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루 12시간 아르바이트로 모은 1천만원의 돈은 "아이의 묫자리를 사는데 쓰였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철저한 진상조사와 성역없는 국정조사 촉구

7,300 일.

"이것은 우리 아이와 함께 산 날이다. 만 스무살 생일에 돌아갔다. 10,000 일도 안 되는 짧은 삶을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다. 우리 아이는 대학 입학 후 세 번의 방학 동안 두세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1천여만 원의 돈을 모았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 자금으로 모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은 아이의 묫자리를 사는데 쓰이게 된다" 

"저희 딸은 내년에 결혼을 앞둔 꿈많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면서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살던 20대 꽃다운 아가씨였다.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이 아이가 얼마나 원통하고 억울할지 저는 부모로서 가늠을 할 수가 없다"

"아들 이름 앞에  '故' 자 들어간 이름이 너무 듣기가 거북하다.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정치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살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청소년이 2022년 10월 29일 청년이 되어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 지난 8년 동안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것일까"

이태원참사때 고인이 된 아들과 딸을 둔 부모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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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가 국정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유가족협의회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의 성역없는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편집자 주>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이날 기자회견은 진선미, 장혜영, 용혜인 국회의원의 소개로 유가족협의회, 그리고 시민대책회의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너무나 명명백백하다. 그것은 유족과 함께 시작하고 유족과 함께 끝을 내야 하는 국정조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렇게 유족들께서 스스로를 외상후스트레스성장애를 저는 치유해야 하는 피해자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치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이렇게 언론 앞에 서게 만드는 그것 자체가 정부 여당이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유족들의 절절한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주셔야 그것이 또한 정부 여당이 지금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가족 대표(故 이지한 아버지)는 "저희 아들 앞에, 저희 아들 이름 앞에 '故' 자가 들어가는게 그 '고' 자 들어간 이름이 너무 듣기가 거북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청소년이 2022년 10월 29일 청년이 되어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 지난 8년 동안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것인가"라며 개탄했다.

이 대표는 "정권이 바뀌면서 정의,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무한 책임을 강조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지...,  10월 29일, 30일 그 어디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58명의 희생자들은 도와달라고 최소 6시 34분부터 외쳤지만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인 만큼 참사의 목적, 책임자만을 가리는 과정이 아니라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고 참사 이후 정부가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및 재발 방지 안전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법적 책임과 행정적 책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성역 없이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저희 딸은 내년에 결혼을 앞둔 꿈많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면서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살던 20대 꽃다운 아가씨였다.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이 아이가 얼마나 원통하고 억울할지 저는 부모로서 가늠을 할 수가 없다"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이 부대표는"왜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이런 꿈을 다 망쳐버리게 한 것인가. 저는 이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얼굴을 들 자신이 없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이 아이들에게 꿈을 짓밟고 이 아이들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 정말 죄송함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우리 유가족 협의회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권성동 의원 등 정부 여당의 유가족에 대한 발언 및 처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권성동 의원이 세월호의 길을 가지 말라거나 이태원 유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정쟁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 도움이 절실하고 힘도 없는 유가족들을 왜 자꾸 반정부 세력처럼 몰아가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가족협의회 한 운영위원은 "오는 16일 금요일은 1029 이태원 참사 49일째 되는 날이다. 종교에서는 49제라고도 한다. 유가족협의회는 우리 아이들, 가족들을 시민들과 제대로 된 추모를 하려 한다. 1029유가족협의회에는 여러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주최하는 본 추모제의 제목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다. 49일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 가족들을 위한 제대로 된 사회적인 추모는 없었다고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아이들이다. 하늘의 별이 되어 기억해 달라는 아이들의 목소리라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또 한 유가족 부모는 "7,300일. 이것은 우리 아이와 함께 산 날들이다. 만 스무살 생일에 후로 돌아갔다 만 일도 안 되는 짧은 삶을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다. 우리 아이는 대학 입학 후 세 번의 방학 동안 두세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1천여만 원의 돈을 모았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 자금으로 모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은 아이의 묫자리를 사는데 쓰이게 된다"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절절한 마음을 표했다. 

그는 이어서 "저는 아이의 마지막을 모른다. 여태껏 어떤 기관도 알려주지 않았다. 아는 기관도 없다. 이 정부는 도대체 할 줄 아는 것도, 아는 것도 없다. 무능해도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는지 잔머리들은 왜 이렇게 빠른지 도대체 어떤 대가리에서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인지 답답하고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끝으로 배우 이지한의 어머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8차선 도로에 양팔을 벌려 눈을 감고 걸어 들어가면 내 아이의 죽음을 잊을 수 있을까, 수십 번도 생각하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오늘 아침에도 어제도 지한이의 영정 사진 앞에 '지한아, 옛날에 엄마는 잊어라 밥을 챙겨주고 고운 말을 하며 앞에 나서지 않는 엄마는 잊어라' '오늘부턴 너의 죽음의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때까지 유가족 200명과 함께 투사가 될 것을 맹세한다'고 오늘 아침에도 맹세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장제원 의원은 아들이 있으시지요? 지한이보다 2살 어린 아들이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시지요? 그 아들이 무사한 것이 제겐 큰 기쁨이다. 당신의 아들이 희생자에 포함돼있어도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요? 같은 부모로서 어떻게 그런 무서운 말을 방송에서 제가 들을 수 있는 건지요?  같이 죽었으면 했다. 당신의 아들과 내 아들이 같은 골목에서 죽었다면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요. 특검도 마다하지 않고 탄핵도. 거부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의원님 들으십시요. 같은 부모로서 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주요발언요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유족분들, 생존자분들, 관련된 모든 분들을 또 다른 죽음의 길로 밀어내지 말라.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너무나 명명백백하다. 그것은 유족과 함께 시작하고 유족과 함께 끝을 내야 하는 국정조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유족들께서 스스로를 외상후스트레스성장애를 저는 치유해야 하는 피해자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치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이렇게 언론 앞에 서게 만드는 그것 자체가 정부 여당이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유족들의 절절한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주어야 그것이 또한 정부 여당이 지금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다시 한 번 유족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반드시 유족과 함께 시작하고 유족과 함께 끝내는 국정조사를 제대로 이행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가족 대표(故 이지한 아버지) :  저희 아들 앞에 저희 아들 이름 앞에 고자가 들어가는게 그 '故' 자 들어간 이름이 너무 듣기가 거북하다. 제가 왜 이런 국회 소통관이라는 데 와서 이렇게 여러 기자분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정치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살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청소년이 2022년 10월 29일 청년이 되어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 지난 8년 동안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것일까.

정권이 바뀌면서 정의,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무한 책임을 강조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가. 10월 29일, 30일 그 어디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58명의 희생자들은 도와달라고 최소 6시 34분부터 외쳤지만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런 사실도 숨겨져 있다가 언론을 통해 겨우 드러났다. 

유가족들 중 희생자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어떻게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왜인가. 지금까지도 정부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달 24일 여야 합의로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45일간 개최하기로 하였다. 아직 구체적인 국정조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10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 발대식을 97명의 희생자 171명의 유가족들이 모여 출범식을 가졌다. 지금 현재는 176분의 유가족이 모여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우리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또다시 분노와 모멸감을 주었다. 11일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위원 7명이 전원 사퇴를 선언하였고 16일로 예정되는 국정조사가 파행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국조특위 위원들은 더 이상의 쇼를 멈추고 조속히 특위로 원대복귀할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당신들은 국민을 대신하여 행정부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견제와 국무위원의 해임 및 탄핵 소추도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국민의 대표 기관이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과 의무를 당리당약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국회 의원들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로서 존재의 가치가 없으며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다. 

이번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인 만큼 참사의 목적, 책임자만을 가리는 과정이 아니라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고 참사 이후 정부가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및 재발 방지 안전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법적 책임과 행정적 책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성역 없이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조사가 필요하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국정조사의 차질 없는 진행과 성역없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의 조속한 실시를 촉구한다. 대한민국 언론 기자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저희는 10월 29일 이전까지 158명의 유가족 모두 보통 일반 가정에서 살고 있었다. 10월 29일 이전의 생활로 절대 돌아갈 수 없는 너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이다. 정부는 아직까지도 지금 현재까지도 저희들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다. 기자 여러분, 국민 여러분 저희들은 할 때가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여러분들께서 행정부에 정부의 윤석열 대통령에게 저희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말씀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 저희 딸은 내년에 결혼을 앞둔 꿈많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면서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살던 20대 꽃다운 아가씨였다.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이 아이가 얼마나 원통하고 억울할지 저는 부모로서 가늠을 할 수가 없다. 왜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이런 꿈을 다 망쳐버리게 한 것인가. 저는 이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얼굴을 들 자신이 없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이 아이들에게 꿈을 짓밟고 이 아이들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정말 죄송함을 금할 게 없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 우리 유가족 협의회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권성동 의원 등 정부 여당의 유가족에 대한 발언 및 처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권성동 의원이 세월호의 길을 가지 말라거나 이태원 유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정쟁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 도움이 절실하고 힘도 없는 유가족들을 왜 자꾸 반정부 세력처럼 몰아가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유가족들끼리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온전한 추모를 받고자 하는 유가족들의 단순한 요구가 그렇게 정부에 부담을 주는 무리한 요구인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은 압사 사고 이외에 마약이나 독극물 등에 다른 사인이 있을 수 있다는 망언을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말했다. 마약 등의 기타 사인을 찾아내고 정부의 부담을 덜고자 피해 희생자들에게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희생자들의 시신과 유품 등을 샅샅이 뒤졌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하나 나온 게 있는가. 뜻대로 안 되어서 초조한가. 이젠 덧씌우는 언행으로 태세를 전환하였는가. 극렬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싶은 것인가. 

또한 김성회 전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망언은 정상인의 사고라고 보기에는 너무 어처구니 없는 막말이다. 다 큰 자식이 놀러 가는 것을 부모가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깁니까라고 헛소리를 하고 있다. 김성회 당신에게는 이제부터 존중이라는 단어를 접어두려 한다. 당신은 성인인 당신 자식이 놀러 간다고 하면 가면 안 된다고 말리는 사람인가. 당신은 성인인 당신 자식을 집에 가둬놓고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게 감금하는 사람인가. 자식을 통제하는 부모가 올바른 부모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혹시 정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이태원을 놀러 가면 안 되니 말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태원을 가서는 안 되는 위험 지역으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건데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2022년 전에는 놀러 가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왜 안 된다는 것인가. 그 전에도 그렇게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위험 지역에 왜 위험한 축제를 하도록 놔두었는가. 그렇게 위험한 이태원을 폐쇄하고 아무도 갈 수 없도록 조치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참담한 참사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 힘에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하겠다. 공문을 발송할 테니 최근의 막말들이 국민의 힘의 공식 입장이라면 한 번도 빠짐없이 면담에 응하셔서 그 입장을 우리 유가족들에게 직접 전해주기 바란다.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부모님) 발언 : 오는 16일 금요일은 1029 이태원 참사 49일째 되는 날이다. 종교에서는 49제라고도 한다. 유가족 협의회는 우리 아이들, 가족들을 시민들과 제대로 된 추모를 하려 한다. 1029 유가족 협의회에는 여러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주최하는 본 추모제의 제목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다. 49일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 가족들을 위한 제대로 된 사회적인 추모는 없었다고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아이들이다. 하늘의 별이 되어 기억해 달라는 아이들의 목소리라 생각해 주시면 된다.

진정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제대로 된 추모를 하려 한다. 사회적으로 사진과 이름을 공개할 마음이 있는 유가족들이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제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자 한다. 참여하시는 시민분들이 아이들의 사진과 이름을 보시고 함께 추모해 주시면 정말 좋겠다. 16일 금요일 저녁 6시 이태원역 3번 출구 녹사평역 방향이다.  우리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시민들 모든 분들과 함께 하려 한다. 함께 기억하고 싶다.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추운 날씨지만 함께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유가족 부모님 발언 ; 7,300일 이것은 우리 아이와 함께 산 날이다. 만 스무살 생일에 돌아갔다 만일도 안 되는 짧은 삶을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다. 우리 아이는 대학 입학 후 세 번의 방학 동안 두세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1천여만 원의 돈을 모았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 자금으로 모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은 아이의 묘자리를 사는데 쓰이게 된다. 

아이가 사고가 났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순천향병원으로 갔는데 아이의 신원이 확인이 되지 않아서 보여줄 수가 없다며 밤새 병원 앞에 세워두었다. 그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수십 구의 희생자들이 이동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우리 아이는 친구가 구급차를 함께 탔었고 구급대원이 전화를 받고 아빠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도 무연고자 취급을 받으며 12시간을 넘게 이곳저곳을 끌려다녔다. 

저는 밤새 병원 앞 길바닥에서 기자들이 하는 말들을 동냥하듯이 듣는 것이 전부였다. 그곳에 말단 공무원 하나 나오지 않았고 어떤 상황인지도 설명해 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동이 트니 정신이 들어 서울 시내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보고 이동하면서 미친 듯이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가 찾아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던 용산경찰서장은 끝까지 연락이 없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 저는 아이의 마지막을 모른다. 여태껏 어떤 기관도 알려주지 않았다. 아는 기관도 없다. 이 정부는 도대체 할 줄 아는 것도, 아는 것도 없다. 무능해도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는지 잔머리들은 왜 이렇게 빠른지 도대체 어떤 대가리에서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인지 답답하고 분노가 치민다. 

명단 공개가 패륜이라고요? 명단 비공개는 은폐다. 유가족이 희생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잊지 말아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기억하고 여야가 기억하고 정부가 기억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 남아 있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해달라는 우리들의 울부짖음이다.

어제 장제원 의원은 말했다. 처음부터 국정조사 합의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당신의 아들은 살아있다고 안심되는가? 안심하지 마십라. 당신이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 있는데 어떻게 안전하겠는가. 당신도 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아이들의 생사가 아들의 생사가 늘 노심초사 늘 걱정일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민주당이 요구한 이상민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갑툭튀라고 망언을 한다. 왜 입으로 똥을 싸는가. 참사가 일어나고 희생자가 생겼는데 조사조차 안 하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당신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 시키는 것만 하겠다는 땡강쟁이이거나 안하무인, 파렴치한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사건이 일어나면 조사를 하고 잘잘못을 가리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사과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단도리를 한다. 진정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그 자리에 있는데 철저한 진상 규명이 되고 국정조사가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된다고 또다시 입으로 똥을 싸시면 당신들의 아들과 딸들은 쪽팔려서 이 땅에 살 수가 없다. 살 수 있겠습니까. 제발 정상적인 사고를 하라. 그리고 이상민 파면하시고 국정조사에 엄중하게 임하라. 

대통령께 말씀드린다. 이 땅의 부모들은 세월호를 잊지 않았고 이번 참사를 기억할 것이다. 이번 참사로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살아남았다라는 안도와 상처가 생겼다. 앞으로 우리는 남아 있는 아이들의 미래보다는 아이들의 만수무강을 기도해야 될 것이고 어디에 있든지 아이들의 안전이 불안하여 노심초사해야 될 것이며 늘 생사를 확인해야 되는 트라우마에 놓이게 될 것이다. 

우리 유가족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서 자식을 둔 부모들은 위로가 필요하다. 사람은 외로워서 죽는 것이 아니라 위로받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우리는 죽게 생겼다. 우리에게 위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다. 저는 아이를 찾아가 늘 이렇게 사과를 한다. 지켜주지 못해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어제 뉴스에 대통령은 사과를 했는데 왜 자꾸 사과하라고 하냐고 말이 나오더군요. 언제 하셨는가. 종교 행사에 가서 유감을 표시했지, 아이들에게 추모를 했다고 하는데 어디에 하셨는가. 국화꽃이 슬프다고 하는가? 국화꽃이 억울하다고 하는가? 국화꽃은 좋겠다.  대통령의 추모도 받고. 

대통령은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하시라. 피지도 못하고 꺾인 우리 아이들과 유족들에게 지켜주지 못해서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대통령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위로입니다. 대통령의 사과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행안부 파면으로 재발방지 대책으로 피지도 못한 꺾인 꽃들을 유가족들을 이 땅의 부모들을 국민들을 위로하고 안심시켜 달라. 새끼 잃은 어미는 절규한다.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이 땅의 우리 아들딸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들은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한 정부로부터 여러 고비를 거치며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간곡히 부탁한다. 어떤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으라. 그래서 부모를 장례식장으로 부르는 일이 없도록 하라. 부모는 자식을 장례식장에서 맞닥뜨리면 여러분들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날로 함께 인생을 죽기 때문이다. 정부는 여러분에게 각자도생하라고 한다. 개인의 안전은 개인이 책임지라고 한다. 취업이 안 돼도, 생활고를 겪어도, 사회로부터 외면당해 마음에 병이 들어도, 길을 가다가 목숨을 잃어도 정부는 심약한 너희들이 문제라고 한다. 이 나라에는 책임지는 정부는 없다. 힘이 되는 정부도 없다. 다음 세대를 세워줄 정부도 물론 없다. 다음 세대는 누구나의 미래가 아니라 각자가 근근이 연명하거나 강하게 치열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일 것이다. 

이것이 차별이다. 이 정부는 자신이 살고있는 세상이 자신들의 것인 것처럼 여러분의 미래를 훔치고 도둑질하고 있다. 도둑질당하고, 매를 맞고, 천대받고, 조롱당하고 있는, 정부로부터 학대받는 우리들의 아들딸들이여, 그래도 꼭 살아남으시라.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되도록 분노해달라. 여러분들은 천하보다 귀하고 귀한 우리의 보물이다. 그래서 이 엄마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저 무책임한 사람들이 책임지고 물러날 때까지. 새끼 잃은 어미의 절규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이지한 어머니 : 저는 배우 이지한의 엄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8차선 도로에 양팔을 벌려 눈을 감고 걸어 들어가면 내 아이의 죽음을 잊을 수 있을까 수십 번도 생각하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오늘 아침에도 어제도 지한이의 영정 사진 앞에 지한아 옛날에 엄마는 잊어라 밥을 챙겨주고 고운 말을 하며 앞에 나서지 않는 엄마는 잊어라. 오늘부턴 너의 죽음의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때까지 유가족 200명과 함께 투사가 될 것을 맹세한다고 오늘 아침에도 맹세하고 나왔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단톡방에 영웅도 있고 졸개도 있었다. 발언의 기회가 오늘 있지는 않았지만 세가지만 말씀드리려 한다. '날 제명하려면 하라'. 국힘 권은희 의원은 대한민국 엄마로서 양심이 살아있는 분이었구나 감동했다. 장제원 의원은 아들이 있으시지요? 지한이보다 2살 어린 아들이 있다.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시지요. 그 아들이 무사한 것이 제겐 큰 기쁨이다. 당신의 아들이 희생자에 포함돼있어도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요? 같은 부모로서 어떻게 그런 무서운 말을 방송에서 제가 들을 수 있는 건지요?  같이 죽었으면 했습니다. 당신의 아들과 내 아들이 같은 골목에서 죽었다면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요. 특검도 마다하지 않고 탄핵도. 거부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의원님 들으십시요. 같은 부모로서 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 당신도 지한이와 같은 곳에서 일을 하는 아들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시고 다시는 이상한 말을 하지 말라.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탄핵 당시 어디에 있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라. 그래야 그 더러운 입을 다시는 놀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모두 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부모가 될 것이고 결혼했다면 누군가의 어버이가 되는 것이다. 이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순리대로 쉽게 풀어야 한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꽃에다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다. 유가족에게 와서 정중히 158명의 희생자들 앞에서 정중히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사과는 주어가 없었다. 유가족, 어떤 유가족인가요? 때려놓고 아무에게나 미안하다고 하는 것인가요. 주체가 없는 사과였기 때문에 사과하라고 계속 말하는 것이다. 한글 모르시나요? 영어로 말하지 않았다. 사과했다고 그만 말해요. 영어가 아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시고 토끼는 상대를 봤고 거북이는 목표를 보았다고 몇 번을 말했다. 당신의 목표는 누구인가. 몇 년 후에 있을 선거 아닌가? 

국민에게 진실되게 사과하고 순리대로 쉽게 풀어가십시오. 우리를 적으로 생각하면 우리도 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유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해달라.. 그것이 이것이 당신들에 대한 마지막 충고다. 내가 어떤 일을 할지 두고 보시라. 그런 식으로 나가면 나도 그런 식으로 나가겠다. 나는 자랑스런 배우 이지한의 엄마이기 때문이다. 나는 독립운동가가 아니다. 마치 독립운동가인 것처럼 내가 행동하도록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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