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 부족한 관사와 열악한 시설이 젊은 교사의 도서벽지 근무를 기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0세대는 에어컨도 없으며 30년 이상 노후 관사가 전체의 28.9%인 4,768세대였다. 심지어 1941년 건립된 82년된 관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으로 밝혀졌다. 

17일 이태규 의원(국민의힘/국회교육위원회 간사)이 각 시도교육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사 부족과 열악한 시설 등 교직원 관사 관리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보유한 관사는 총 5,260동 16,485세대로 현재 14,903세대가 사용되고 있다. 이 교직원 관사는 도서벽지 등 농어촌지역에 발령을 받은 젊은 신규교사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올해 관사 입주 희망자가 18,176명으로 수용 인원을 넘어서면서 대기자 수만 3,372명(희망자의 18.6%)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관사에 입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교원 수는 2020년 2,122명에서 2023년 3,372명으로(3년만에 59%)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입주 희망자 수 2020년 1만5,569명 → 2021년 16,618명 → 2022년 17,731명 → 2023 18,176명 ▷ 입주 대기자 수 2020년 2,122명 → 2021명 2,841명 → 2022년 3,029명 → 2023년 3,372명

올해 관사 입주 대기자 수는 경북교육청이 79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교육청이 687명, 강원교육청이 421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사에 입주하지 못한 교원들은 학교 인근에 거주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장거리로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이며, 사비를 들여 원룸 등에서 지내면서 1~2시간 운전해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관사에 어렵게 입주하더라도 열악한 시설에 따른 불편도 매우 크다. 오래된 노후 관사가 많다 보니 벽지가 뜯겨져 나가거나 곰팡이가 피는 것은 기본이고 벽 균열이나 천장에 물이 새는 경우도 많다. 바퀴벌레는 물론이고 심한 경우 뱀과 지네가 출몰하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보유한 총 16,485세대의 관사 중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관사는 전체의 30%에 육박하는 총 4,768세대(28.9%)이며 건립된 지 82년이 지난 관사가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이 없는 관사는 280세대(경기교육청 154세대, 경남교육청 82세대)나 된다.

▷1941년 건립된 이천 이황초등학교 관사 _ 활용 중, 현 거주 ▷1958년 건립된 용인 송전초등학교 관사 _ 활용 중, 현 미거주 ▷1964년 건립된 합천 초계중학교 관사 _ 활용 중, 현 거주.  1905년 건립된 경기 여주 천남초등학교 관사는 시설청소원 휴게실로 타용도 활용하고 있다. 

부족하고 열악한 관사 시설과 함께 관사 배정시스템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도 매우 크다. 관사 배정은 각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거리와 장애유무, 저경력 등을 고려해서 배정하는데 불공정한 사례들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관사 배정 관련 경기도교육청에 접수된 민원, 건의사항을 보면,

“정말 필요한 분들께는 절실한데 누군가는 별장처럼 쓰고 있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다른 곳에 주거하며 다른 사람에게 공동사택을 양도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주세요”  “해당 지역에 집이 있고 오랫동안 거주하였음에도 개인의 저축과 투자를 위해 관사에 살며 학교 예산을 사용하는 선배교사나 관리자를 보면 교직에 대한 염증이 심해져..”  “관사 얻고 실거주하지 않는 행태가 많습니다.”  “교장, 교감 위주의 배정, 기존 배정자의 장기 이용 등으로 실 수요자의 공정한 이용이 어렵습니다.”

등 불공정, 불합리한 사례가 상당함을 보여주고 있다. 관사 배정과 사용 실태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전면적 점검과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이태규 의원은 “교사들이 교육에 온전히 매진하고 싶어도 불안정한 주거상황이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를 개인의 사명감으로 극복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열악한 정주 여건으로 교사들이 도서벽지 등의 근무를 기피하게 된다면 농어촌학교 소멸과 도시 쏠림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젊은 교사들이 지역에서 애정과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전념하도록 하려면 주거환경부터 교육청이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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