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 창업일보]김행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는 21일  "‘설사 강간을 당해 임신했더라도 낙태는 불가하며 무조건 출산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 1초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가짜 뉴스가 도를 넘어 살인병기가 됐다. 저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아닌, ‘가짜뉴스 퇴치부’ 장관 후보자 같다"고 말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문제가 된  2012년 9월 17일 위키트리 소셜방송 <김형완 시사인권 토크>에서 한 발언의 "전체 내용을 반드시 봐달라"고 말하면서 전문을 공개했다. 당시 위키트리 부회장이었던 김 후보자는 소셜방송에서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합헌결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다. 

다음은 김 후보자가 공개한 발언 전문이다.  

“임신을 원치 않지만 예를 들어서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라고 할까요. 이런 거가 있으면 사실 여자가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키울 수 있다고 봐요”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김 후보자의 해당 발언에 대해 지난 2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필리핀에서 애를 갖다 키운다는 것을 모범적인 사례라고 보면 안 된다. 한국 남자가 와서 애 낳고 도망가도 여자들 키우지 않으면 애를 어떻게 하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사는 건데 그걸 모범적인 사례나 되는 것처럼 발언했다. 강간을 당했을 땐 낙태를 불법화한 나라에서조차도 예외적인 경우로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자기 신체에 대한 여성의 권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이다. 이런 분을 갖다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한다는 자체가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이날 밝힌 입장문에서 “이 발언의 방점은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이고, 이들 위기 임산부와 위기 출생아는 여가부의 정책 서비스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김 후보가 낸 입장문 전문이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 mbc 영상 갈무리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 mbc 영상 갈무리

 

◆김행 여가부 장관 입장문 <전문>

인사청문회의 충실한 준비를 위해 어제 새만금에 다녀왔습니다.

그 사이 전 악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 살인병기가 됐습니다.

저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아닌, ‘가짜뉴스 퇴치부’ 장관 후보자 같습니다.

저는 ‘여성이 설사 강간을 당해 임신했더라도 낙태는 불가하며 무조건 출산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 1초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2012년 9월 17일 위키트리 소셜방송 <김형완 시사인권 토크>에서 한 발언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김형완 선생은 가장 진보적인 인권전문가이고, 저와는 상당기간 ‘시사인권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후원도 한, 신뢰하는 인물입니다.

해당발언 전문입니다. 기자분들이 꼭 확인해 주십시오.

“임신을 원치 않지만 예를 들어서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라고 할까요. 이런 거가 있으면 사실 여자가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키울 수 있다고 봐요.”

이 발언의 방점은 <<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입니다.

이들을 여가부에선 위기 임산부, 위기 출생아라고 합니다. 여가부의 정책 서비스 대상입니다. 당연히 여가부와 국가가 보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전에 우리가 이들에 대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또 다른 제 발언입니다. 도어스테핑 때입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 때문에 낙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알고 있다. 낙태의 경우, 예를 들자면 <<성폭력에 의한 낙태랄지 또는 장애가 분명한 경우는 예외로 치고>> 자기결정이라는 그럴듯한 미사여구에 감춰진 낙태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만일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미혼이 두려워서, 중학생· 고등학생이 임신해서 도저히 낳을 수 없는 부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아이를 낳고 싶은데 불가피한 낙태의 경우>> 모두 공히 책임질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 예산을 따겠다. (2023년 9월 15일 도어스태핑)

분명히 같은 취지의 발언입니다.

그런데 <단독> 타이틀을 붙인 가짜 뉴스는 순식간에 “강간 임신도 출산해야”라는 식의 제목으로 퍼졌고, 제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부정했고, 헌법재판소의 2019. 4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부정했다는 식으로 매도됐습니다. 헌재는 2020. 12.31일까지 대체입법을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도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도 낙태죄는 입법공백 상태입니다. 여야와 여성단체들이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쟁점은 임신 주수 제한(14주, 24주, 제한없이 낙태) 과 제3자 동의, 상담의무, 숙려기간 의무 등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임산부와 위기 출생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고, 낙인찍힌 영아들은 버려지고, 베이비 박스가 생기고, 미등록 출생아들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기초적인 국문 해독도 안 되는 기자의 가짜뉴스, 그것을 출고하는 데스크, 그것을 받아쓰는 또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

“강간을 했을 때 낙태를 불법화하는 나라에서조차 (낙태는) 예외적인 경우로 인정하는데, 김행은 낳아라라고 얘기한다.”라는 진중권씨!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행위이자 책임을 피해 여성으로 돌리는 발언’ 이라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의원님들과 여성위원회.

제가 언제 강간당해도 낳으라고 했습니까? 제가 언제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했습니까? 모두들 가볍기가 깃털보다 더 합니다.

진중권씨의 동영상 발언을 첨부합니다.

<객주>를 쓴 소설가 김주영 선생님. 그는 지독하게 가난했고, 어머니가 재가했고 이부(異父)형제가 있어, 아버지가 없다고 ‘후레자식’ 소리를 들으며 성장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눈물과 우울증,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충청도로 가출하고, 어머니가 영면하실 때까지 화해를 못하다가, 어머니 사후에 <어머니>라는 단편을 쓰고, 그제야 어머니를 이해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쓴 공지영 작가님의 사례도 익히 아실 겁니다.

김주영 선생님이 후레자식입니까? 공 작가님께 편견을 갖고 계십니까? 전 없습니다.

저는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시절, 임신한 여중, 여고생 산모와 아이들을 보호하는 <애란원>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이들이 전부 후레자식입니까?

통영 티켓 다방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 단속을 피해 모텔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그가 낳은 딸을 보기 위해, 어렵게 주소를 확인해 조치원까지 갔습니다. 그런 후 “통영 티켓다방 여성, 누가 죽였나”라는 칼럼을 조선일보 2015년 2월 25일자에 기고했습니다. 통영티켓다방 여성 사망사건엔 한부모가정, 장애인가정, 가출, 학교밖 청소년, 미성년자 임신, 가정폭력, 성매매여성, 조손가정, 빈곤노인 등 온갖 문제가 다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타살‘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칼럼을 첨부하니, 제발 읽어봐주십시오. 저의 철학입니다. 통영 티켓다방 여성이 낳은 아이는 후레자식입니까?

저는 난곡에 있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곳도 수차례 방문하고 목사님도 인터뷰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담겨진 아이들은 후레자식입니까? 이들을 보호해야 할 부처가 여성가족부이고, 이는 국가의 책임입니다.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쏟아내는 가짜뉴스, 살인병기입니다.

위키트리에서 김형완의 시사인권토크를 방영한 시점은 2012년 9월 17일로, 2012년 8월 23일 헌재가 낙태를 징역형으로 다스리는 것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직후입니다. 당시 헌재는 1) 태아의 생명권은 중요하다 2)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다. 3) 불가피한 경우엔 낙태를 허용하므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합헌결정 이유였습니다.

제가 언제 헌재의 헌법불합치를 결정을 부정했습니까? 헌법불합치 결정은 한참 후인, 2019년 4월에 내려졌습니다. 너무나 첨예한 갈등으로 여태껏 대체입법조차 못 만들고 있습니다. 근거 없이 저를 비난할 것이 아니고, 국회의원님들이 반성해야 하지 않나요? 도대체 왜 세비를 받나요? 오죽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청문회 무용론이 나오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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