린 자동판매기 전시회(VENDING KOREA 2003)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불황기일수록 자판기 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 IMF 때인  '97~98년, 경제성장률이 3%대였던 2001년의 자동판매기 판매대수가 급증했었다. 이번 전시회가 성황을 이룬 것도 최근의 불황과 연관이 없지 않다. 얇아진 월급봉투에 대한 반대심리로 부업에 관심을 갖게 되고, 부업아이템 중 가장 선호되는 것이 바로 자판기인 것이다.

 

<>자판기 사업을 별칭으로 '동전사업'이라고 부른다. 100원 혹은 500원짜리 동전으로 돈을 번다는 의미다. 그런데 그것이 동전이상의 짭짤한 수익을 가져다 주면서 소자본창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자판기의 종류나 서비스도 매우 다양하다.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햇동안만 78,000 여대의 자판기가 생산됐고, 현재 약 50만~60만대의 자판기가 운영중이라고 한다.

 

<>생화(生花)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는가 하면 컵라면이 아닌 진짜 라면을 직접 끓여주는 자판기도 있다. 또한 즉석에서 계란후라이를 만들어주는 자판기도 있고 일회용 커피 일색이던 기계에서 최근에는 원두커피를 뽑아내는 자판기도 생겼다. 특히 최근에는 IT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주는 사진자판기가 나와 신세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로 자판기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생활이 초단위로 변화하는 바쁜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즉석'과 '편리성'을 무기로 한 자판기가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귀결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자판기가 돈을 쉽게 벌어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낙 많은 자판기가 생겨 나오다 보니 기계자체의 조잡성을 면치 못한 것도 많고 '시장성'을 검증받지 않은 것도 많다. 또한 관련 시장의 특성상 생명주기가 짧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판기 사업의 핵심은 어떻게 '목'을 찾느냐 하는 것과 어떤 업종보다도 더 관리가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다.

 

글/ 윤삼근 cp@saupite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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