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급식실'….

한 학교급식노동자는 열악한 급식현장을 이같이 불렀다. 그는 "학교급식종사자의 폐암검진 검진비율이 일반 여성들에 페암발병률에 비해 무려 38배나 높다"면서 교육부와 각 지역 교육청에 관련 대책을 촉구했다. 저선량 폐CT 검사와 폐검진에 대한 교육부의 중간 현황이 11월 첫 공식 집계됐다. 공식 집계 결과 2019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기록된 35세 이상 그리고 65세 미만 여성의 폐암 발생률보다 급식 종사자의 폐암 의심 검진 비율이 약 38배나 높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저선량 폐CT 검사 대상자 중 1%가 폐암 의심이며 20~30%가 이상 소견자 즉 폐질환자이다. 경기도의 검진 대상자가 1만 3천 명이다. 수치상 1%라면 경기도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의심 환자는 130명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는 학교 급식실이 매우 심각한 환경임을 대변하고 있다. 급식종사자들은 우선 급식환기시설이라도 조속한 개선을 요구했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에 따르면 일부 교육청의 경우에는 급식비 환기설비가 기준 미달 여부에 대해 아직도 점검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실제 환기 시설에 대한 개선 조치가 완료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그나마 개선 계획이라도 수립 된 곳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에 서울, 강남, 충북, 광주 교육청으로 단 4곳에 불과하다. 교육부의 관련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손경숙 전국교육본부 전국 급식조리분과장 "폐암에 죽어 나가고 골병 들어가는 학교 급식실은 기피 직종이 되었다. 잦은 퇴사가 다반사고 신규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식실 환경 개선과 급식 노동자의 고강도 노동 완화를 위해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 이외에는 당장 필요한 단기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 타 공공기관에 비해 1인당 80인분가량 배치 기준인데 학교 급식 노동자의 배치 기준은 2배가량 많은 120~150명인분의 급식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고강도 노동을 하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하루빨리 인력 충원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손경숙 전국교육본부 전국 급식조리분과장 "폐암에 죽어 나가고 골병 들어가는 학교 급식실은 기피 직종이 되었다. 잦은 퇴사가 다반사고 신규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식실 환경 개선과 급식 노동자의 고강도 노동 완화를 위해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 이외에는 당장 필요한 단기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kbs 영상갈무리

교육부의 학교 급식종사자들에 대한 폐암검진에 대한 공식집계가 처음으로 나왔다. 급식종사들의 폐암 의심 검진비율이 일반여성 폐암 발병률보다 무려 38배나 높게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1일 공공운수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의 관련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관련 사안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담당 소관 부처인 교육부와 교육청 어느 곳에서도 이를 위한 대책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하루 속히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학교 급식종사들의 4명중 1명이 폐 건강검진에 이상소견이 나온다는 의견에 따라 2021년 12월 고용노동부가 급식종사자에 대한 건강검진을 교육부에 권고했다. 그 결과 저선량 폐CT 검사와 그리고 올해 11월 교육부에서 이 중간 현황이 첫 공식 집계됐다. 이번 공식 집계를 통해 확인된 결과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2019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기록된 35세 이상 그리고 65세 미만 여성의 폐암 발생률과 급식 종사자의 폐암 의심 검진 비율을 비교해 약 38배 높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모두발언에 나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러나 이를 해결할 책임을 갖고 있는 교육 당국의 해법은 여전히 더디고 그리고 불명확하기만 하다.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지 벌써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일부 교육청의 경우에는 급식비 환기설비가 기준 미달 여부에 대해 아직도 점검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실제 환기 시설에 대한 개선 조치가 완료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그나마 개선 계획이라도 수립 된 곳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에 서울, 강남, 충북, 광주 교육청으로 단 4곳에 불과다. 모범적 사례를 구축해야 할 교육부는 오히려 각 시도교육청의 추진 사례를 지켜보자며 방관하고 있다. 심지어 국립학교에 대한 폐암 예방 대책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2023년도 교육부 예산안에서도 이와 관련된 편성 항목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기설비 개선은 근본적인 대책이지만 완료하기까지 3년에서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중장기적 방안이다. 그 기간 지속해서 발암물질에 노출될 급식 종사자들을 위한 단기적인 방안도 신속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 고용노동부에서는 환기시설 개선에 대해서 교육당국의 요청이 있는 경우 환기개선 사업에 원활한 추진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어느 곳에서도 이를 위한 대책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담당 소관 부처인데 교육부와 교육청의 의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정부는 의지를 가지고 하루 속히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또한 "학교 현장에 급식 종사자들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어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경숙 부본부장과 손경숙 조리분과장님의 현장 발언이 이어졌다.

정경숙 공공운수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는 "우리는 죽지 않고 일할 권리, 그 최소한의 생존권을 위해 학교 급식실 노동자는 온몸으로 국가와 교육부와 교육청을 향해 늘 불을 짓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 부본부장은 "우리는 폐CT 촬영이 시작되면서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지난 9월 기준 79건의 학교 급식 노동자의 폐암 산재 신청이 이루어졌고 이 중 50건이 산재로 인정받았으며 5명이 산재 인정받고 폐암으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폐CT 촬영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폐암 발생률이 우려했던 대로 너무 많은 이상 소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중 폐암 확진된 산재 노동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렇듯 학교 급식실 현장은 폐암과 높은 압축 노동 강도로 퇴사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력 충원이 안 되니 남은 사람들의 업무 강도는 더 높아지고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본부장은 "세계 최초의 무상급식이라고 자랑하면서 그 세계적인 급식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현실은 왜 외면하고 있는지 정말 교육당국에게 묻고 싶다. 노동조합이 조리 종사자 1인당 식수 인원을 완화하라고, 아프면 쉴 수 있게 전담 대체 인력 제도를 만련하라고 외친 게 벌써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것은 교육 당국의 의지가 없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개선의 의지 없이 책임을 미루기만 하다가 결국 지금의 이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심각한 결과에도 교육당국은 어떤 개선을 해야 할지 고민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충격적이다. 공공부문 공교육인 학교 현장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 교육청 환기시설 개선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환기시설 개선에 대해서 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경남교육청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할 뿐 대다수 교육청들은 개선에 대해 계획조차 없고 예산조차 마련하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자체 계획이라도 가지고 있는 교육청은 17개 교육청 중에 4개 교육청뿐이라고 알고 있다. 어느 교육청은 학교 수가 2천 개가 넘는데 내년에 딱 두 곳만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교육청도 있다. 급식실 노동자들은 그 기간 동안 일하지를 말아야 하는 건지 참 답답하다.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부마저 계획이 없다. 그저 경남교육청의 시범 운영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만에 하나 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이 환기시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시 노동부의 입만 쳐다보면 노동자의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노동조합과 교육부,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3자 특별협의체를 만들어서 폐 건강검진 정례화,  환기시설 개선 등 및 예산 마련, 인력 충원을 통한 산재 예방 등이 이런 사안들에 대해 지속적인 협의 및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협의체 마련이 시급하다. 더 이상 '죽음의 급식실'이 아닌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실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손경숙 전국교육본부 전국 급식조리분과장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급식 노동자 대상 저선량 폐CT 검사를 시행하고 있고 중간 결과가 나오고 있다. 검사 대상자 중 1%가 폐암 의심이며 20-30%가 이상 소견자 즉 폐질환자이다. 경기도의 검진 대상자가 1만 3천 명이고 예산 때문에 가장 늦게 검진을 시작했고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수치상 1%라면 경기도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의심 환자는 130명이 넘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 교육청 산재는 타 시도의 4배가 많다. 급식 노동자에겐 지옥과 같은 현장이 급식실이다. 앞으로 더 심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1차 검진도 임시 검진으로 급식 노동자가 전체가 아닌 일부 대상자만이 실시하고 있고 2차 검진 대상자라고 결과가 나왔음에도 예산 편성이 안 되어서 검진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폐암에 죽어 나가고 골병 들어가는 학교 급식실은 기피 직종이 되었다. 잦은 퇴사가 다반사고 신규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식실 환경 개선과 급식 노동자의 고강도 노동 완화를 위해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 이외에는 당장 필요한 단기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 타 공공기관에 비해 1인당 80인분가량 배치 기준인데 학교 급식 노동자의 배치 기준은 2배가량 많은 120~150명인분의 급식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고강도 노동을 하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하루빨리 인력 충원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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