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박병조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말린 귤껍질(진피) 추출물로 암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근육소실,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한의기술응용센터 마진열 센터장 연구팀이 진피 추출물이 암에 의한 암성 악액질 증상 억제 효과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암성 악액질은 암의 직·간접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인 체중감소나 근육 쇠퇴 및 지방조직 소실, 식욕부진, 피로감 등을 동반하는 전신적인 증후군이다. 전체 암환자의 50~80%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한약재로 쓰이는 진피가 악액질 증상 억제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실험했다.

말린 귤껍질인 진피(陳皮)는 비장, 위장 등의 소화기를 보강하고 소화불량, 식욕감소, 구토, 구역질을 다스리는데 효과가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학계에는 항염, 항바이러스, 항산화, 항비만 등의 약리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암세포를 접종하지 않은 정상군과 암성 악액질을 유발한 뒤 진피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 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체중과 사료 섭취량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식염수만 투여한 대조군은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진피추출물을 매일 1회씩, 17일 동안 투여한 실험군은 정상군의 약 90% 정도까지 몸무게를 회복했다.

또 악액질 유도인자로 알려진 혈액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수치와 근육 내 근육분해효소 발현량도 정상군과 유사한 정도로 감소됐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진피추출물이 암세포에서 생성되는 악액질 유도인자와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 활성을 막아암세포에 의한 근육위축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연구원 마진열 한의기술응용센터장은 "진피추출물은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재로서 암에 의한 근육소실을 억제함으로써 체중을 유지하는 효능을 확인했다"라며 "암환자의 체력저하를 막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항암제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항암보조제로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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