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포함한 특별법 마련중...청와대 '협의되지 않았다' 발표에 "투자자 우왕좌왕"

11일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 폐쇄를 포함한 특별법 추진 소식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등 하루종일 대 혼란을 겪었다. (c)창업일보.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11일 가상화폐 관련시장은  한마디로 '혼돈'과 '우왕좌왕' 그자체였다.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포함한 특별법 추진 방침을 밝힌 이후 국내 가상화폐 관련 시장은 하루종일 대혼란에 휩싸였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 금지 특별법과 거래소 폐쇄에 대한 계획을 내놨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 입법으로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관련 부처와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고 조만간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사실상의 도박과 비슷한 형태"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주요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비트코인은 2000만원대가 무너졌다. 빗썸에 따르면 정부의 발표가 나온 낮 12시 2073만원대이던 비트코인값은 오후 2시30분 1791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전날보다 20.38% 하락한 가격이다 업비트에서는 17%가량 하락한 1780원대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외에 다른 가상화폐들도 줄줄이 20%대 하락세를 보였다. 빗썸에서는 이 시간대 이더리움이 26.33% 하락한 165만원대, 비트코인 캐시는 20.54% 하락한 332만원대 비트코인 골드는 24.92%하락한 24만원대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세는 시간이 지나며 다시 상승했다.

오후 들어 기획재정부 등에서 타 부처와 '아직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청와대에서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투자자들은 우왕좌왕했고 비트코인값이 재차 2000만원선(오후 5시께 업비트 기준)을 회복하는 등 시장은 혼란스러웠다.

빗썸에서는 오후 5시45분 현재 비트코인이 1955만원대, 이더리움은 175만원대, 비트코인 캐시는 350만원대, 비트코인 골드는 26만원대로 소폭 올라선 가운데 여전히 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낮 시간에 법무부에서 센 발언들이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가 이후 언론을 통해 정부부처간 합의된 바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회복했다"며 "빠르게 하락했다가 빠르게 회복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간 수차례에 걸쳐 당국의 규제안이 등장할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불만을 나타내왔던 이들은 청와대 홈페이지로 전장을 옮겼다. 이날은 박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 촉구 글도 올라왔다. 최흥식 금감원장의 해임을 촉구한다는 청원도 벌써 2만4000명을 돌파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혼란에 빠졌다.

이날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평상시 시간대에 비해 거래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등 몇몇 거래소에서는 그 시점부터 오후 3시께까지 접속자수가 몰려 한 때 서버 화면이 한동안 지연되기도 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거래량이 평소보다 몰리면서 화면에 일부 버벅거림이 나타났다"며 "일부 서버 접속에 장애가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문의가 있었지만 거래 지연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이른바 '비트코인 테마주'라고 불리우는 종목들이 일제히 하한가를 쳤다. 테마주들은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를 보이다 거래소 폐쇄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한층 더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옴니텔(057680)과 비덴트(121800)는 각각 30%, 29.96% 하락하며 하한가에 마감했다. 이들 업 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 '에스코인'을 운영 중인 SCI평가정보(036120)도 전 거래일보다 29.92% 떨어져 하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 진출을 선언한 버추얼텍(036620) 역시 하한가(-29.93%)로 마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중인 대성창투(027830)와 우리기술투자(041190), 에이티 넘인베스트(021080) 도 각각 30%, 30%, 29.95% 떨어지며 일제히 하한가에 마감했다. 또 20억원을 출자해 가상화폐 거래소 '넥스코인'을 설립한 넥스지(081970)가 28.32%,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링크'의 운영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포스링크(056730)도 26.84%나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도 SBI인베스트먼트(019550) -24.01%, 갤럭시아컴즈(094480) -3.73%, 매커스(093520) -7.09% 등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장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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