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전세제도 관련 실태분석 결과 발표

지난 15년간 전세자금대출잔액이 161조원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126조로 최다 상승했다. 자료 경실련
지난 15년간 전세자금대출잔액이 161조원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126조로 최다 상승했다. 자료 경실련

[공정언론 창업일보]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지난 15년간 161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문재인 정부 동안 126조원으로 최다 상승했다. 최근 5년간 전세자금대출공급액은 서울의 경우 120조원, 아파트에 179조, 20•30대 186조원이 집중됐다. 윤석열 정부들어서는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연평균 47조4000억원, 건당 7,400억원으로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전세제도 관련 실태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무분별한전세대출 확대를 중단하고 전세자금대출에 DSR을 적용하고, 전세자금보증 기준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008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정권별로 국내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현황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임기초에는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3000억원이었는데, 임기말에는 6조1000억원이 늘어 6조4000억원이 됐다.

박근혜 정부 동안에는 29조6000억원이 늘어 36조원이 됐으며, 문재인 정부 때 126조가 늘어 162조원이 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022년경 전세자금대출은 170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는데 2023년 10월까지 줄어들어 161조4000억원이 된 것으러 나타났다.

경실련은 "전세자금대출 잔액 상승액이 큰 정권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문재인 정부 126조, 박근혜 정부 28조6000억원, 이명박 정부 6조1000억원, 윤석열 정부 마이너스(–)6000억원 순이다. 이는 평균매매가격 상승액이 큰 정권 순서와 동일한데, 전세자금대출이 전세가격은 물론 매매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전세자금대출 공급액은 286조6000억원이다. 그중 97%인 278조000억원을 은행권에서 공급했으며, 4조5000억원(2%)를 카드사, 3조3000억원(1%)를 보험사에서 공급했다. 5년간 대출건수는 총 219만건이 넘었는데, 그 중 97%인 212만건을 은행권에서 공급했다.

경실련은 또한 "최근 5년간 지역별 전세자금대출 공급액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에 풀린 전세대출 공급액 286조6000억원 중 서울 120조2000억(42%), 경기 87조7000억원(31%), 인천 18조4000억원(6%) 순으로 지역별 공급액이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에만 전세대출 공급액 79%(226.3조)가 집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최근 5년간 주택유형별 전세자금대출 공급액 현황도 분석했다"고 밝히고 "주택유형별 전세자금대출 액 총액은 286조6000억원보다 적은 286조4000억원인데 일부 은행이 주택유형별 현황을 관리하지 않아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세대출 공급액 286조 중 아파트 178조5000억원(62%), 다세대 다가구 52조2000억원(18%), 오피스텔 25조5000억원(9%), 연립·단독 11조2000억원(4%), 기타 19조1000억원(7%) 등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또한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전세자금대출 공급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세대출 공급액 286조6000억원 중 60대 이상 9조6000억원(3%), 50대 27조3000억원(10%), 40대 63조8000억원(22%), 30대 129조7000억원(45%), 20대 이하 56조1000억원(20%)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대와 30대에 전세자금대출이 집중된 것으로 확인된다. 

전세자금대출이 확대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의 전세자금보증의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전세자금보증이란 전세자금 대출 시 은행의 요청에 따라 주금공이 보증을 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공공이 보증해주기 때문에 개인은 훨씬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경실련은 2008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주금공 전세자금보증 공급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권별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이명박 34조2000억원(121만건), 박근혜 71조(169만건), 문재인 197조7000억원(309만건), 윤석열 94조8000억원(128만건)등이다.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문재인-윤석열-박근혜-이명박 정부 순으로 많다. 그러나 연평균 공급액은 윤석열 정부가 47조4000억원(64만건)으로 금액과 건수 모두 가장 크며, 건당 금액 또한 윤석열 정부가 7천4백만원으로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전세자금보증 임차보증금 요건은 7억, 보증한도는 4억으로 완화됐다. 또한 부부합산소득 1억원 초과 1주택자, 보유주택 가격 9억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한 전세자금보증도 허용됐다. 그 결과, 2023년은 9월까지만 반영되었는데도 윤석열 정부의 연평균 금액 및 건당 금액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향후 윤석열 정부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역대 정부 공급액을 크게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

경실련은 "분석결과, 2008년 이후 전세자금 대출은 엄청난 폭으로 증가하여 전세가, 매매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의심된다. 최근 들어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전세대출을 더욱 늘리고자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방침이 계속된다면 전세제도가 가진 위험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 국민의 삶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실련은 "전세제도에 대한 대안으로 ▶전월세 신고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의무 시행 ▶전세자금대출에 DSR을 적용하고, 전세자금보증 기준 강화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반환보증가입 의무화 ▶장기공공주택 대거 공급하고, 전세사기 주택은 공공우선 매수권을 활용해 저렴하게 매입할 것"을 주장했다. 

경실련은 "최근 전세제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각에서는 전세제도가 없어져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이 전세시장에 풀려있는 현 상황상 전세제도가 하루아침에 없어지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전세제도가 지속되는 이상 보증금 미반환이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완전히 차단하기도 불가능하다. 결국 전세제도의 위험이 최대한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것을 공공이 차단·흡수하여 관리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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