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이서율 칼럼니스트 ]

세계제빵월드컵 첫우승의 주역 ‘슬로우브레드’ 김종호 오너쉐프를 만나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가 들어가는 자영업의 특성상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배달이 어려운 로드숍(Road shop) 업종의 경우 하위 40~50%까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코로나사태로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혁신하지 못한 자영업종은 폐업해야 한다는 암울한 예측에도 오너의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어려움을 헤쳐가는 ‘슬로우브레드’ 김종호 오너쉐프와 베이커리장비 및 솔루션 전문업체인 (주)에스티엘티의 안홍섭 대표와의 좌담회를 통해 베이커리매장 창업과 운영의 지헤를 공유해 본다.

다음은 대한민국제과기능장 김종호 슬로우브레드 오너쉐프와의 일문일답.

- 빵과 관련 된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나름 우등생이었던 중학교시절 집안 환경이 안 좋아서 일탈을 좀 했다. 성적은 떨어지고… 담임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실업계 고등학교인 논산공업고등학교 식품과에 입학했는데 이때 학교에서 빵을 처음으로 만들어 봤다. 나름 신기하고 재미있었고 내가 만든 빵이라는 자부심도 느끼게 되었다. 이후 제빵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 빵집을 직접 운영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대전성심당 취업생으로 들어가 18년동안 근무하며 각종 대회 수상, 제과기능장 취득 및 경영 노하우와 기술, 영업방법을 배웠고 이후 나만의 제과점을 만들어 보려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 빵집 운영에 대한 나의 철학과 목표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지고 경쟁업체가 워낙 많다 보니 하나의 사업장이 오랫동안 살아남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10년이란 세월을 한자리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만큼 고객들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믿음과 정직한 서비스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답할 것이며, 보다 많은 분들의 식탁에 올리고자 연구하고 노력하는 장수 기업이 되려고 한다.

- 구체적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종 세미나와 다른 베이커리매장에 대한 벤치마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것이고, 주기적으로 열리는 제과제빵대회에 참가하여 제품 개발에 힘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끊임 없이 배우는 자세와 이를 계속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슬로우브레드’가 다른 빵집과 다른점은.

우선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과는 확연히 다른 맛을 추구하고 있다. 당일 만든 제품으로 빵 특유의 쫄깃함과 우리나라 농산물을 주로 사용한 제품이 많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이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푸짐한 시식이 마련되어 있어, 제품을 맛보고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특징이다.

- ‘슬로우브레드’의 주요 제품 종류와 판매포인트는.

주요제품은 '슬로우브레드(Slow Bread)' 상호의 의미처럼 천천히 만드는 빵을 만들고 있으며, 우리나라 농산물을 이용한 ‘마늘빵’, ‘양파빵’, ‘대파바게트’, ‘공주밤빵’ 등이 있다. 설탕과 버터, 이스트를 넣지 않아 몸에 좋은 건강빵류, 이 밖에도 수십가지의 좋은 재료들로 만든 제품들이 있으며 그중 인기 제품은 배너와 직원들의 적극적인 시식과 홍보멘트가 우리 빵집만의 판매전략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 빵집운영의 애로사항은.

빵집은 특성상 전과정을 기계화시키기 어렵고 제빵사의 수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서는 매장을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또한 해마다 임금인상과 재료비 인상도 부담이다. 그렇다고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 또한 쉽지 않은 만큼, 직원들이 꼼꼼한 재료관리나 로스율 줄이기 등 작은 실천부터 생활화 하는게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인 것 같다. 

-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특별한 대비책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비대면도 중요하고 온라인 판매를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아직은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하면서 오랫동안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슬로우브레드’만의 방식에 집중하려고 한다. 본연의 가치에 충실하다 보면 코로나도 끝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향후 계획과 그 이유는.

사회적으로 점점 1인가구가 많아지고 100세 시대가 눈 앞에 있는 만큼, 간단하게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앞 다퉈 간편식을 개발하고 있지만 매일 먹는 음식으로 빵보다 더 간편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은 없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베이커리가 활성화 되어야 될 것이고, 제품 또한 어린아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써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 현재 진행중인 판매 이벤트는? 또는 조만간 계획중인 판매 이벤트는.

매 주년 기념 이벤트로 5천원 쿠폰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이틀에 걸쳐 만원이상 구매시 5천원 쿠폰을 주는 행사로, 10년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행사이니 만큼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다.

-  빵집 창업을 계획하는 창업 예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랜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본기가 밑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창업이라는 나만의 간판을 걸고 고객의 심판을 기다려야 하는 어려운 일인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창업하길 바란다. 고객을 왕으로 대접해야 된다는 말도 있지만 직원들도 내 가족처럼 대하고 특히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현명한 매장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본다.

- 현재 빵을 만드는 제빵사 또는 이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빵이 좋아서 빵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이 결코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고, 처음부터 쉬운 것은 없다. 내가 노력하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분명히 훌륭한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가질 수 있는 후배들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