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멸종 위기 침엽수 구상나무 4년간 전국 33%감소, 北 지원용 묘목 327만 그루 양묘

[창업일보 = 김희진 기자]

산림청이 국내 산림생태계 위기는 외면한 채 북한 산림황폐지의 복구를 위해 국내 멸종위기 침엽수종 ‘7만 6천 8백 본’을 양묘 중인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산림청 남북산림협력센터, 평화양묘장 묘목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 산림황폐지 복구를 위해 키우고 있는 묘목중 국내 멸종 위기 침엽수종인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7만 6천 8백본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상나무의 경우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으로 분류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으며, 2019년 산림청 실태조사에서도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자생종인 구상나무가 국내에서 사라진다면 지구상에 구상나무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국내 침엽수종이 멸종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산림청은 남북산림협력센터(파주)와 평화양묘장(고성)에서 327만본의 대북지원 묘목을 기르고 있으며 이중 국내 멸종 위기 침엽수종은 ▲구상나무 4만 4천 1백본, ▲가문비나무 2만 5천본, ▲분비나무 7천 7백본 등 총 7만 6천 8백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이 기르고 있는 묘목은 3~4년을 키워 조림 사업을 위해 대상지에 옮겨야 하나, 현재까지 남북관계 경색으로 묘목 이식과 관련한 아무런 사전작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출하 시점조차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림생태계를 책임지고 있는 산림청이 대북지원사업에 몰두하는 동안 국내 멸종위기 침엽수종인 구상나무는 2017년 이후 현재까지 33%나 감소했으며, 지난 5년간 산림청의 멸종위기 수종을 위한 예산은 대북지원사업 예산 198억원의 20%가 채 되지 않는 39억원으로 밝혀졌다.

이에 홍문표 의원은 “북한에 출하될 시점도 알 수 없는 대북묘목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도 모라자 멸종 위기에 처한 산림자원을 북한의 산림복구를 위해 기르고 있는 산림청의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이어 “북한 산림이 아닌 국내 침엽수종의 멸종위기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도넘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퍼주기가 대한민국 경제에 이어 산림생태계까지 망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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