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요약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영화 '소설가의 영화'에 대해 24일 배우 권해효, 조윤희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날 권해효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 우리의 일상을 가장 밀접하게 삶과 유사한 영역까지 끌고 오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조윤희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소설가의 영화> 헤이리시네마 관객과의 대화 현장

 

[창업일보 = 이이영 기자]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영화 '소설가의 영화'가 지난 24일 헤이리시네마에서 오동진 평론가와 배우 권해효, 조윤희의 참석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마쳤다. 이 영화는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소설가의 영화>에서 배우 권해효는 영화감독 효진 역을, 배우 조윤희는 그의 부인 양주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준희가 잠적한 후배 세원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효진과 그의 부인 양주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배우 길수를 만나게 되며, 길수에게 당신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다 설득을 하며 진행되는 이야기의 작품이다.

오동진 평론가는 먼저 홍상수 감독의 작업 속도에 대해 물으며 <소설가의 영화>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권해효는 이에 대해 “홍 감독님이 현장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저 사람은 이것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처럼 엄청난 몰입을 하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홍 감독님의 작업은 더 가속이 붙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소설가의 영화>를 홍상수 감독이 흑백으로 찍게 된 이유를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겨울에서 봄으로 변하는 시기에 촬영했다. 아직까지는 풀이 올라오지 않은 앙상한 가지들이 주는 느낌들이 흑백과 어울렸던 것 같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조윤희는 포커스가 나간 듯한 장면에 대한 질문에 “홍상수 감독님의 지난 작품 <인트로덕션>과 같은 경우 감독님께 물어보았다. 감독님께서는 그때 일부러 의도해서 그렇게 찍었다고 말하셨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홍상수 감독과 함께 작업한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라는 질문에 “감독님과 <그 후>라는 작품부터 함께 했다"고 밝혔다. 

조윤희는 또한 "그때는 얼떨결에 참여하며 정신없이 작업하고 큰 행사도 치뤘었다. <인트로덕션> 작품도 굉장히 좋았고 <당신얼굴 앞에서>는 영화를 봤을 당시 먹먹한 마음에 많이 울었다. 그리고 <인트로덕션> 작품도 그렇고 최근 작품들은 계속해서 덜어내시면서 작업을 하신다. 아마 감독님은 영화가 이래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업하시는 것 같다. 감독님 만이 할 수 있는 실험적인 작업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계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오동진 평론가의 “영화가 물리적이고 경제적이고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영화는 의지의 힘이기에 그런 면을 절대적으로 보여주는 감독이 마에스트로 홍상수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권해효는 “자기 언어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감독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영화는 일종의 장르와 같다고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또한 “많은 양의 대사를 당일에 전달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우로서 힘든 점은 없었나”라는 이어지는 질문에 “그때부터 재미있는 매직이 벌어진다. 홍상수 감독의 현장에서는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무슨 이야기인지 어떤 역할 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됐을 때 좋은 점은 배우 스스로가 어떤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좋은 의미에서 갇혀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습관적으로 표현하려는 욕구를 배제시킨다. 촬영 한 시간 전에 몇 장 짜리의 대본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려고 대여섯 명의 배우가 합을 맞춰서 NG 없이 끝내려고 노력하려면 인간이 끌어 올릴 수 있는 최대치의 집중력을 요한다. 오롯이 상대 배우에게 집중하고 말에 집중하게 된다. 갇혀 있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러 갈 때에는 어떠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소풍 가는 느낌으로 자유롭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극중 배우들의 대사들이 주는 자연스러움에 대해 배우에게 상황만 주어질 때도 있나”라는 질문에 “완벽히 조율된 채로 모두 홍상수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나온 대사들이다. 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이 문을 열고 나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과 같이 홍 감독의 영화는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 어쩌면 우리의 일상을 가장 밀접하게 삶과 유사한 영역까지 끌고 오는 것 같다”면서 홍상수 감독의 작업 방식이 삶과 얼마나 가까운 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조윤희는 영화의 해석에 대해 묻는 관객의 질문에 “내가 본 것을 그대로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밝혔다. 

한편 <소설가의 영화>는 이혜영과 배우 김민희가 주요 배우로 출연하며 서영화, 권해효, 조윤희, 기주봉, 박미소, 하성국 등이 함께 참여한 작품으로 지금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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