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학계·시민단체 소년법 개악 철회 요구 공동기자회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발표한 소년법 등 개정 입법예고안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시민단체·학계 공동기자회견이 13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용혜인·권인숙·윤미향 의원과 한국아동복지학회,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등 15개 단체가 공동주최했다.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은 “법무부의 소년범죄 종합대책과 개정안은 아동청소년 권리를 침해하고 차별적 낙인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촉법소년 범죄 증가와 소년범죄 흉포화에 대한 근거가 왜곡되었다”며 “소년범죄에 대한 정확한 통계 구축과 소년사법 제도 인프라 확충부터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국회·시민단체·학계 공동요구안으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 ▲소년사법 제도 인프라 확충, ▲아동 최상의 이익 원칙 실현을 발표되었다. 기자회견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국회 여성아동인권포럼의 권인숙 의원, 윤미향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이 외에도 한국아동복지학회, 한국청소년복지학회 등 학계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등 시민단체 17개가 함께 주최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한동훈 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촉법소년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조차 없다”며 “‘국민의 법 감정’ 운운하며 근거 없는 혐오에 동조하는 것이 법무부 장관이 할 일이냐”고 질타했다. 용 의원은 “당사자의 사회복귀와 피해자의 회복에 방점을 둔 소년법 개정을 추진하고, 청소년이 범죄에 연루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안전망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장관은 차별금지법 논의도 동의하지 않는 국민의힘과 뜻을 같이한다”며 “소년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알리지 않으면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만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소년보호를 내실화하고 우리 사회를 바꿔낼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는 “사람은 오로지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며 “형사 처벌 연령 확대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혐오의 작용”이라고 말했다. 난다 활동가는 “유엔아동권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귀담아 들어 개정 입법예고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자적 양심으로 촉구한다”며 “증거기반 정책에 반하는 촉법소년 연령하향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강력처벌이 재범 증가 역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실증 연구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영국과 미국의 종단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비행 원인은 부모의 학대와 방임”이라며 “비행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적, 복지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1월 3일 “흉포화된 소년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소년 강력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소년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입법예고안의 주요 내용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우범소년 보호처분 완화 유지, ▲19세 미만 수형자 구분수용 예외규정 신설 등이 있다. 법무부는 12월 13일까지 소년법 등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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