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 한국자유총연맹·새마을운동중앙회·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등 3개 관변단체에 지급된 보조금이  3,291억에 이르지만 "10년동안 감사한번 없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등 3대 관변단체의 보조금 총액이 올해만 777억원으로 지난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간 총 보조금은 3291억원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가 보조금 문제로 민간단체를 ‘이권 카르텔’로까지 지목했지만, 정작 관변단체에 관해서는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용혜인 의원이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3대 관변단체 보조금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3개 관변단체에 지급된 국고보조금(224억2100만원)과 지방보조금(3067억2819만원)을 합쳐 총 3291억4919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통령실이 2022년 정부가 지급한 비영리민간단체 2만7215곳에 5조4500억원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발표한 만큼, 비영리단체 한 곳에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로는 비교하기 힘들만큼 큰 규모인 셈이다. 대구광역시가 유일하게 자료 제출을 거부한 만큼 실제 보조금 총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파악된다.

단체별로는 새마을운동중앙회가 2094억836만원(63.6%)으로 5년간 보조금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가 699억618억원(21.2%), 한국자유총연맹이 498억3464억원(15.1%)로 뒤를 이었다. 

3개 관변단체 보조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보조금 총액은 2019년 599억4979만원에서 2023년 올해 777억997만원으로 29.6%나 증가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한 2022년과 직전연도인 2021년 사이 18.9%(116억886만원)가 상승한 점이 주요했다. 같은 기간 보조금 총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건 새마을운동중앙회(+111억3104만원, +29.5%)이었지만, 증가율이 가장 급격히 올라갔던 곳은 한국자유총연맹(+35억5208만원, +40.8%)였다.

3개 관변단체 보조금은 지난 5년간 시도 평균 36.1%, 10억4471만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증가율은 대전광역시 140.4%(+15억9329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경상북도의 보조금 총액이 +26억5072만원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강원특별자치도(136.1%, +8억1673만원)와 인천광역시(96.1%, +3억2717만원), 새마을운동중앙회는 행정안전부(69.7%, +19억8100만원)와 강원특별자치도(61.3%, +10억6965만원),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는 대전광역시(617.6%, +14억6305만원)과 부산광역시(53.7%, +3억2932만원)에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윤석열 정부가 처음 예산안을 편성한 올해 들어 보조금 지급이 급격히 상승한 지자체도 많았다. 강릉시는 작년 대비 4억2953만원이 늘어난 6억1601만원으로 230.3% 증가했다. 가평군(159.1%, +4억1255만원)·양양군(151.6%, +2억2423만원)도 2.5배 가량 크게 늘어났다. 당진시(85.1%, +4억2268만원)·광진구(80.7%, +2억5350만원)·서울중구(79.3%, 10억76만원)·충주시(70.2%, 2억9215만원)·고성군(66.8%, 1억1416만원)·용산구(66.3%, 1억2297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3개 관변단체가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받는 이유는 ‘관변단체 육성법’으로 지적된다. 전두환 시기 정부 주도의 사회조직화를 위해 제정된 1980년 「새마을운동조직 육성법」을 시작으로 1989년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 1991년 「바르게살기운동조직 육성법」이 연이어 제정됐다. 2000년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이 제정되며 공정한 민간단체 지원 방안이 마련됐지만, 육성법은 폐지되지 못했다.

각 육성법은 관변단체에 국공유시설 사용, 출연금·보조금 지원, 조세감면 등 막대한 특혜를 주도록 규정되어 있다. ‘법정지원단체’라는 명목으로 중앙정부·지방정부를 막론하고 관변단체의 중앙조직, 지부, 지회에 이르기까지 유사·중복된 보조금을 퍼주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단체 보조금이 각종 부정·비리의 온상이라며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가 직접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지만 3년간 국고보조금 1조1천억원 중 부정사용액은 0.46%인 314억원, 5년간 지방보조금 20조646억원 중 부정사용액은 0.007%인 15억원 수준으로 밝혀져 ‘이념적 공세’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현 정부 들어 급증하고 있는 관변단체 보조금에 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역대 정부 또한 사실상 정부조직인 3개 관변단체의 관리·감독에 소홀한 것으로 확인된다. 3개 관변단체는 행정안전부 산하단체이지만 행정안전부는 지난 10년간 보조금 정산 외에 단 한 번도 자체감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감사원 또한 같은 기간 기관감사를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혜인 의원은 “3개 관변단체는 민간단체와 그 역할이 다르지 않음에도 이렇다 할 감시도 없이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과도한 지원 혜택을 받고 있었다“며 “이번 전수조사 결과는 민간 시민단체를 ‘이권 카르텔’로 옥죄어온 윤석열 정부에게 관변단체와 정부의 관계야말로 ‘카르텔’임을 경고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혜인 의원은 ”최근 한국자유총연맹의 ‘정치적 중립 삭제’처럼 관변단체 특혜에 기반해 노골적인 친정권 행보를 보이거나 선거에 동원되는 폐단이 과거에도 이어져 왔다“며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이 정착해 있는 만큼 역사적 시효를 다한 개별 관변단체 육성법은 점진적으로 폐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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