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 모두 외국학교 출신을 우대하는 특수 전형을 통해 국내 명문대에 입학한 의혹을 사고 있다.

2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박진 후보자의 장남이 2002년 카이스트에 입학할 당시 총모집인원 600명 중 단 11명(1.8%)이 입학한 외국학교 우대전형을 이용했으며, 유일한 국내 소재 외국인학교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장남은 SC은행에 입사할 때도 일반적인 채용이 아닌 유학 스펙을 우대하는 특별 채용으로 입사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윤건영 의원실은 밝혔다. 장녀 역시 한미경제연구소(KEI)에 입사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박 후보자의 자녀들이 대학부터 취업까지 ‘아빠찬스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이스트가 국회에 제출한 11명의 출신학교를 보면, △A.S. of Kuwait, △A.S. of Milan, △East Chapel Hill, △Wyoming S. C. P. school 등 해외 소재 학교들이다. 공교롭게도 박진 후보자 아들 외의 해당 전형 입학생은 모두 국외 소재 외국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던 것이다.

해당 전형은 국내･외 외국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영어시험(TOEFL) 성적만을 요구한다. 약 8년을 영국에서 공부해 당연히 영어에 능통할 후보자 아들에게는 사실상 특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후보자의 딸도 2006년 연세대학교 입학 당시 외국학교 출신을 우대하는 언더우드 국제학부 전형으로 입학했음이 드러났다. 해당 전형은 2006년 3월 첫 신입생을 받았는데, 수능 등 최저학력기준 없이 오로지 영어실력(영어에세이, 영어면접 등)만을 보는 전형이었다. 

후보자 아들과 마찬가지로 약 6년을 미국에서 공부한 후보자 딸에게는 사실상 특례와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후보자의 딸의 경우 불법 위장전입까지 하면서 윤중 중학교에 입학했다가 다시 미국행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대학 입시 전형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카이스트와 연세대의 특별 전형의 경우 통상 외교관 자녀 또는 무역 상사원 등 외국 거주 기간이 긴 사람에 해당되나, 박 후보자는 전혀 이런 케이스와는 관련이 없다.

오히려 “박 후보자는 김영삼 정부 청와대 비서관, 국회의원 등을 하며 우리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층 인사임에도 이와 같은 편법을 활용하여 자녀의 대학 입시와 취직을 지원하기 위해 등록금이 비싼 외국인학교와 외국 유학 등을 선택했다면 이는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의심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윤건영 의원은 지적했다. 

박진 후보자 측은 아들과 딸의 생활기록부 및 성적증명서, 대학교 입학 관련 서류, 성적증명서 등 입시 관련 어떤 자료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카이스트와 연세대 입학 과정과 결과가 정말 공정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검증은 어려운 상황이다. 

윤건영 의원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박 후보자가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철저한 계획 하에 자녀 스펙 관리를 하고 외국학교 학생들을 위한 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런 의심을 해소하려면 자녀들의 입학 관련 점수표 등을 후보자 측이 적극적으로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후보자의 장남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글로벌 인재 채용’ 과정을 통해 입사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윤건영 의원실 측은 밝혔다.

‘글로벌 인재 채용’은 정시 채용과는 별도의 입사 전형으로 △3년 이하의 경력 보유자, △영어 능력자 등을 자격 조건으로 한다. 

박 후보자의 장남은 대학 졸업 직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 11개월의 인턴을 했을 뿐 그 외의 ‘경력’이라 할 만한 이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글로벌 인재 전형으로 입사한 것이 맞다면, 입사 과정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윤 의원 측은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일한 박 후보자의 장녀도 언론에 의해‘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장녀가 채용된 직위가 장녀 채용 전까지는 없던 자리였으며, 장녀의 퇴사 후 사라진 직책이라는 점이 핵심 근거다.  

윤건영 의원은 “후보자의 자녀 모두 소위 ‘아빠찬스’를 이용해 입시 지옥･취업 전쟁 시대에 매번 특별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4선 국회의원이자 장관 후보자로서 당연히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 인사가 손쉽게 자녀 대학과 경력을 만들어주는 모습에 솔직한 자기 고백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