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이이영 기자 = 업계 1위  BBQ가 8년 만에 치킨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치킨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10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BBQ는 지난 1일자로 대표 메뉴 '황금올리브치킨'과 '시크릿양념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에 대해 1000~2000원을 인상했다. 

이번 가격 조정에 따라 마리당 '황금올리브치킨'은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시크릿양념치킨'은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 등으로 각각 올랐다. 

'마라 핫치킨'(순살) 등 일부 메뉴는 이미 가격이 2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메뉴가 2만원 전후에 형성됐다.

앞서 BBQ는 지난달 초 치킨값을 올리려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강한 압박으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AI발생에 따른 닭고기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BBQ는 지금과 같은 이유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고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 및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우 보통 연 단위로 닭고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AI로 인해 치킨값 인상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이 이어지자 BBQ는 결국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BBQ가 치킨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신메뉴 꼬꼬넛 치킨 세트. 2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BBQ홈페이지. (C)창업일보.

BBQ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생닭의 가격 변동이 아닌 인건비와 높은 배달 수수료 등의 고정비용의 상승 및 AI사태로 가맹점 매출 감소 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BBQ관계자는 "그동안 BBQ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치킨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지속적인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배달 대행료 등 신규 비용이 발생해 가맹점주들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가맹점의 요청을 받아들여 판매 가격을 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BBQ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업체들도 당장 가격 인상을 하기 보다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교촌, bhc, 네네치킨 등 타 업체들도 그동안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지속적인 인건비와 배달 대행료 등 신규 비용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최근까지도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이어짐에 따라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나 가격 인상 폭 및 인상 시점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등 원자재 가격은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는 계속 오르고 있어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고정비용 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최근 배달앱 수수료가 추가되면서 수익성을 더욱 나빠졌다"며 고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정권교체기에 연이인 라면, 햄버거 등 서민음식들의 가격이 상승하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7)씨는 "가족들 모두가 치킨을 좋아해 자주 배달을 시켜 먹었는데 2만원대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담스러워졌다"며 "브랜드 치킨보다 시장에서 파는 옛날 통닭이나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다른 음식을 찾게 된다"고 전했다.

배달앱 수수료와 관련,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직장인 이모(41)씨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배달앱 수수료는 각 업체가 경쟁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이 아니냐"며 "업체들간의 경쟁으로 인한 수수료 등을 소비자들한테 전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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