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스타트업 자금조달전략시리즈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최근의 벤처투자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은 최근 핫하게 떠오르는 VR 시연장면이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올해 벤처투자생태계의가장 큰 변화는 투자규모의 대형화이다. 그리고 벤처투자의 ‘규모’와 ‘투자금액’은 늘었고, 3~7년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모험투자’가  증가했으며,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민간의 참여’가 늘었다”

최근의 벤처투자동향을 정리하자면 위와 같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집행한 벤처투자액은 2조8,000억 원이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금액이다. 벤처펀드 결성액도 2조1,840억 원으로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13.8% 증가하였다.  최근 매월 약 4,000억 원의 벤처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11월이 지나면 지난해 연간 벤처투자액인 3조 4,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월 달에는 200억 원 이상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3개사나 된다. 정보통신업을 운영하는 한 회사의 경우, 8월 한 달 동안 무려 407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개인자산관리를 돕는 APP을 개발한 이 업체는 높은 사업성으로 인해 그동안 VC들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이 업체는 이번에 400억여 원이 넘는 투자금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또한 뇌신경질환 관련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생명공학 업종의 한 기업의 경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창투사, 창업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 등 다양한 투자사로부터 모두 830억 원을 투자받았다. 

벤처투자 동향에서 살펴본 두 번째 특징은 “창업 7년 이내의 신생기업에 투자하는 모험투자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VC들에게 있어 신생기업은 투자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초기기업의 경우 회사의 생멸(生滅)자체가 불확실하므로 거액을 투자하는 VC가 손을 대기에는 너무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1월~8월까지의 업력별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창업 7년 이내의 초기기업에 무려 74.5%를 투자했다. 무려 2조원이 넘는 돈이 7년 이내의 창업기업에 투자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문제시 되어왔던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것에 인색한 VC들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3년~7년 이내의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가 늘었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는 대다수의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건너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데스밸리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확실한 구원병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금’이다. 팀빌딩을 하고 연구개발 끝에 양산을 하고 나면 스타트업이 처음 창업초기에 갖고 있던 보유자금은 거의 바닥난다.  설상가상으로 이 시기에 있는 스타트업들은 팀 구성을 이미 해놓았기 때문에 인건비 지출을 중단할 수 없다. 오히려 인원을 더 충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산시설 및 관리 유지비 등 ‘고정비 지출’이라고 하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직 매출이 많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이제 갓 시장에 점을 찍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매출이 나려면 시장에 안착하는 시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기간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장 견디기 힘든 시기이다. 

올해 투자증액 비교자료를 보면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에 투자가 41.4%를 차지해 대폭 증가했다. 이 시기의 투자가 늘었다는 것은 힘든 시기를 견인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동앗줄이 생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표1]과 [표2]는 이제는 창업초기 기업도 투자대상이 되며 특히나 업력 3년에서 7년 사이의 기업이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쨌든 스타트업으로서는 반길 일임에 틀림없다. 초기기업의 투자가 차츰차츰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은 [표3]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7년 이하의 창업기업에 무려 74.5%를 투자했다. 이는 5년 전인 2015년의 59%에 비해 15.5%나 늘어난 수치다. 

지표에서 또 하나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아래 [표2]에서 보듯이,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이 생명공학과 IT기업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업종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업종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수 년 전부터 그리해왔으니 뭐 그리 특기할만한 사항은 아닌 것 같다.  [표2]를 통해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핫(HOT)한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IT관련 업종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고, 신약개발 등 생명공학 업종은 지금도 인기가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떠오르는 대세 아이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최근의 투자현황을 살피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투자를 받기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 한눈에 보인다.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민간펀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 투자동향에서  느낄 수 있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벤처펀드라고 하면 정부나 각 기관에서 투자한 정책지향성 자금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 1월에서 8월까지의 벤처펀드의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민간투자가 73.3%를 차지했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에 비해 거의 2.5배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보다는 9%나 증가했다.  이처럼 민간펀드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 ‘제2벤처붐 확산전략’ 등 벤처 투자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매우 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이로 인한 소득공제 혜택 및 투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민간 투자자들을 벤처투자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모태펀드 등 정부의 출자가 마중물이 되어서 민간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며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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