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소상공인 경청투어서 소상공인들 따끔한 지적

4일 경기도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열린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에 참석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일 경기도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열린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기부가 올해 초 내놓은 전통시장 지원방안에 대해 소상공인들이 호되게 지적했다.

4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경기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주재한 소상공인 경청투어에서는 일선 소상공인들의 뜨거운 질책이 쏟아졌다.

이날 안양 평촌에서 왔다는 한 소상공인은 중기부가 임대료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점포 임대·임차인 간에 임대료 상생협약 체결을 한 경우에 지원한다고 했지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상생협약서를 써달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해당 소상공인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가서 ‘5년까지 5%만 인상합시다. 상생협약 해 달라’고 하라는 것이냐”며 “실제로 상인이 그 다음 계약에서 반드시 쫓겨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할 수 있는 정책적,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있어야 하는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책임 전가할 거면 정부가 필요 없다”며 “상생협약이 가능한 시장은 저절로 장사 잘 되고 발전할 수가 있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안일한 발상”이라며 “반드시 제고해서 점차적으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발언자는 전통시장 현대화 조건으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70% 확보’도 있다는 점을 들면서 “온누리상품권은 상부 지시사항이라고 하더라. 상점가에는 온누리상품권이 한 달에 2∼3개 들어오기가 힘들다”라며 현실에 맞지 않은 정책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 수수료, 최저임금 인상 부담, 대형마트·쇼핑몰 진출 등에 대한 우려들도 제기됐다.

서울 신림동에서 25년간 과자점을 운영해왔다는 한 상인은 “카드 수수료를 많이 인하해줬지만 조그만 점포들이 카드 3번 안 받으면 세무서에서 날아온다. 많이 힘들다”며 “매출을 숨기겠다는 것이 아니다. 적당히 소상공인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번 정부가 노동자들 많이 대우하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이 더 힘들다”며 “그 분들은 월급이라도 나오지만 저희는 물건 하나 못 팔면 그냥 굶는다”고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한 상인회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형마트가 전통시장과 함께 상생협약을 하기로 돼있지만 실제 피해 당사자들이 협의 대상에서 빠져있다”며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당사자들이 협의할 수 있도록 바꿔달라”고 당부했다.

청소년들이 신분증을 위조해 술·담배를 구매하는데 정작 책임은 신분증 감별능력이 없는 점주들만 지도록 돼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점주들이 경찰서에 안 가게 해 달라”며 “술과 담배를 일부러 파는 분은 1%도 없다. 구매자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본다. 보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홍 장관은 “말씀을 듣다보면 어처구니없는 정부 정책들이 있다”며 “개선한다고 하는데도 부족하지만 해결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임대·임차인 간 상생협약 문제에 대해서는 “집주인들께서 잘 안 해 주신다, 어렵다는 것 알고 있다”며 “현장에서 그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집세들 그렇게 올린 상점가들이 다 몰락했다. 그 유명한 압구정동, 이태원 이런 데가 집세를 많이 올리다보니 무너졌고 임대료를 할인한다고 하지만 안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장관은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비용이 훨씬 많이 들게 된다”며 “비용이 아니라 사실상 투자다. 한국 경제를 위한 중요한 투자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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