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3선, 경기부천시갑)과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미 한국대사관 앞 이승만 동상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여한 단체들은 민족문제연구소 워싱턴 DC지부, 민족문제연구소 LA지부,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몽양아카데미, 미주동포 전국협회, 미주 희망연대, 반민특위·국회프락치 기억연대, 열린사회 희망연대, 워싱턴 시민학교, 워싱턴 희망나비, 제주4·3범국민위원회,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6·10만세운동유족회 등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경협 의원과 방학진 기획실장(민족문제연구소)을 포함해 이민우 운영위원장(민족문제연구소),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한국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 외손), 백경진 이사장(제주4․3범국민위원회), 황선건 회장(6·10만세운동유족회), 김선희 대외협력위원장(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김진혁 이사(반민특위·국회프락치 기억연대), 김용만 이사(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가 참여했다. 

김경협 의원의 모두 발언을 시작으로 미주 동포사회의 동상 건립 반대 활동 보고 및 이준식 전 관장·백경진 이사장 발언, 이민우 위원장·김선희 위원장·황선건 회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방학진 기획실장(민족문제연구소)이 사회를 맡았다. 

김경협 의원은 “역사왜곡의 어두운 그림자와 뉴라이트 망령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국격을 훼손하는 무도한 역사왜곡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자”고 말했다. 

◆헌법 부정·국격 훼손, 주미 한국대사관 앞 이승만 동상 건립 반대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11월 2일 발족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 동상 건립 추진모임’은 미국 워싱턴 D.C. 소재 주미 한국대사관 앞뜰에 이승만의 동상 건립이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역사왜곡세력들이 광화문광장에 이승만 동상 건립이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종종 펴왔으나 그때마다 국민적 무관심과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7월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이승만 동상이 세워진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모금에 동참한 가운데 460억원 규모의 이승만기념관을 경복궁 동편인 송현광장에 건립하려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따라서 현 정부 임기 내에 주미 한국대사관 앞에 이승만 동상 건립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주미 한국대사관이 자리한 지역은 전세계 170여 개 나라의 대사관이 모여있는 세계 외교의 중심지이다. 따라서 각국은 자기 나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의 동상을 대사관 앞에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 대사관 앞에는 간디 동상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 앞에서 만델라 동상이,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케말 아타튀르크 동상이, 아일랜드 대사관 앞에는 로버트 에멧 동상이, 체코 대사관 앞에는 토마스 마사리크 동상이 각각 세워져 있다. 이들 동상의 공통점은 그 나라에서 이견 없이 인정받고 있는 ‘독립영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승만 동상을 주미 한국대사관 앞에 세우려면 우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정권의 비호와 배경을 등에 업고 강행해서는 안된다.

이미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이승만의 수많은 악행은 수도 없이 지적되어 이 지면에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을 대표하는 재외 공관 앞에 하필 현행 헌법에도 ‘불의’(不義)라고 명시된 독재자의 동상을 세워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 독립운동계 특히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크나큰 지원을 해주었던 미주지역 동포들을 생각할 때,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탄핵한 이승만의 동상을 주미 한국대사관 앞에 세운다면 이는 미주지역 독립운동에 대한 폄훼와 조롱이 아닐 수 없다.

백범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미주 동포들의 헌신에 대해 『백범일지』를 통해 특별한 감사를 표했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죽기를 원하는가’하고 물으면, 나의 최대 소원은 독립이 성공한 후 본국에 들어가 입성식을 하고 죽는 것이며, 작은 소망은 미주·하와이 동포들을 만나보고 돌아오다 비행기 위에서 죽으면 시신을 아래로 던져 산중에 떨어지면 짐승들의 뱃속에, 바다 가운데 떨어지면 물고기 뱃속에 영원히 잠드는 것이다.”

끝으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을 무색하게 했던 이승만의 동상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세우는 것은 대한민국 스스로 헌법을 부정하고 빈 껍데기로 만드는 것임을 밝히면서 주미 한국대사관 앞 이승만 동상 건립 기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4년 2월 1일

국회의원 김경협,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워싱턴 D.C.지부, 민족문제연구소 LA지부,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몽양아카데미, 미주동포 전국협회, 미주 희망연대, 반민특위·국회프락치 기억연대, 열린사회 희망연대, 워싱턴 시민학교, 워싱턴 희망나비, 제주4·3범국민위원회,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6·10만세운동유족회

◆김경협 의원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

역사왜곡의 어두운 그림자가, 뉴라이트 망령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1년 8개월, 민주주의가 무너졌고 경제는 추락했으며, 민생은 실종되었고 한반도는 위험에 처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한민국 헌법과 역사까지 위태롭습니다.

부정선거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여순항쟁·보도연맹·거창양민학살 사건 등 추정피해자 10만 명이 넘는 민간인 학살을 자행해, 우리 헌법이 “불의”라고 정의한 독재자의 동상을 주미대사관 앞에 떡하니 세우겠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이, 애국지사와 순국순열들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이, 통탄할 일입니다.

헌법을 부정하고 국격을 훼손하는 무도한 역사왜곡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용기있는 시민들께서 민의의 전당을 찾아주셨습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더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의 헌법을 인용하고 마치고자 합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는 ‘민주공화국’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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