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쟁력 강화위해 ‘R&D·내실에 초점’

(창업일보)박성호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6일 2017년도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기아차 176명, 계열사 172명 등 총 348명 규모의 2017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승진폭이 5.4% 줄어든 것으로서 지난해 국내외 판매량 감소 등 실적 악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신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R&D 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성과가 있는 인사는 파격 승진하는 등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총 승진자수로 보면 2011년(309명) 이후 가장 적은 인원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465명 ▲2013년 379명 ▲2014년 419명 ▲2015년 433명 ▲2016년 368명 등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3년 만에 800만대 아래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률도 악화하는 등 부진한 실적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하면서 실적 위주의 인사 원칙을 철저히 반영한 규모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정기 인사에서 R&D 부문 강화가 두드러진다. 이는 자율주행차 등 미래성장동력 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품질을 크게 향상시키려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부사장 승진 임원 11명 가운데 현대·기아차 정보기술본부장 정영철 부사장, 현대·기아차 상품전략본부장 박수남 부사장,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양승욱 부사장, 현대모비스 차량부품본부장 전용덕 부사장 등 7명의 임원이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에서 배출됐다.

또 전체 승진 대상자 중에서도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관련, 친환경차 및 차량IT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런 취지에서 자행주행차 기술을 담당해온 만 37세의 최연소 인사를 임원으로 발탁했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해온 현대·기아차 ADAS개발실장 장웅준 책임연구원을 이사대우로 승진시켰다. 그는 1979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또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위원,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3명을 연구위원으로 새로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을 강화한다.

지난 2009년 처음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연구위원은 기존 수석연구위원 2명 등 총 20명으로 늘게 됐다.

여성 임원 4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이뤄져 현대차그룹 여성 임원은 20명으로 늘었다.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부원장 조미진 상무는 전무로, 현대·기아차 제품UX기획실장 김효린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 이소영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카드 CS실장 강은영 부장은 이사대우로 각각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 이후 10년 만에 해를 넘겨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매년 연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했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말 최순실 게이트 사태 여파 등으로 임원인사를 연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실적 악화와 트럼프 리스크 등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활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날 임원인사를 전격 단행하며 경영활동에 고삐를 조일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올해 판매 목표는 825만대로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실경영과 미래를 대비한 경쟁우위 확보라는 목표를 모두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며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기대에 보답하고 고객 최우선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초일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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