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박제영 기자 = 국내 자생하는 곰팡이균에서 뿌리혹선충이나 소나무재선충 등 식물에 기생하는 선충을 죽일 수 있는 천연물질이 발견됐다.

20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전남대 김진철 교수팀은 최근 2년간 '자생생물 유래 천연식물보호활성 물질 탐색 연구' 사업을 진행하며, 천연물질 '그람미신(grammicin)'을 생물군의 일종인 지의류에 서식하는 곰팡이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의류는 청남색의 조류와 하얀 균체의 균류(곰파이류)가 같은 공간에 공동생활을 하는 생물군을 말한다.

그람미신은 2001년 영국 화학자 에드워드 등에 의해 처음 발견됐으나 그동안 구체적인 성질이 확인된바없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람미신이 선충을 죽이고, 뿌리혹선충 알 부화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친환경 농약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람미신이 함유된 배양액의 방제효율은 화학농약에 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뿌리혹선충 피해가 심한 멜론 재배지에 그람미신 배양액 5배 희석액과 시판 중인 선충방제 화학농약의 2000배 희석액을 사용해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그람미신 5배 희석액의 방제효율은 67.8%로, 대조구로 사용된 선충방제 화학농약 2000배 희석액(42.9%)보다 오히려 효율이 24.9%포인트 더 높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그람미신의 살선충 효능 실험결과에 대해 지난해 9월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또 이달 병해충 방제분야의 국제적인 학술지 '페스트 매니지먼트 사이언스'에 투고를 마친 상태다.

생물자원관은 연구 실용화를 목표로 생물농약 생산 전문회사와 기술이전을 포함한 친환경식물보호제 사용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살선충효과 농도와 향후 제품개발 시 비용 등을 고려해 5배 희석액을 사용했다"며 "경제성면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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