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유망업종으로 떠오른 창업 아이템 1순위는 <시테크형 사업>이다.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줘 편의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주는 시테크형 사업은 바쁜 현대인을 겨냥,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테크형 사업은 빠른 시간 안에 서비스받을 수 있는 스피드형, 고객의 불편함을 찾아 이를 대신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해 주는 생활편의형, 하이테크 기기를 활용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무인복합매장과 자판기형 사업, 다른 매장에 들를 필요 없이 한곳에서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원스톱형 사업으로 크게 나뉜다.

 

1. 스피드형

스피드형은 패스트푸드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음식 만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소비자의 시간 활용도를 높여줬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의 해악이 널리 알려지면서 점차 한식의 퓨전화, 패스트푸드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스피드형 외식업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형 숯가마에 넣어 순식간에 삼겹살을 익혀 내오는 ‘3초삼겹살’은 시간절약 외에도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아이템은 광부들이 일하다가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 삽자루에 삼겹살을 얹어 숯가마에 익혀 먹던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 고객들은 긴 삽자루를 들고 오는 모습에 재미를 느끼고, 초벌구이로 쫄깃하면서도 기름에 쪽 빠진 고기를 맛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빨리 먹고 빨리 나가기 때문에 회전율을 높여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고기를 삽에 구워 나르는 종업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고깃집에 비해 직원이 좀더 필요하고,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단지 짧은 시간에 내온다는 것만으로는 고객들을 잡기 부족하다. 고기가 익는 최적의 시간을 파악해 직접 잘라주는 등 이중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좋다.

 

피트니스센터도 시테크형 사업이 등장했다. ‘웰바디’에서는 20가지 운동기구를 45초씩 사용, 모든 근육을 사용하면서도 30분 내에 운동이 끝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30분 순환운동’이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검증된 아이템. 고강도의 중량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고 힘들어 여성들이 단기간 운동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지만 이 운동의 경우 쉽고 재미있어 장기간 운동이 가능하다. 일반 운동기기에 비해 좀더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이유는 일상생활하듯 서서 할 수 있도록 고안했기 때문. 또 20가지 운동기구 중에서 개개인에게 맞게 운동기구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맞춤식 운동도 가능하다. 웰바디 신천점에서는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하던 직장여성들이 몰리면서 오픈한 지 두달 만에 고객이 120명을 넘어섰다. 월평균 매출액은 1,500만원에 순수익은 1,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신천점 점주 이동형씨는 입소문으로 기존 고객들이 친구와 주변인을 끌어들인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2. 생활편의형

생활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사업으로는 주부들을 위한 반찬전문점, 도시락배달전문점, 테이크아웃 요리전문점, 아침과일배달업, 베이비시터실버시터업, 직장인들을 위한 사무편의점 등을 들 수 있다.  반찬전문점은 기존에 재래시장의 반찬가게와 차별화를 두고 인테리어와 위생 면에서 업그레이드해 90년대 후반부터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여성의사회진출로 인해 최근에는 아파트 상가마다 하나씩 볼 수 있을 정도로 반찬전문점이 일반화됐다. 초기에는 종류도 많지 않고 즉석조리 제품의 반찬이 많지 않았으나, 점차 김치류, 젓갈류, 조림류, 볶음류, 무침류, 절임류, 튀김류, 샐러드 등 다양한 종류를 갖추고 계절별로 반찬 종류를 계속 바꿔가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또 본사에서 조리장을 파견해 가맹점을 관리함으로써 음식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도시락배달전문점 역시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활성화되고 있다. 집에서 요리하기에는 시간적 부담이 크고 늘 외식은 경제적 부담이 문제다. 도시락 테이크아웃 배달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락이나 도시락보다 좀더 고급식사를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요리전문점은 주부뿐만 아니라 직장인, 자취생들도 주고객이다.

 

3. 하이테크기기형

사무편의점은 인쇄, 복사, 스캔은 물론이고 DM 발송, 택배, 해외특송, 명함 제작, 제본 및 워드작업, 그리고 사무용품 판매까지 겸해 사무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대신한다는 모토로 사무밀집지구에 속속 들어섰다. 특히 업무의 특성상 한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 번 찾은 고객을 단골로 삼는다면 매출의 안정화를 기할 수 있다. 무인복합매장은 코인세탁기와 건조기, 코인PC, 음료자판기 등 각종 자판기를 모아놓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시간제약을 아예 없앤 시테크형 사업이다.동전을 넣으면 작동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명절이나 휴일 없이 365일 풀가동이 되므로 투잡스 희망자나 실버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밖에 DVD대여기나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연결해 즉석에서 디지털사진을 뽑아낼 수 있는 디카폰카즉석인화기 등도 고객이 원하는 때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

 

4. 원스톱형

마지막으로 원스톱 방식을 채택한 사업을 시테크 사업으로 들 수 있다. 원스톱 방식이란 여러가지 아이템을 갖춰 한 번에 쇼핑이 가능하도록 한 매장을 말한다. 다른 매장에 들를 필요가 없어 쇼핑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편의점이 대표적 형태이고, 최근에는 동네 쌀가게가 쌀 이외에 유기농, 생식, 선식 등을 구비해 웰빙판매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네츄럴후레쉬’에서는 즉석 도정한 싱싱한 쌀 외에 생식, 선식, 최근에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기농 제품, 건강보조식품을 모두 취급해 ‘웰빙 식품은 이곳에서 모두 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원스톱 매장은 판매업에 많지만 외식업이나 서비스업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식 다이닝바를 도입한 퓨전일식주점 ‘탕’은 바와 레스토랑을 결합, 식사와 술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일반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소주나 맥주를 시켜 함께 먹을 수는 있지만 탕은 본격적으로 두 가지를 결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탕 아주대점 양영옥씨는 “식당에서 술을 팔아도 따로 술집에 가는 이유는 분위기를 즐기기 때문”이라며 “탕은 분위기와 식사의 질이 보장된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식사 종류에는 초밥, 회덮밥, 캘리포니아롤, 우동 등이 있고 안주로는 홍합탕, 바지락탕, 어묵탕 등의 탕류와 생선구이, 꼬치 등 메뉴 전체가 해물류 위주로 구성돼 있어 밥과 안주를 모두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가격대는 식사 4,000~5,000원, 안주 1만원대로 품질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운동, 피부관리, 유기농 영양식을 함께 제공해 건강한 삶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 종합뷰티 서비스도 원스톱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여성들이 내면과 외모의 미를 위해서 피부관리실, 다이어트방을 따로 다니고 저칼로리 영양제품을 사먹어야 했으나 이제는 이를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아이템이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테크형 사업은 고객의 시테크 니즈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로 나뉜다. 어떤 형태든 ‘빨리빨리’를 추구한다고 해서 질을 떨어뜨리거나 서비스가 따라주지 못하면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없다. 고객의 시테크 요구에 걸맞은 상품을 제공하되 ‘기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남들이 생각지 못한 부분의 틈새를 잡아 시테크 개념을 도입하면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글/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자료원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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