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37년 몸담은 민주당을 떠납니다"고 말하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전 전 의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왕조형 사당으로 변질된 가짜 민주당을 떠나보낸다"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저와 전·현직 구의원을 비롯한 1천 명의 당원은 오늘부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것입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더이상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탈당이유를 덧붙였다. 

특히 전 전  의원은 "민주당이 ‘민주’당이 아닌 10가지 이유'를 별첨하여 사당으로 변질된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민주’당이 아닌 10가지 이유> 전문은 기가 말미에 달아놓았다. 

전 전 의원은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실패에 맞서 대안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당 대표 비위 맞추기에만 여념이 없다. 이는 결코 민주당의 모습도 아니다.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데도, 민주당이 국민 지지를 흔쾌히 받지 못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공허한 통합만 외치고 있다. 민주당의 통합 논리는 유신독재와 판박이다. 유신정권은 '거악인 김일성에게 대항하려면 오직 총화단결만이 살길'이라며 다른 주장은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로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유신독재를 경험했던 분들은 낯설지 않은 기시감을 느낄 것이다. 집권에 실패한 민주당은 반성과 전열 정비는커녕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친명 십상시들이 당권장악에만 몰두하며 다른 소리, 바른 소리를 탄압을 해왔다. 유신독재 방어와 똑같은 논리를 내세웠다. 말로는 통합을 내세우면서 잠시라도 2선 후퇴하라는 3총리와 원로중진, 당내 인사들의 상식적인 목소리조차 외면했다"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정당의 핵심으로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은 초장부터 철저한 '사천'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미 예비후보자검증위 단계부터 온갖 구실을 갖다 붙여 변칙과 반칙에 골몰하고 있다. 예비검증위는 공관위가 아니다. 기계적·기술적 검증 기능만을 가진 기구였기 때문에 그동안은 존재감조차 없던 기구"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어떤 수식어로도 친명 지도부의 특혜와 반칙의 본색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예비후보자 심사부터 ‘사천’과 ‘망천’으로 시작한 민주당은 민주적 공정성이라는 정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대표를 둘러싼 여러 ‘십상시 집단’의 아첨경쟁이 민주당을 ‘왕조형 사당’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저는 오늘 37년을 몸담은 민주당을 떠난다. 원내대표를 지내고 2015년 최고위원이었던 저는 민주당 창당 60년기념사업위원장으로서 민주당 60년 역사를 최초로 정립하며 민주당 60년사를 발간했고, 공모를 통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꿨다. 부당한 일을 겪어도, 때로는 당에 서운할 때도 한결같이 당적을 지켰다. 그래도 스스로 민주당 정통성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민주적 다양성과 정통성이 살아있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가 가장 존경했던 김구 선생보다도 더 존경하게 된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시작된 정당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러나 오직 이재명 대표 지키기와 충성심 과시 경쟁에만 몰두하는 민주당은 우리가 아는 민주당이 아니다. 저는 37년 민주당인으로 검찰독재당 심판을 위해 사당을 선택해 달라는 자기부정과 모순에 합류할 수는 없다는 결심을 했다. 제 인생을 함께한 민주당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전 전 의원은 "윤석열·한동훈 검찰에 똑같이 당했던 사람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동질감과 동정심도 있었다. 그러나 공천 예비심사부터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반칙과 ‘사천’을 방조하는 이재명 대표에게 크게 실망했다. ‘모든 판단은 국민과 당원이 한다’는 말을 믿었던 저를 비롯한 수많은 국민들을 속인 것이다. 자신들의 약점을 당 대표 그늘에 숨어 과잉충성 경쟁으로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위선의 역겨움을 지켜봐야 하는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더 이상 오독하며 훼손하지 말아줄 것을 민주당에 정중히 부탁드린다. 민주당에 더 이상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은 남아있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은 현직 시절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보다 훨씬 더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당내 이견을 존중할 줄 알았다. 지금보다 목소리도 다양했고, 토론도 활발한 ‘살아있는 당’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대중당'이라고 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보수정당과 차별화됐던 점은 다른 의견을 자유롭게 주장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작게는 정책 하나부터, 크게는 당의 지향점까지 개선된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탑다운’식의 의사결정 구조하에서 토론이 불가능한 정당이 됐다. 진짜 민주당 재건을 위해, 거꾸로 가는 가짜 민주당에 안녕을 고한다"고 마무리 했다.

◆민주당이 ‘민주’당이 아닌 10가지 이유 <전문>

1. 민주당은 김대중의 입당 역사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김대중의 관용과 통합의 정신이 사라진 민주당은 더 이상 민주당이 아닙니다. 역대 어떤 지도부도 지금처럼 비주류를 1도 인정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지금의 민주당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2.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꿈꾸던 노무현의 정신은 흔적조차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공천 과정은 공심위도 아닌 예비후보자검증위원회라는 옹색한 기구를 통해 이미 반칙과 특권의 난장판이 됐습니다.

3. 오늘날 민주당은 이견은 물론 비주류를 1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천권을 쥐고 겁박과 공포로 다른 목소리를 억압하는 친명 호소인들의 사당이 됐습니다.

4. 많은 국민들은 민주당이 대안없이 정쟁만 벌이며, 당 대표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 지지가 밑바닥인데도, 민주당 지지도 부진한 치명적인 원인입니다. 이런 현실을 민주당만이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역할을 해주는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입니다.

5. 당 주류의 최우선 목표가 당대표를 내세운 사당화 작업이 되다 보니 국민과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170석의 거대 1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년간 170여석으로 윤석열 정권의 오만을 제대로 견제도, 심판도 못 했는데, 총선 목표로 내세운 151석으로 어떻게 심판하겠다는 것입니까.

6. 윤석열을 스스로 키워낸 민주당은 윤석열에게 패배하고도 여전히 한동훈을 또다시 키워주는 숙주 역할을 하는 무능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7. 그러다 보니 윤석열 정권 견제와 공격 화력은 여권 원외 인사였던 이준석 대표 1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무력함을 보여줬습니다.

8. 중요한 고비마다 천박한 막말로 본말을 전도시키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도 실패하고 있습니다. ‘막말 공천 불이익’을 운운하더니 그마저도 흐지부지되며 국민과의 약속을 이미 깨고 있습니다.

9. 윤석열 정부의 실패, 무능의 반사 이익조차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반대, 당 대표에 대한 과잉 충성 경쟁, 감정적 대응이 정당의 문화가 돼버렸습니다. 서민과 중산층, 다양성과 공정이 ‘민주당다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다움’은 뭐니 뭐니 해도 ‘이재명 지키기’로 변질됐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게 국정실패 방탄 명분을 주고 있습니다.

10. 민주당 스스로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심판의 방패막이가 돼주는 현실을 정작 민주당 자신들만 모르고 있습니다. 3총리를 비롯한 당의 원로들의 보편적·상식적 충언을 외면한 채 찐명과 호위무사 꽂기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통합과 국민참여공천이라는 단어는 ‘사당화’와 ‘사천’을 숨기기 위한 수사적 포장지에 불과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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