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은 게임업계 파업 1호가 될 것인가?”

“웹젠은 게임업계 파업 1호가 될 것인가?”
“회사의 성공이 직원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사요약

웹젠위드가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결의했다. 쟁점은 ‘임금협상결렬’. 수차례의 협상결과 노조는 연봉 1000만원 일괄인상과 팀장급 이하의 인센티브 총액 공개를 요구했으며, 사측은 10%인상과 인사등급 B등급이상에 한해 200만원을 보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쌍방은 협상에 실패했고, 갈등은 발전 진행 중이다. 특히 노조는 임금인상과 더불어 ‘깜깜이 연봉협상’과 소수 임직원에 집중된 성과급 시스템, 그리고 ‘평균연봉의 함정’에 무게추를 달았다. 또한 김태영 대표이사의 제왕적 태도와 일방적 경영방식을 거론하기도 했다. 평행을 긋던 양측에 국회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12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노사가 다시 한번 의견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국회간담회 결과에 게임업계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면, 웹젠은 게임업계 파업1호라는 별호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파장은 업계 전체지형을 흔들 수 있다. 한편, 김병관 웹젠 최대주주는 9일 경기 성남시분당갑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했다. 지분의 26.72%를 가진 웹젠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그는 이번 파업사태에 대해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웹젠 관계자가 밝힌 공식입장이다. 본지는 그동안 만연해온 IT업계의 ‘평균연봉의 함정’과 ‘깜깜이 연봉협상’에 방점을 두면서 '웹젠 파업사태'에 대한 그간의 일지(日誌)를 정리한다.  


웹젠위드(웹젠노조지회)는 지난 4월 18일 웹젠 본사 앞에서 '웹젠 김태영 대표이사 대화 촉구 및 웹젠지회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김태영 대표이사는 상견례자리외에 한 번도 단체교섭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듯 했으나 회사는 아직까지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직원을 무시하는 김태영 대표의 제왕적 태도와 일방적인 경영방식에 대해 웹젠 구성원들의 수년간 쌓여왔던 불만이 작년 노동조합 결성과 올해 임금교섭에서 결국 조정중지와 쟁의행위 가결이라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주장했다
웹젠 창업자 김병관 전 의원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성남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다. 웹젠 지분 26.72%를 가진 그는 웹젠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6년 민주당 입당 당시 “결국, 산업이 잘되려면 인력이 잘 들어오는 구조여야 한다. 현재 게임업계에 좋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다. 좋은 인재가 수혈되는 상황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인재가 수혈되는 상황과 구조’안에 ‘임금구조’는 핵심사안이 될 것이고, 웹젠이 현재 홍역을 앓고 있는 ‘임금교섭결렬’과도 서로 묘하게 맞물린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웹젠 관계자는 "(김병관 최대주주는) 현재 웹젠 임직원이 아니며, 출근하지 않고 일체 회사일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의 성공이 직원의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웹젠은 게임업계 파업 1호가 될 것인가?” 업계 촉각 
◇노조 “연봉 1000만원 일괄인상, 팀장급 이하 인센티브 총액 공개 요구”
◇회사 “10%인상과 인사등급 B등급 이상에 200만원 지급하겠다”
◇“대표와 직접소통 원하지만 ”김태영,협상안에 직인 찍힌 서류 한 장만 전달“
◇김태영 대표의 제왕적 태도와 일방적인 경영방식 불만표출도
◇최대주주 김병관 “회사일에 일체 관여하지 않아”
◇국회 중재로 “웹젠 노사 상생 위한 간담회 열려”


◆웹젠위드(웹젠노조의 명칭) “파업결의”

지난달 18일 오전 11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웹젠지회(웹젠위드. 지회장 노영호)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동 소재 웹젠 본사 앞에서 ‘웹젠 김태영 대표이사 대화 촉구 및 쟁의행위 예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노조는 김태영 대표이사와의 직접소통을 원했고, 또한 그것이 여하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결행하겠다는 예고였다. 실제로 노조는 4월 7일, 8일 양일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가졌고, 이 투표에서 웹젠노조는 92.8%의 투표율에 72.2%가 찬성해 5월2일 파업을 실행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화섬노조 IT위원회가 주최했다. 이 자리에 배수찬 넥슨지회장,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장,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웹젠파업사태에 동종업계 노조 대표로서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날의 주요 구호를 살피면 노조의 요구사항을 알 수 있다. “게임업계 최초 파업, 김태영 대표가 책임져라” “나도 몰라 너도 몰라 깜깜이 연봉협상 이제 그만” “우리는 실적에 맞는 연봉인상을 요구한다” “김태영 대표이사는 즉각 노조와 소통하라” “업계평균 연봉 낮추는 웹젠의 평균연봉 인상하라”…구호를 정리하면 ‘깜깜이 연봉협상’을 그만하라는 것, 웹젠의 연봉이 업계 평균을 밑도니 올려달라는 것, 그리고 김태영 대표이사의 소통을 요구했다. 

웹젠위드는 “게임업계 최초 파업, 김태영 대표가 책임져라” “나도 몰라 너도 몰라 깜깜이 연봉협상 이제 그만” “우리는 실적에 맞는 연봉인상을 요구한다” “김태영 대표이사는 즉각 노조와 소통하라” “업계평균 연봉 낮추는 웹젠의 평균연봉 인상하라' 등의 구호로 피켓팅 시위를 하고 있다.  

 


◆"김태영 대표의 제왕적 태도와 일방적 경영방식에 불만 표출"

노조, 김 대표와 직접소통 원해 "대표가 직접 나와서 대화하자는 것"
김태영, 협상안에 직인 찍힌 서류 한 장만 전달

특히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태영 대표이사는 상견례자리외에 한 번도 단체교섭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듯 했으나 회사는 아직까지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직원을 무시하는 김태영 대표의 제왕적 태도와 일방적인 경영방식에 대해 웹젠 구성원들의 수년간 쌓여왔던 불만이 작년 노동조합 결성과 올해 임금교섭에서 결국 조정중지와 쟁의행위 가결이라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주장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김태영 대표이사는 노조설립 후 첫 단체 교섭 상견례에 한 번 참석했다. 특히 지난 2월 27일 회사측의 협상안에 대표이사의 직인만 찍힌 서류종이 한 장만이 전달됐다. 교섭은 대표이사가 직접 나오지 않고 교섭대표에게 위임을 했다. 이번 웹젠에서 문제가 된 것도 교섭대표가 일체의 권한 없이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힌 서류만 가져온 것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그렇게 통보할 것이면…(대표이사가) 직접 나와서 대화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피켓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웹젠 사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는) 인재문화실에서 주관한다. 인재문화실(실장 오현승)이 1년 넘게 노조 파트너로서 업무 중이며 (김태영) 대표이사는 (인재문화실에) 전권을 위임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0%인상 및 인사등급 B등급 이상자에 200만원 지급결정에 대한 회사의 조정안에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힌 것은 대표이사가 승인한 것이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는 “대표이사가 노조와 직접 협상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첨언했다. 즉 회사 측의 입장은 인재문화실의 실무적 교섭행위에 대표이사가 승인하는 것 정도이며 노조가 원하는, 대표이사와의 직접 소통은 없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노조 “연봉 1000만원 일괄인상과 팀장급 이하의 인센티브 총액 공개 요구”
회사 “10%인상과 인사등급 B등급 이상에 200만원 지급하겠다”

웹젠법인의 임금교섭은 작년 12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차 교섭에서 노영호 웹젠노조지회장은 “노조에서 근거없이 제안을 할 수 없으니 회사에 평가 및 수년간 연봉상승률과 중위연봉금액 등의 자료를 회사에 요청했다. 그러나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나도 노조가 원하는 자료는 없이 중위연봉의 평균상승률 %와 팀장이하 전체 평균상승률 %만 제공했다. 이때부터 “필요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회사와 깜깜이 교섭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노조는 첫 제안으로 팀장이하 인센티브 총액 내용에 대해 공유를 요청했고, 수차례의 협상과 조정을 거치게 된다. 그간의 노조측과 회사측의 주장내용을 날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노조측 연봉제안 변화]

▷2022년 1월21일 [2차교섭] 일괄 1천인상. (노조 내부 설문을 통해 조사한 중위연봉 예상 값은 4739만원으로 타 지회들과 1천만원 이상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음)  ▷2022년 2월17일 [3차교섭] 특정 금액보장 + 평가%로 하향 제안 ▷2022년 3월15일 조정회의 후 웹젠 노무팀과 실무회의 [1차조정] 평균16% + 일시금 200 하향 제안, 동결자에게는 납득할 만한 설명 ▷2022년 3월23일 지방노동위원회 [2차조정] 회사가 조정안을 내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음

아래는 회사측 연봉 제안 내용이다.  

[회사측 연봉제안 변화]

▷2022년 2월17일 [3차] 평균 10% ▷2022년 3월15일 조정회의 후 웹젠 노무팀과 실무회의 [1차] 회사 추가 제안 없음 ▷2022년 3월16일 조정회의 후 웹젠 노무팀과 실무회의 [2차] 평균 10%, 평가등급과 중위연봉 수준과 내용을 공유함 ▷2022년 3월2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평균 10%, 인사평가가 B등급 이상일 경우 연봉상승 금액 200만원 보장.

특히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서 조정위원들의 설득에도 (김태영) 대표이사는 노조가 쟁의권을 가져가더라도 '평균 10%'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이후 웹젠노동조합은 '로블록스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집회' 및 1인 피케팅을 시작했으며 4월 5일 '웹젠위드' 1주년 기념 및 웹젠 대표이사 직접 대화 촉구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며 다시 한번 회사와 대화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노조는 <연봉 1000만원 일괄인상과 팀장급 이하의 인센티브 총액 공개>를 요구했고, 회사측은 <10%인상과 인사등급 B등급이상에 한해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노조는 2일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이상헌 의원 등 일부 국회의원이 오는 12일 양측이 간담회를 열고 다시 한번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중재안을 냈다. 


◆국회의원 중재로 <웹젠 노사 상생위한 간담회> 열려

12일 국회에서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가 열린다. 앞서 지난 2일 오전 국회 을지로위원회실에서 웹젠 노사 간담회 준비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화섬노조IT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 의원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실이 준비회의에 참석했다. 웹젠 사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상헌 의원실 관계자는 “중재를 위해 여러 가지 조건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일단은 간담회까지 가지 않고 그 전에 중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나눴던 것 같은데, 그렇게는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일단 간담회를 열어서 공개 석상에 초정을 할 것이므로 거기에서 어떤 대화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국회간담회에는 웹젠 사측에서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웹젠 사측 관계자는 "정치권에 대한 접촉은 노조에서 먼저 밝힌 것처럼 노조측이 접촉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노웅래·이상헌 의원, 그리고 진성준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다. 노조측에서는 노영호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웹젠지회장, 배수찬 화섬노조 넥슨 지회장, 오세윤 화섬노조 네이버지회장 등이 참석하고 사측에서는 그간의 정황으로 봐서 김태영 대표이사보다는 오현승 인재문화실장과 조직문화팀장 등 웹젠 노무팀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어떤 합의가 성사될지 모르겠지만, 쟁점은 웹젠 노사분쟁의 핵심인 연봉인상의 범위, 그리고 ‘깜깜이 연봉협상’과 소수의 임직원에 편향된 ‘평균 연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위연봉과 ‘평균연봉의 함정’
DART ‘웹젠 사업보고서’에는 1인당 평균 7100만원 
웹젠의 중위연봉은 4700만원 수준

이번 웹젠 사태에서 유의해서 볼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평균 연봉’과 ‘중위연봉’이다. 지금까지 웹젠 노사가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 밝혀 온 각각의 주장을 정리하면 노조의 경우 <연봉 1000만원 일괄인상과 팀장급 이하의 인센티브 총액 공개>이다. 회사측은 <평균 10% 인상과 인사등급 B등급이상에 한해 200만원 지급>이다. 여기서 ‘평균 10%인상의 기준’은 ‘중위연봉’이다. IT업계는 보통 연봉협상시 중위연봉을 기준으로 한다. 너무 격차가 나는 상위연봉자와 하위연봉자를 제외한 중위연봉값을 기준으로 연봉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웹젠의 중위연봉이 얼마냐? 하는 것이다. 중위연봉에 따라 회사가 제안한 10%의 구체적인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만일 중위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하면 10% 인상액은 500만원이 될 것이고, 7000만원이면 700만원이 될 것이다. 2021년도말 기준으로 웹젠이 DART에 고시한 사업보고서에는 웹젠 임직원의 인당 연평균 급여는 7100만원이다. 이를 중위연봉으로 계산한다면 10%인 710만원이 인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웹젠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10%에 대해 47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로 예측하고 있다. 즉 웹젠의 중위연봉은 47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라는 것이다. 노영호 웹젠노조지회장은 “웹젠 지회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웹젠의 중위연봉은 4700만원 수준이다. 비슷한 규모와 비교해도 800만원 이상, 대형개발사와 비교하면 1500만원 이상 차이난다”고 말했다. 그는“넥슨과 스마일게이트의 중위연봉은 6천 초반, 네이버와 카카오는 6천 후반으로 알고 있다. 웹젠과 비슷한 규모의 중견개발사도 5천 중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이 바로 ‘중위연봉’과 ‘평균연봉’의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웹젠이 DART에 전자고시한 7100만원이 웹젠 직원들이 받아가는 평균연봉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초고액 연봉자인 소수의 임원과 일부 직군들의 연봉이 포함된 ‘함정 연봉’이라는 점이다. 


◆“회사의 성공이 직원의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넷마블·엔씨 연봉 1억이더라?...실제 일반 직원들은 훨씬 적어
소수의 일부 고위직 임직원이 전체 연봉 높여

배수찬 넥슨 지회장은 게임업계 연봉인상에 ‘평균의 함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열린 웹젠 파업결의 기자회견장에서 “게임업계에선 성공하면 직원들도 엄청난 돈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포장돼 있다. 넷마블 연봉이 1억이더라, 엔씨 연봉이 1억이더라 하는 기사를 숱하게 보고 있지만, 실제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사실이 그렇다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상의 일부 여론에선 웹젠의 연봉이 7000만원인데 너무 과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웹젠의 평균 연봉은 5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게임업계 그 어디에도 직원들 대상으로 임금수준을 밝힌 적이 없다. 회사의 성공이 곧 직원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게임업계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웹젠 관계자는 평균임금과 관련해 “2021년말 웹젠의 사업보고서상 인당 금여기재사항은 7100만원”이라고 대답했다. 여기에는 소수 임원도 포함되는가? 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소수 임원의 급여는 얼마인가? 라는 물음에 “등기임원 3인의 평균 보수는 2억6천800만원”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반직원들은 임금이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별직원들의 임금은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연봉인상의 아이러니”
회사는 연봉 2000만원 인상했다는데...“직원들은 혜택없어 상대적 박탈감”
노조, 소수 임직원에 편중 지급때문 “이 때문에 노조 설립했다”

웹젠은 지난해 평균 연봉을 2000만원 인상했다. 이로써 웹젠의 사업보고서상 인당 급여도 2020년 6100만원에서 2021년 7100만원으로 1000만원이 상향됐다. 명목상 웹젠의 평균 연봉은 7100만원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웹젠의 임금교섭에 대해서 “연봉 7000만이나 되면서 더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웹젠 노조 측은 “(전자공시에 의한) 웹젠의 연봉은 7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임원들 연봉을 빼면 실제 웹젠 직원들의 연봉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한 “실제로 일반직원들은 100만원 단위의 인상만 이뤄졌다. 대부분의 수혜는 고위직에 집중된다”고 반박했다. 즉 일부 고위직 임원들의 연봉이 전체 연봉을 높였고, 일반 직원들은 거기에서 소외됐다는 것이다. 노조는 “작년 동종업계의 고공연봉 인상에 웹젠 또한 2000만원 인상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그렇게 인상된 직원들이 없어 크게 반발했다. 그 결과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위해 회사측이 연봉 2000만원 인상했지만, 되레 직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었고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웹젠 사측 관계자는 "2021년 보상 2천만원에 대해서는 당시 '기본급과 전사보너스(2백만원), 개별 인센티브가 평균 '책정' 2천만원이 된다'라고 공지했다. '책정'을 전년대비 '상승'으로 해석한 직원 및 이를 접한 일부 언론들의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에 대해 "민감한 사항에 대한 공지로 직원들에 혼선을 드렸음을 사과하는 대표이사의 사과메일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태영·김난희·연보흠 등 등기이사 평균보수 2억6800만원

노조측이 주장하는 일반직원 중위연봉의 5.7배에 해당

사측 "DART자료를 통일해 비교하면 3.77배...노조자료는 자의적 자료"

웹젠, 주총통해 사내이사 3인의 배당한도액 “30억에서 100억으로 상향조정"

회사의 이익이 일부 소수 임직원에 편중된다는 시각은 뚜렷하다. 웹젠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김태영 대표이사를 포함하여 등기이사 3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억6800만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를 제외한 등기이사 2명은 김난희 경영지원본부장과 연보흠 기술연구소장이다. 웹젠 노조가 주장하는 일반 직원들의 중위연봉을 47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이들이 가져 가는 보수는 일반 직원들의 중위연봉의 5.7배에 해당된다. 

웹젠 관계자는 이에대해 "직원보수와 임원보수를 비교한 임금격차가 ‘5.7배’라는 것은 오류이다. 산술해 계산하려면 모두 다트 공시에 따른 수치로 비교해야 맞다. 다트 자료로 통일해 비교하면 ‘3.77배’이다. 임원보수는 공시자료, 직원보수는 노조가 주장하는 자료로 각기 다른 자료를 가져와 숫자를 내는 것은 심각한 비교 오류"라고 반박했다. 그는 "게다가 노조가 주장하는 자체조사 자료는 조사의 인원과 조사방식도 밝히지 않는 자의적인 자료"라고 말하고 "회사는 내외부의 엄격한 회계 및 감사 절차를 거친 사업보고서를 내외부에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웹젠은 지난 2021년 3월19일 정기주주이사회에서 이사보수한도액을 30억에서 100억으로 상향조정했다. 이 안건이 통과된 후 주요 주주들이 가져가는 배당액도 만만찮다. 사외이사 3명이 가져가는 5400만원을 제외하면 사내이사 3명에게 지급하는 99억 4500만원이다. 즉 등기이사 3명은 1인당 약 33억원을 배당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노영호 웹젠노조지회장은 “‘평균연봉 2천의 함정’으로 많은 인원이 퇴사했고, 실제로 이 때문에 노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평균연봉에 대해 “평균은 말 그대로 평균치이기 때문에 개인간 격차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웹젠의 경우 개인이 자신의 평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평균에 대한 믿음이 아주 낮은 상태이다. 고정 수치를 보장하여 평가를 알려주고 그 평가에 따른 평균을 적용하는 형태로 사측도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고질현상 ‘깜깜이 연봉협상’ 직원임금수준 밝히지 않아
노조 “평가등급 중위연봉 등 연봉교섭위한 필수 자료 없어”애로

“연봉을 인상했는데도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오히려 이 때문에 노조를 설립했다”는 말은 사측이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깜깜이 연봉협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넥슨이 최초로 임금인상률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게임업계 어디에서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 수준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웹젠 사태에서도 노조가 임금교섭에서 연봉상승률과 중위연봉금액 등의 자료를 회사에 요청했으나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웹젠 노조 관계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후 2차 실무회의에서야 사측이 평가등급과 중위연봉에 대해 공유했다”고 말했다. 즉 경기지노위의 조정신청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연봉교섭을 위한 필요자료들이 공유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배수찬 넥슨노조지회장은 “게임업계의 모든 노동자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더 받아도 된다. 최소한 보도자료나 공시자료를 통해 기사로 나온 만큼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웹젠은) 돈을 못버는 회사도 아니다. 600명이 영업이익 천억원대를 내고 있다. 그러니 주총에서 임원 보수로 100억이 설정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평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금협상에서는 단 한 푼의 양보조차 어렵다는 이유로 파업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웹젠은 2020년 연매출 294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82억원, 당기순익 86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100%이상 증가했다. 2021년에도 2847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102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웹젠은 평균연봉 2000만원을 인상하고, 또한 배당한도액도 30억에서 100억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사태는 회사의 수익을 공정하게 배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 김병관 최대주주 “회사일에 일체 관여하지 않아”
김병관 “게임업계에 좋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다”
“좋은 인재가 수혈되는 상황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12일 웹젠 파업과 관련 노사상생을 위한 간담회가 국회에서 열린다. 노조 측은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단순한 금전적인 내용을 넘어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간담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측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파국을 막기 위한 국회의 중재와 양측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중재가 일각에서는 전 민주당 의원이었던 김병관 웹젠 최대주주의 물밑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전 의원은 웹젠의 지분 26.72%를 가진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웹젠 관계자는 “최대주주는 자사의 임직원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한 김 전 의원이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으며, 회사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 지역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당판교와 삶을 같이 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는 분당판교는 ICT산업을 너머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다. 분당판교를 청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뤄가는 깨끗한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당시 서울 강남 디캠프에 가진 인터뷰에서 “결국, 산업이 잘되려면 인력이 잘 들어오는 구조여야 한다. 현재 게임업계에 좋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다. 좋은 인재가 수혈되는 상황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인재가 수혈되는 상황과 구조’안에 ‘임금구조’는 핵심사안이 될 것이고, 웹젠이 현재 홍역을 앓고 있는 ‘임금교섭결렬’과도 서로 묘하게 맞물린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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